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서류 반려위헌확인(위헌확인)(2008.05.29,2007헌마712)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睦榮埈 재판관)는 2008년 5월 29일 재판관 7 : 2(각하의견 1인, 합헌의견 1인)의 의견으로 피청구인 서울남대문경찰서장이 청구인 OO합섬HK지회에 대해 9회에 걸쳐 옥외집회신고서를 반려한 행위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서 위헌임을 확인하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 전국OOOO산업노동조합은 OO합섬HK지회가 소속된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청구인 전국OOOO산업노동조합 OO합섬HK지회(이하 ‘OO합섬HK지회’라고 한다)는 OO합섬 노동자 500여명으로 구성된 지회로서 이 사건 집회 신고를 한 주체이며, 청구인 이OO은 위 HK지회의 지회장이고, 청구인 최OO는 위 지회의 회원이다.
청구인 OO합섬HK지회는 피청구인 서울남대문경찰서장에게 2007. 3. 26. 09:00경, 서울 중구 태평로2가 150에 위치한 삼성본관건물과 삼성생명빌딩 사이의 인도에서 2007. 4. 25. 옥외집회를 개최하겠다는 취지의 집회신고서를 접수한 후 접수증을 교부받았다(접수번호 제1442호).
그런데 피청구인은 위 옥외집회가 OO생명인사지원실이 같은 일시에 제출한 옥외집회신고서(접수번호 제1443호)상의 옥외집회와 집회 시간 및 장소가 경합되어 상호방해 및 충돌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 2007. 3. 27. OO합섬HK지회와 OO생명인사지원실이 제출한 두 신고서 모두에 대해 반려하는 조치를 취하였고, 이러한 조치는 동일한 경위로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이 총 9회에 걸쳐 이루어졌다.
이에 청구인들은 위 반려행위들이 청구인들의 집회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2007. 6. 25. 이 사건 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한편 청구인 OO합섬HK지회와 청구인 이OO은 피청구인의 위 반려행위들 중 별지 목록 (1) 내지 (3) 기재 행위에 대하여 2007. 4. 12. 서울행정법원에 그 처분무효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2007구합14534) 위 반려행위들에 대한 집행정지신청을 하였으나(2007아842),
법원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고만 한다)의 어느 규정에 의하더라도 일단 접수된 옥외집회신고서를 반려할 수 있는 근거를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옥외집회신고서의 반려 행위를 집시법 제8조 제2항에서 정하고 있는 금지 또는 제한 통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에서 같은 달 23일 각하결정을 하였는데, 그러자 위 청구인들은 2007. 7. 27. 위 처분무효취소소송을 취하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 대상은 피청구인의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은 민원서류반려행위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이다(이하 ‘이 사건 반려행위’라 한다).
(1) 2007. 4. 25. 집회의 신고서에 대한 2007. 3. 27. 자 민원서류반려행위
(2) 2007. 4. 26. 집회의 신고서에 대한 2007. 3. 27. 자 민원서류반려행위
(3) 2007. 4. 27. 집회의 신고서에 대한 2007. 3. 29. 자 민원서류반려행위
(4) 2007. 6. 1. 집회의 신고서에 대한 2007. 5. 3. 자 민원서류반려행위
(5) 2007. 6. 7. 집회의 신고서에 대한 2007. 5. 9. 자 민원서류반려행위
(6) 2007. 6. 8. 집회의 신고서에 대한 2007. 5. 10. 자 민원서류반려행위
(7) 2007. 6. 13. 집회의 신고서에 대한 2007. 5. 14. 자 민원서류반려행위
(8) 2007. 6. 14. 집회의 신고서에 대한 2007. 5. 16. 자 민원서류반려행위
(9) 2007. 6. 15. 집회의 신고서에 대한 2007. 5. 17. 자 민원서류반려행위
[관련 법률 조항]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6조(옥외집회 및 시위의 신고 등) ① 옥외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는 자는 그에 관한 다음 각 호의 사항 모두를 적은 신고서를 옥외집회나 시위를 시작하기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단서, 각호 생략
② 관할 경찰서장 또는 지방경찰청장(이하 "관할경찰관서장"이라 한다)은 제1항에 따른 신고서를 접수하면 신고자에게 접수 일시를 적은 접수증을 즉시 내주어야 한다.
