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2일 화요일

[판례]민주화운동관련자 결정 위헌확인(각하)(2006.04.27,2005헌마1097)

 

민주화운동관련자 결정 위헌확인(각하)(2006.04.27,2005헌마1097)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李恭炫 재판관)는 2006년 4월 27일 재판관 7 : 1의 의견으로 청구인에게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1980. 4.경 사북광업소에서 발생한 이른바 ‘사북탄광사태’ 당시 동원탄좌 노○○부장 이○○의 처인바, 피청구인이 2005. 8. 8. 위 사태를 주도한 핵심인물인 청구외 이○×과 신경을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하는 결정을 하자, 위 결정이 청구인의 인격권 및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면서 2005. 11. 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심판의 대상은 피청구인이 2005. 8. 8. 청구외 이○×과 신○을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등에관한법률(2000. 1. 12. 법률 제6123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2호의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한 결정(보상심의위 제5146호, 보상심의위 제6814호, 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이다.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등에관한법률(2000. 1. 12. 법률 제6123호로 제정된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2조 (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민주화운동”이라 함은 1969년 8월 7일 이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하여 민주헌정질서의 확립에 기여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신장시킨 활동을 말한다.

2. “민주화운동관련자(이하 “관련자”라 한다)”라 함은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자 중 제4조의 규정에 의한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에서 심의·결정된 자를 말한다.

가.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자

나.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상이를 입은 자

다. 민주화운동으로 인해 대통령령이 정하는 질병을 앓거나 그 후유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인정되는 자

라. 민주화운동을 이유로 유죄판결·해직 또는 학사징계를 받은 자


3. 결정이유의 요지


이 사건 결정의 직접 상대방은 위 이○×과 신○이고, 청구인은 이에 관하여 어디까지나 제3일뿐이다. 청구인과 같이 공권력 작용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가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그 제3자의 기본권이 직접, 법적으로 침해당하고 있는 경우에만 자기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고, 단지 간접적·사실적 또는 경제적인 이해관계로만 관련되어 있는 경우에는 자기관련성이 부인된다(헌재 1992. 9. 4. 92헌마175, 판례집 4, 579, 580).


피청구인의 이 사건 결정의 내용을 살펴보면, 피청구인은, 청구외 이○×이 이른바 ‘사북사태’와 관련하여 1981. 9. 11. 서울고등법원에서 계엄포고령위반, 소요죄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1980. 8. 16. 사북광업소에서 면직된 것에 대하여 법 제2조 제2호 라목 규정의 ‘민주화운동을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고 해직’된 것으로 인정하였고(보상심의위 제5146호 의결서), 청구외 신○이 1980. 8. 6. 제1군사령부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계엄포고령위반죄, 소요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1980. 8. 8. 제1군사계엄보통군법회의관할관 대장 윤○○에 의하여 징역 2년으로 감형된 것에 대하여 이 법 제2조 제2호 라목 규정의 ‘민주화운동을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은’ 것으로 인정한 사실을 알 수 있다(보상심의위 제6814호 의결서).


그런데 위 유죄판결의 범죄사실에 의하면 청구외 이○×과 신○이 청구인에 대한 폭행 및 성폭행에 가담한 것으로는 인정되어 있지 않고 있으며, 달리 청구외 이○×과 신○이 청구인에 대한 폭행 및 성폭행을 묵인 내지 지시하였다는 청구인의 주장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사건 결정에 관하여 청구인이 직접·법적으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청구인에게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 반대의견(재판관 權誠)


나는 이 사건에서 청구인에게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보므로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다수의견은 청구외 이○×과 신○이 청구인에 대한 폭행 및 성폭행을 묵인 내지 지시하였다는 청구인의 주장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구인에게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청구인이 당한 폭행 및 성폭행으로 인한 피해는 청구외 이○×과 신○이 관련되어 있는 이른바 ‘사북사태’라는 소요(騷擾)사건의 와중에서 발생한 광범위한 피해의 일부로서 사북사태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자기관련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이러한 사태를 고려하여야 한다.


이른바 ‘사북사태(또는 사북노동항쟁)’란 1980년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국내 최대의 민영탄광인 강원도 동원탄좌 사북영업소에서 어용노조의 장난으로 임금인상이 소폭에 그쳤다고 분개한 광부들이 일으킨 총파업이 그 지역 일원의 유혈폭동으로 확대된 사건이라고 설명되고 있다. 사태의 직접적인 발단은 당시의 노조위원장이었던 이○○(청구인의 남편)가 광산노동조합연맹 전국지부장회의에서 결정된 42.75%의 임금인상안을 무시하고 1980년 4월 15일 회사측과 비밀리에 20% 인상에 합의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이에 광부들은 즉시 ‘위원장 사퇴’,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광부 5명이 경찰차에 치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흥분한 광부들은 집단시위를 하면서 사북읍으로 가두진출하였고, 당시 노조위원장인 이○○에게 반감이 많았던 일부 광부들과 부녀자들은 이○○를 찾으려고 하였으나 찾지 못하고 대신 그의 처인 청구인을 붙잡아 노동조합사무실 앞 게시판 기둥에 묶어 놓고 청구인의 옷을 벗기고 청구인에게 폭행 및 성폭행을 가하였다. 청구외 이○×과 신○은 당시 노조대의원으로 있으면서 시위에 참여하고 광부들을 대표하여 대책위원회와의 협상에 참여하였는데 후에 사북사태의 주동자로 잡혀 기소되었고 계엄포고령 위반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다수의견은, 청구외 이○×과 신○이 청구인에 대한 폭행 및 성폭행을 묵인 내지 지시하였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자기관련성을 부정하고 있다. 물론 청구인이 당한 폭행 및 성폭행이라는 개별범죄에 있어서 청구외 이○×과 신○이 청구인과의 관계에서 범죄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있다고 볼 증거는 기록상 나타나 있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위 범죄들은 모두 청구인의 남편과 청구외인들이 공통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앞에서 본 소요의 원인에 의하여 촉발된 1개의 소요사태를 구성하는 다수범죄의 일부들이다. 그러므로 청구인은 이 소요사건의 피해자측에 속하고 위 청구외 2인은 그 행위자측에 속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처럼 대립적인 관계에 있는 자들 중 어느 일방의 행위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그 자체로 다른 쪽에 대한 사회적 평가에 필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법에 의할 때 민주화운동이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문란케 하고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하여 민주헌정질서의 확립에 기여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신장시킨 활동’(법 제2조 제1호)을 말하고, 민주화운동관련자란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하여 민주헌정질서의 확립에 기여’한 자(법 제2조 제1호)를 뜻한다.


따라서 종전에는 소요사태에 가담한 범죄자로서 유죄의 확정판결까지 받은 청구외 2인이 이번에는 상황이 반전되어 민주화운동관련자로 공인되는 결정이 내려진다면 그와 대립선상에 있는 청구인으로서는 이 결정으로 인하여 이제부터는 자신이 ‘사북사태라는 소요사태의 피해자’로서가 아니라 사실은 ‘권위주의적 통치에 협조한 자의 아내’로서 민주화운동의 항거의 대상이었다는 부정적인 법적·사회적 평가를 받게 되는 불명예를 짊어지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결코 무리가 아니다.


그렇다면 청구인은 이 사건 결정에 의하여 그 헌법상 보호되는 명예(인격권)의 침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청구할 자기관련성이 있다 할 것이고 실제로 청구인이 그러한 명예를 침해받았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는 본안에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을 각하하는 것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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