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위헌확인(기각)(2008.05.29,2007헌마1408)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李東洽 재판관)는 2008년 5월 29일 재판관 6 : 3의 의견으로 심리불속행제도에 대한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5조 제1항 중 제4조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심리불속행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및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의 경우 판결이유를 생략할 수 있도록 규정한 같은 법 제5조 제1항 중 제4조에 관한 부분이 청구인의 재판받을 권리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07. 12. 1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개정된 것)
제4조 (심리의 불속행) ① 대법원은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다음 각호의 1의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더 나아가 심리를 하지 아니하고 판결로 상고를 기각한다.
1. 원심판결이 헌법에 위반하거나 헌법을 부당하게 해석한 때
2. 원심판결이 명령·규칙 또는 처분의 법률위반 여부에 대하여 부당하게 판단한 때
3. 원심판결이 법률·명령·규칙 또는 처분에 대하여 대법원판례와 상반되게 해석한 때
4. 법률·명령·규칙 또는 처분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판례가 없거나 대법원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때
5. 제1호 내지 제4호 외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있는 때
6. 민사소송법 제424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5호의 사유가 있는 때
제5조 (판결의 특례) ① 제4조 및 민사소송법 제429조 본문의 규정에 의한 판결에는 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할 수 있다.
3. 결정이유의 요지
헌법재판소는 2007. 7. 26. 선고한 2006헌마551등 결정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상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
헌법이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규정하였다고 하여 대법원이 모든 사건을 상고심으로서 당연히 관할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사건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건에 대하여 대법원을 구성하는 법관에 의한 균등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한다거나 상고심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심급제도는 한정된 법발견자원의 합리적인 분배의 문제인 동시에 재판의 적정과 신속이라는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의 요청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로 돌아가므로,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이다.
심리불속행 조항은 대법원의 최고법원성을 존중하면서 민사, 가사, 행정 등 소송사건에 있어서 상고심재판을 받을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을 정함에 있어 개별적 사건에서의 권리구제보다 법령해석의 통일을 더 우위에 둔 규정으로서 그 합리성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한편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에 이유를 기재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심리속행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정도의 이유기재에 그칠 수밖에 없고, 나아가 그 이상의 이유기재를 하게 하더라도 이는 법령해석의 통일을 주된 임무로 하는 상고심에게 불필요한 부담만 가중시키는 것으로서 심리불속행제도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제1항 중 제4조에 관한 부분이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
※ 반대의견(재판관 金熙玉, 재판관 金鍾大, 재판관 宋斗煥)
우리는 이 사건 심판대상 중 심리불속행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자체가 위헌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에 있어서 이유를 기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같은 법 제5조 제1항 중 제4조에 관한 부분은, 근대민주주의 국가에서의 재판 이념과 부합하지 아니하고 법치주의원리에 따른 재판을 무의미하게 만들며 당사자의 주장에 대해 실질적으로 아무런 대답이 없는 재판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재판의 본질에도 반하는 부당한 규정이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 보충의견(재판관 李東洽)
일반적으로 판결에 이유기재를 요구하는 목적은 당사자에게 법원의 판단과정을 납득시키고 불복수단을 강구하도록 하려는 것이나 그 이유기재 여부는 입법재량권의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고, 더구나 심리불속행 재판은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심급제도와 관련하여 입법화된 사항인 만큼 판결이유 기재를 비롯한 재판과정에 대하여 일정한 범위 내에서 입법형성권이 인정될 수 있다.
그런데 심리불속행 재판의 경우 판결이유의 기재내용이 본안의 당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불속행사유의 존부에 그치는 것이므로 그 판결이유의 기재 목적 역시 다른 경우와 달리 볼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심리불속행 재판이 최종심으로서 심리불속행사유의 존부만을 판단대상으로 한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그 판결이유의 기재를 생략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고 하여 재판의 본질에 위배된다거나 입법형성권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어,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제1항 중 제4조에 관한 부분이 위헌이라고 볼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