③ - ⑤ 생략
제7조(신고서의 보완 등) ① 관할경찰관서장은 제6조 제1항에 따른 신고서의 기재 사항에 미비한 점을 발견하면 접수증을 교부한 때부터 12시간 이내에 주최자에게 24시간을 기한으로 그 기재 사항을 보완할 것을 통고할 수 있다.
② 생략
제8조(집회 및 시위의 금지 또는 제한 통고) ① 제6조 제1항에 따른 신고서를 접수한 관할경찰관서장은 신고된 옥외집회 또는 시위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신고서를 접수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할 것을 주최자에게 통고할 수 있다. 단서 생략
1. 제5조 제1항, 제10조 본문 또는 제11조에 위반된다고 인정될 때
2. 제7조 제1항에 따른 신고서 기재 사항을 보완하지 아니한 때
3. 제12조에 따라 금지할 집회 또는 시위라고 인정될 때
② 관할경찰관서장은 집회 또는 시위의 시간과 장소가 중복되는 2개 이상의 신고가 있는 경우 그 목적으로 보아 서로 상반되거나 방해가 된다고 인정되면 뒤에 접수된 집회 또는 시위에 대하여 제1항에 준하여 그 집회 또는 시위의 금지를 통고할 수 있다.
③ - ④ 생략
3. 결정이유의 요지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헌법 제21조 제1항), 집회에 대한 사전허가제를 금지하고 있는바(같은 조 제2항), 옥외집회를 주최하고자 하는 자는 집시법이 정한 시간 전에 관할경찰관서장에게 집회신고서를 제출하여 접수시키기만 하면 원칙적으로 옥외집회를 할 수 있다.(집시법 제6조 제1항, 제2항)
다만 집회의 자유 역시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제한될 수 있으며(헌법 제37조 제2항), 이 경우에도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필요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한다.
그런데 청구인들은 이 사건 집회를 하기 위해 집시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집회신고서를 접수하였고, 이를 접수받은 서울남대문경찰서장은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청구인들에게 그 접수증을 내주었으므로 이 사건 집회신고에 관한 청구인들의 접수행위는 완료되었다고 할 것인바,
이 집회신고와 관련하여 관할경찰관서장이 할 수 있는 법률상 조치는, ①옥외집회신고서의 기재 사항에 미비한 점이 있다는 이유로 12시간 이내에 주최자에게 이를 보완할 것을 통고하거나(집시법 제7조 제1항), ②위에서 본 바와 같이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를 위하여 집회를 금지 또는 제한하거나(제5조 제1항, 제10조, 제11조, 제12조), ③시간과 장소가 중복된 집회신고가 먼저 접수되었다는 이유로 뒤에 접수된 집회신고에 대하여 금지를 통고하는 것이다.(제8조 제2항)
그런데 관할경찰관서장인 피청구인은 청구인들이 접수한 옥외집회신고서가 OO생명인사지원실에서 신고한 옥외집회와 시간과 장소에서 경합된다는 이유에서 아무런 법률상 근거도 없이 청구인들 및 OO생명인사지원실의 옥외집회신고서를 모두 반려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피청구인은 이 사건 집회신고 당일 오전 00:00 이전부터 청구인 OO합섬HK지회와 OO생명인사지원실이 집회신고서를 선순위로 접수하기 위해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양자의 신고서 접수순서를 정하려 한다면 이로 인한 심각한 폭력사태 발생이 우려되었으므로, 두 단체의 안전과 질서유지 및 경찰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부득이 양자의 집회신고서를 동시에 접수하지 않을 수 없었고, 상반되는 두 개의 집회신고를 접수받은 피청구인으로서는 상호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두 개의 집회신고를 모두 반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법률유보의 원칙에 따라 집회의 자유는 법률에 의하여만 제한할 수 있으므로 법률에 정하여지지 않은 방법으로 이를 제한할 경우에는 그것이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필요없이 헌법에 위반된다.
