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5일 월요일

[판례]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 등 위헌소원 (제2항, 구 외국환관리법 제17조 제1항)(합헌)(2007.07.26,2006헌바1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 등 위헌소원 (제2항, 구 외국환관리법 제17조 제1항)(합헌)(2007.07.26,2006헌바12)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목영준 재판관)는 2007. 7. 26.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중 ‘법령에 위반하여’ 부분, 같은 법 제4조 제2항 제1호 및 구 외국환관리법(1997. 12. 13. 법률 제54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재판관4인의  위헌반대의견있음)


1.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1996. 5.경부터 조흥은행에서 시설수입대금을 가장하여 총 9회에 걸쳐 미화 합계금 165,926,739.50 달러를 해외로 송금하고, 1997. 8.경부터 국제적 조세 회피지역인 영국령 케이만 군도에 설립된 그랜드 밀레니엄 펀드 명의로 해외에서 지분증권을 발행한 후 위 지분증권 매입을 위하여 총 2회에 걸쳐 1억 달러 상당을 송금함으로써 법령에 위반하여 재산을 해외에 도피한 혐의 등으로 기소되었다.


(2) 청구인은 서울고등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구 외국환관리규정의 상위법령인 구 외국환관리법(1997. 12. 13. 법률 제54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외국환관리법’이라 한다) 제17조 제1항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과 제2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같은 법원에 제기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서울고등법원 2005초기129, 2005초기182)이 기각되자, 당해사건 상고심 계속 중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하여 위 조항들에 대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중 ‘법령에 위반하여’ 부분, 같은 법 제4조 제2항 제1호 및 구 외국환관리법 제17조 제1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며, 심판대상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특경법

제4조 (재산국외도피의 죄) ① 법령에 위반하여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을 국외에 이동하거나 국내에 반입하여야 할 재산을 국외에서 은닉 또는 처분하여 도피시킨 때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당해 범죄행위의 목적물의 가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② 제1항의 경우 당해 범죄행위의 목적물의 가액(이하 “도피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인 때에는 다음의 구분에 따라 가중 처벌한다.

1. 도피액이 50억원 이상인 때에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 구 외국환 관리법(1997. 12. 13. 법률 제5453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것)

제17조 (지급 등의 신고 또는 허가) ① 재정경제원장관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국내로부터 외국에 지급하고자 하는 거주자 및 비거주자 또는 비거주자에게 지급하거나 비거주자로부터 영수하고자 하는 거주자로 하여금 당해 지급 또는 영수(이하 “지급 등”이라 한다)를 함에 있어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구분에 의하여 재정경제원장관에게 신고하도록 하거나 재정경제원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할 수 있다.

1. 국제수지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2. 이 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3. 조약 및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의 성실한 이행 또는 국제경제질서의 유지를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3. 결정 이유의 요지


가. 특경법 제4조 제1항의 위헌여부


(1) 명확성 원칙의 위반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는 “법령에 위반하여”라는 부분은 범죄구성요건 중 행위태양인 “국외 이동 또는 국외 도피”부분을 수식・한정하고 있으므로, 법률의 합리적 해석을 통하여 이 때의 ‘법령’은 ‘외국환 관리에 관한 법률과 법규명령’이라고 쉽게 예측될 수 있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은 수범자로 하여금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규정되었다 할 것이므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2)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 위반 여부


특경법 제4조 제1항의 “법령에 위반하여”라는 범죄구성요건은 법률에서 하위법령에 위임하는 입법형식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성된 구성요건을 구비하고 있는 것이고, 다만 그 법령의 적용과 관련하여 다른 법령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위 법률조항은 위임입법이 아니므로 이를 전제로 한 포괄위임입법금지위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특경법 제4조 제2항 제1호의 위헌여부


특경법 제4조 제2항 제1호가 50억원 이상의 재산국외도피사범에 대하여 특히 가중처벌하고 있다 하더라도, 재산국외도피사범에 대한 처벌규정이 너무 가벼워서 범죄예방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이를 입법하게 된 배경,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적 소득수준에 비추어 볼 때 50억원의 경제적 가치, 거액의 재산국외도피사범에 대한 국민 일반의 법감정,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위 법률조항의 법정형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은 것이라거나 범행자를 책임 이상으로 과잉처벌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물론 법정형은 법관으로 하여금 구체적 사건의 정상에 따라 그에 알맞는 적정한 선고형을 이끌어 낼 수 있게끔 되도록 폭넓게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입법자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법정형 책정에 관한 여러 가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관에 의한 양형재량의 범위를 좁혀 놓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당해 범죄의 보호법익과 죄질에 비추어 범죄와 형벌간의 비례의 원칙상 수긍할 수 있는 정도의 합리성이 있다면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경법 제4조 제2항 제1호의 경우 그 법정형의 하한을 높게 규정함으로써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법관이 집행유예의 선고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거액의 재산국외도피사범에 대하여 그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의 정도를 높게 평가하여 징벌의 강도를 높이고자 한 입법자의 결단이라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입법자의 결단은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자의적인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나아가 재산국외도피범은 재정범으로서 일반형사범에 비하여 범행의 동기나 행위의 태양 등이 비교적 정형화되어 있고, 그것이 국가와 사회에 미치는 병폐와 피해는 도피금액이 많으면 많을수록 심화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비록 도피금액의 다과만이 죄의 경중을 가늠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라 할지라도 도피금액이 형벌의 범위를 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므로 위 법률조항과 같이 도피금액을 기준으로 한 단계적 가중처벌에는 수긍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거나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다. 구 외국환관리법 제17조 제1항의 위헌여부


