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법 제20조제2항위헌확인(기각)(2008.05.29,2007헌마248)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睦榮埈 재판관)는 2008년 5월 29일(목) 재판관 6 : 3 의 의견으로 세무사의 자격이 있는 자 중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자로 하여금 세무사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세무사법 제20조 제2항에 대한 위헌확인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2004. 12. 24. 제46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07. 1. 16. 사법연수원을 제36기로 수료한 후 2007. 2. 2.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등록을 한 자로서, 세무사법 제3조 제4호에 의하여 세무사의 자격을 취득하였다.
(2) 그런데 세무사법 제6조 제1항, 제20조 제2항에 의하면, 세무사의 자격을 가진 자 중 세무사자격시험에 합격한 자만 세무사등록을 할 수 있고 세무사등록을 한 자 외에는 세무사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결국 청구인과 같이 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함으로써 자동적으로 세무사의 자격을 취득한 자는 세무사의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3) 이에 청구인은 세무사등록을 한 자만 세무사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 세무사법 제20조 제2항이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 행복추구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07. 2. 2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세무사법 제20조 제2항 전체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청구인이 다투고자 하는 바는 ‘세무사의 자격이 있는 자 중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자로 하여금 세무사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의 위헌 여부’이므로 심판대상을 위 부분으로 한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세무사법(2003. 12. 31. 법률 제7032호로 개정된 것) 제20조 제2항 중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자’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세무사법(2003. 12. 31. 법률 제7032호로 개정된 것)
제20조(업무의 제한 등) ② 제6조의 규정에 의하여 등록을 한 자 외에는 세무사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3. 결정이유의 요지
(1) 표현의 자유 및 직업의 자유 침해 여부
○ 입법목적의 정당성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가가 부여한 세무사라는 자격명칭의 공신력을 제고하고, 소비자로 하여금 세무사자격시험에 합격한 자와 그 외의 세무사 자격소지자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합리적인 세무서비스 선택의 기회를 보장하려는 데 그 입법목적이 있으므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 방법의 적절성
세무사 및 변호사가 각자의 고유 명칭으로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결과, 소비자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세무대리업무의 영역과 전문성에 맞추어, 세무관련업무만을 전문으로 하는 세무사와 일반 법률사무를 전문으로 하되 그 하나로서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하는 변호사 중 하나를 세무서비스제공자로 선택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정한 수단이다.
○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필요한 범위 내의 제한인지 여부
세무사와 변호사는 그 자격을 취득하는데 필요한 전문지식에서 많은 차이가 나는바, 변호사자격시험인 사법시험 과목에는 세무사자격시험에서 중요한 검증요건으로 삼고 있는 회계학 등의 비법률과목이 전혀 없으며, 조세법마저도 1차시험 선택과목 중 하나로 되어 있을 뿐이다.
또한 소비자는 해당 세무대리업무의 주요 부분이 세무관청과 관련된 실무적 업무인지 아니면 세법의 해석과 적용을 전제로 하는 법률적 업무인지를 판단한 후 이에 가장 적합한 자격사를 선택하여 위임할 수 있어야 하는바, 이를 위하여 자격의 명칭을 보다 정확하게 표시하도록 하는 것이 상당하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금지하는 것은 ‘세무사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으로서 ‘세무관리사’, ‘세무회계관리사’와 같이 세무사와 동격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는 ‘자격’명칭의 사용일 뿐이고, 변호사가 자신이 취급하는 ‘업무’의 종류로서 ‘세무’, ‘세무대리’, ‘조세’라고 표시하는 것까지 불허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청구인은 굳이 세무사라는 자격명칭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자신이 세무대리업무를 하고 있음을 일반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제한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의 것이라고 볼 것이다.
○ 법익의 균형성
변호사 자격을 취득함으로써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취득한 자가 세무사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침해받는 사익은 처음부터 세무사 직역에 종사할 의도로 세무사자격시험에 합격한 자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경미하고, 변호사가 ‘세무사’라는 자격명칭을 사용할 수 없을 뿐 자신이 ‘세무대리업무’를 할 수 있다는 사실까지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아니므로, 청구인이 제한받는 사익의 정도가 세무사 명칭의 공신력 제고와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권 보장이라는 공익에 비하여 과다하다고 볼 수 없다.