따라서 법의 집행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기관인 피청구인으로서는 집회의 자유를 제한함에 있어 실무상 아무리 어렵더라도 법에 규정된 방식에 따라야 할 책무가 있는바, 이 사건 집회신고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데 있어서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접수순위를 확정하려는 최선의 노력을 한 후, 집시법 제8조 제2항에 따라 후순위로 접수된 집회의 금지 또는 제한을 통고하였어야 한다.
만일 접수순위를 정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중복신고된 모든 옥외집회의 개최가 법률적 근거없이 불허되는 것이 용인된다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집회의 사전허가를 금지한 헌법 제21조 제1항 및 제2항은 무의미한 규정으로 전락할 위험성이 있다.
결국 이 사건 반려행위는 법률의 근거없이 청구인들의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서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각하)
이 사건 반려행위는 ‘민원서류 반려’라는 제목 하에 ‘민원의 정상적 처리가 어려워 반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을 뿐 어디를 보더라도 신고서 기재사항의 보완이나 집회의 금지 또는 제한을 내용으로 하고 있지 아니하다.
또한 이 사건 반려행위는 집회신고서의 접수 및 피청구인의 접수증 교부행위가 있은 후의 신고서 반려행위에 해당하므로 신고서 접수 자체를 거부한 행위와도 구별된다. 이 사건 반려행위는 ‘집회신고서를 반려한 행위’ 그 자체인 것이다.
이와 같은 이 사건 반려행위의 의미나 효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집시법 제6조 제1항의 신고가 관할경찰서장의 수리를 요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집회 및 시위의 자유 보장과 공공의 안녕 질서의 적절한 조화라는 이 사건 집시법의 입법목적과 집회 및 시위에 대한 사전신고를 요하는 이유가 위와 같은 집시법의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 관할경찰서장으로 하여금 사전에 적절한 조치를 마련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 관할경찰서장의 집회신고에 대한 심사범위는 원칙적으로 신고서의 법정기재사항 구비와 같은 형식적 심사에 한정되는 점, 집시법 제6조 제1항의 신고를,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 해석할 경우에는 집회자유의 제한에 관한 법률유보조항의 의미를 순수한 신고제가 아닌 등록제 또는 실질적인 허가제로 해석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집시법 제6조 제1항 소정의 신고는 행정청의 수리행위를 요하지 않는 이른바 ‘자기완결적 신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집회신고가 적법하게 완료된 이상 그 신고의 효력은 완전히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후에 집회신고서를 반려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집시법에서 정한 금지통고나 제한통고 등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이미 발생한 신고의 효력에 어떠한 법률적 영향도 미칠 수 없다.
이 사건 반려행위는 접수거부나 금지통고와는 구별되는 신고서 반려행위로서 이미 발생한 신고의 효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는 행위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반려행위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이 있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이 있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청구인의 권리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임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이 사건 반려행위는 이미 발생한 신고의 효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는 행위에 불과하여 집회신고인인 청구인들의 권리나 법적 지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지 아니하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이 있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마땅히 각하되어야 한다.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합헌)
이 사건 반려행위는 집시법 제8조 제2항에 의한 집회금지통고로서 헌법에 위반되거나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에서 시간과 장소가 중복되는 두 가지 옥외집회의 신고가 접수되었고, 두 가지 옥외집회의 주최자가 신고기간이 개시되기 훨씬 전부터 관할 경찰서 정문 앞에서 대기하면서 서로 먼저 신고하기 위하여 대립하였다가 신고기간이 개시되자마자 동시에 신고서를 접수시켰기 때문에, 피청구인은 양측 신고자에게 접수시간을 동일하게 기재한 접수증을 교부한 다음, 양쪽의 신고자에게 양쪽 옥외집회의 “시간과 장소가 경합되어 상호 방해 및 충돌의 우려가 있기에 정상적인 처리가 어려워” 옥외집회신고서를 반려한다고 통지한 것이다.
이처럼 두 가지 옥외집회의 시간과 장소가 중복되고, 반려통지서에 집시법 제8조 제2항에 집회금지통고의 요건으로 규정된 내용을 기재하여 통고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반려행위는 집시법 제8조 제2항을 적용한 집회금지통고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집시법 제8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집회금지통고제도는 옥외집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하고도 적절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반려행위가 헌법에 위반된다거나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은 받아들일 수 없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