(1) 명확성 원칙의 위반 여부


위 조항 중 제1 내지 3호에 규정된 신고 및 허가 요건이 그 자체로는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점은 인정되나, 이는 법률에 의하여 대통령령에 위임된 부분으로서 대통령령에 의하여 구체화될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2)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 위반 여부


외국환의 지급과 영수는 그 행위의 원인이 되는 거래형태와 방법이 다양할 뿐 아니라 외국환거래시장 자체가 유동적이고 급변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바, 급변하는 국제통화시장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는 입법기술상 행정권에 대한 위임입법은 불가피하다 할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재정경제원 장관이 신고 및 허가사항으로 정할 수 있는 거래범위를 세 가지 경우로 한정한 후, 그 구체적 경우를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하였는바, 이로써 대통령령이 정할 처벌대상행위의 범위가 어떠한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예측될 수 있다 할 것이고, 위 법률조항이 구성요건을 이루는 특경법 제4조에 의하여 형벌의 종류 및 그 상한과 폭이 명백하므로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 “특경법 제4조 제2항 제1호 부분”에 관한 반대의견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


가. 책임과 형벌간 비례의 원칙 준수 여부


(1) 위 조항은 1983. 12. 31. 제정, 1990. 12. 31. 현행과 같은 개정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고, 우리나라의 경제 및 외환거래규모의 비약적 증가, 물가 상승, 환율의 변동, 외환보유고 증가, 해외자본의 국내유입과 우리 자본의 해외투자 활성화 등 외국환에 관한 제반 환경의 변동을 고려할 때, 외환사범에 관한 1990년 당시의 비난가능성이 현재까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될 수는 없다할 것이다.


(2) 우선 형사정책적 측면에서 보면, 위 조항의 입법취지, 즉 강한 엄벌주의를 통하여 달성하려고 했던 일반예방의 목적이 달성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3) 한편 위 조항은 법익침해의 정도, 즉 재산국외도피액 만을 지나치게 중시하여 법관의 양형선택 및 판단권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즉 입법자는, 법관이 구체적 사건에서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합리적이고 적정한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법정형을 정하여야 하는데, 위 조항에 의하면 만일 도피액이 50억원 이상이고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법관이 법령위반사항이 허가사항인지 신고사항인지, 범행의 동기, 범인의 성행, 전과 유무 등 고려할 여지도 없이 집행유예조차 선고할 수 없게 함으로써 법관의 양형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4) 결국 위 조항은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도한 법정형을 규정함으로써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의 원칙에 반하고, 법관의 양형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 할 것이다.


나. 형벌체계상 균형성 및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외환을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외환거래의 경우 위 조항의 구성요건이 되는 재산국외도피액은 당해 외환의 환율에 따라 연동(連動)되어 항상 유동적이고 불확정적이라 할 것이나, 위 조항과 같이 도피액만을 기준으로 차등적 처벌을 하다 보니 동일한 죄질의 범죄가 시기에 따라 위 조항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결정되는 차별이 발생하게 된다.


(2) 또한 위 조항이 재산국외도피액만을 기준으로 법정형을 정하다 보니, 동일한 범죄가 포괄일죄로 의율(擬律)되는지 혹은 경합범으로 의율되는지에 따라 지나치게 현저한 차이가 발생한다.


(3) 결국 위 조항은 ‘평등한 것은 평등하게, 불평등한 것은 불평등하게’라는 실질적 평등원칙에 어긋나고, 형벌체계상 균형을 잃은 입법형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다. 결론


따라서 우리는, 위 조항이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을 규정하여 행위자의 책임과 형벌 사이에 비례관계가 준수되지 않게 함으로써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하려는 실질적 법치국가 이념에 어긋나고,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하여 과잉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되며, 형벌체계상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등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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