(2) 평등권 침해 여부
○ 변호사와 세무사자격시험에 합격한 자와의 차별
세무사자격시험에서는 법률과목보다 회계학·재정학·세무회계 등 비법률과목의 비중이 더 크고 법률 전반에 대한 지식 보다는 세법에 대한 심도있는 전문성이 강조되고 있는 반면, 사법시험에서는 회계학 등 조세실무과목이 전혀 없고 조세법마저도 1차시험 선택과목 중 하나일 뿐이다. 이처럼 적어도 세무대리업무 중 실무적인 부분에 관하여는 사법시험이 세무사자격시험의 전문성을 포섭하거나 이를 대체할 정도에 이르지 못하고 있으므로 그 전문성에서 차이가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세무사자격소지자 중 세무사자격시험에 합격함으로써 세무실무분야에 관하여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갖추었다고 인정받은 자에 대하여만 ‘세무사’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입법자의 판단이 합리성을 현저히 결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 다른 자격제도와의 차별
우선 세무사법과 변리사법을 제외한 나머지 자격 관련 법률들은 해당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 외에 변호사에 대한 자동자격부여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으므로, 해당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인지 자동자격취득자인지에 따라 자격명칭의 사용 여부가 달라질 여지가 없다. 따라서 차별이 존재하는 비교집단이 될 수 없다.
한편 변리사법은 변리사등록을 한 변호사에게 변리사 자격을 부여하고 변리사 명칭의 사용도 허용하고 있으므로(변리사법 제3조, 제23조 참조), 변리사의 명칭을 사용하려는 변호사와 세무사의 명칭을 사용하려는 변호사 간에 차별이 발생한다.
그러나 변리사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하여 특허청 또는 법원에 대하여 하여야 할 사항의 대리 및 감정 기타사무를 하는 자로서(변리사법 제2조) 세무사와는 업무의 내용과 성격에 있어서 전혀 다르다. 나아가 변리사는 위 사항에 관하여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어서 세무소송대리가 금지되는 세무사와 차이가 있다.
이와 같이 입법자에게는 각 자격제도의 특성에 맞게 구체적인 내용을 규율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인정되는바, 변리사와 세무사가 그 업무의 범위와 성격에서 상이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을 현저히 일탈한 자의적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 반대의견(재판관 李康國, 재판관 李恭炫, 재판관 金鍾大의 위헌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세무사제도에 대한 공신력 제고와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권 보장을 위한 것이라고 하나,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에는 의문이 있다. 세무사 자격소지자가 세무사시험에 합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세무사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하여 세무사 자격이나 세무사제도의 공신력이 제고된다고 보기 어렵고, 세무사자격시험합격자 이외에는 세무사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상 소비자로서는 세무사자격시험합격자와 그 외의 세무사 자격소지자를 구분할 길이 없으므로 세무서비스의 합리적 선택에 어떠한 기여도 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세무사자격시험에 합격한 자와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취득한 변호사 간에 업무능력 및 자질 면에 있어서의 격차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설사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사 자격에 걸맞는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세무과목에 대한 연수나 교육을 제공하는 등 법에서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는 것과 조화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함으로써 위 입법목적을 달성하여야지, 세무사 자격은 부여해 놓고 명칭사용만을 금지하는 것은 위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하는 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
자격은 부여하면서 자격명칭의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전문자격사로서의 직업수행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자격을 소지하는 의미 자체도 상실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기본권 제한의 정도에 있어서 애초에 자격을 주지 않는 것과 별 다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변호사의 세무사 명칭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이에 더하여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것은(법 제22조의 2), 자격소지자의 객관적 진실에 기초한 정보제공행위를 금지하고 형사처벌의 대상으로까지 삼는 것이어서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의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
나아가 청구인은 자신을 ‘세무사’라고 표현할 기회를 전면적으로 박탈당하고 소비자에게 자신이 보유한 자격명칭을 알리면서 세무사로서의 직업활동을 영위하는 데 중대한 제한을 받게 되는바, 이러한 불이익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어떠한 공익보다 경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자격소지자에게 당연히 허용되어야 할 자격명칭의 사용을 금지함으로써 헌법상 비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표현의 자유 및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