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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24일 일요일

[판례]의료법 제46조 제4항 등 위헌제청 (제69조)(위헌)(2007.07.26,2006헌가4)

 

의료법 제46조 제4항 등 위헌제청 (제69조)(위헌)(2007.07.26,2006헌가4)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희옥 재판관)는 2007년 7월 26일 의료법(2007. 1. 3. 법률 제8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9조 중 ‘제46조 제4항’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고하였다. 이 결정에는 재판관 김희옥의 반대의견(합헌의견)이 있는 외에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1. 사건의 개요


당해사건 피고인은 충주시에서 정형외과를 운영하는 의사인데 2005. 5. 16.경까지 위 정형외과 인터넷 홈페이지에 ‘관절의 상처가 거의 남지 않고 정확한 진단과 동시에 수술가능’ 등의 내용 및 수술장면 사진을 게재하였다.


당해사건에서 검사는 예비적 공소사실로서, 피고인은 ‘보건복지부령에 정한 의료업무에 관한 광고의 범위 이외의 사항’에 대하여는 광고할 수 없음에도 위와 같이 광고를 함으로써 의료법 제69조 중 ‘제46조 제4항’ 부분을 위반하였다고 기소하였다. 제청법원은 이 조항에 대해 위헌 여부 심판을 제청하였다.


2. 심판대상조문 및 참고조문


“의료법(2002. 3. 30. 법률 제6686호로 개정되고 2007. 1. 3. 법률 제8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69조 중 제46조 제4항 부분”(이하 ‘이 사건 조항’)


○ 의료법

제69조 (벌칙) … 제46조 …제4항 …에 위반한 자 …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46조 (과대광고 등의 금지) ① 의료법인ㆍ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은 의료업무 또는 의료인의 경력에 관하여 허위 또는 과대한 광고를 하지 못한다.

② 의료법인ㆍ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이 아닌 자는 의료에 관한 광고를 하지 못한다.

③ 누구든지 특정의료기관이나 특정의료인의 기능ㆍ진료방법ㆍ조산방법이나 약효 등에 관하여 대중광고ㆍ암시적 기재ㆍ사진ㆍ유인물ㆍ방송ㆍ도안 등에 의하여 광고를 하지 못한다.

④ 의료업무에 관한 광고의 범위 기타 의료광고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 의료법시행규칙(2003. 10. 1. 보건복지부령 제261호로 개정되고 2007. 4. 6. 보건복지부령 제3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의료광고의 범위 등) ① 법 제46조 제4항의 규정에 의하여 의료법인ㆍ의료기관 및 의료인이 행할 수 있는 의료광고의 범위는 다음 각호와 같다.

1. 진료담당 의료인의 성명ㆍ성별 및 그 면허의 종류

2. 전문과목 및 진료과목

3. 의료기관의 명칭 및 그 소재지와 전화번호 및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

4. 진료일ㆍ진료시간

5. 응급의료 전문인력ㆍ시설ㆍ장비 등 응급의료시설 운영에 관한 사항

6. 예약진료의 진료시간ㆍ접수시간ㆍ진료인력ㆍ진료과목 등에 관한 사항

7. 야간 및 휴일진료의 진료일자ㆍ진료시간ㆍ진료인력 등에 관한 사항

8. 주차장에 관한 사항

9. 의료인 및 보건의료인의 환자수에 대한 배치비율 및 각 인원수

10. 의료인의 해당 분야에서의 1년 이상 임상경력

11. 법 제32조의3의 규정에 의한 시설 등의 공동이용에 관한 사항

12. 법 제47조의2의 규정에 의한 최근 3년 이내의 의료기관 평가결과

② 제1항의 광고는 텔레비젼과 라디오를 제외한 모든 매체(인터넷 홈페이지를 포함한다)에 의하여 할 수 있다. 다만, 일간신문에 의한 광고는 월2회를 초과할 수 없다.

③ 의료기관이 새로 개설되거나 휴업ㆍ폐업 또는 이전한 때에는 제2항 단서의 규정에 불구하고 일간신문에 그 사실을 3회에 한하여 광고할 수 있다.


○ 이 사건 조항의 개정


이 사건 조항은 위 위헌심판제청이 신청된 이후인 2007. 1. 3. 법률 제8203호로 개정되었는데, 제68조(벌칙)에서 “… 제46조 제1항 내지 제4항 …에 위반한 자 …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46조 제1항은 의료인 아닌 자의 의료광고금지를, 제2항은 금지되는 의료광고의 내용등을, 제3항은 허위・과대광고의 금지를, 제4항은 의료광고방법의 제한을 각 규정한 후, 제5항은 “제1항 또는 제2항 규정에 따라 금지되는 의료광고의 구체적인 기준 등 의료광고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의료법은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재차 개정되었는데, 2007. 4. 11.자 개정후 제89조는 개정전의 위 제68조와, 개정후 제56조는 개정전의 위 제46조와 대동소이하다.


3. 결정이유의 요지


(1) 명확성 원칙의 위반 여부


(가) 법 제46조 제4항은 형사처벌규정인 법 제69조의 구성요건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제46조 제4항은 “의료업무에 관한 광고의 범위 기타 의료광고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라고만 규정할 뿐, 아무런 금지사항, 요구사항 또는 명령사항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이 사건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우선 법 제46조 제4항과 제1 내지 3항의 관계가 모호하다. 만일 제46조 제4항이 같은 조 제1 내지 3항과 독립되어 제69조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것이라면 제4항은 아무런 금지규정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무엇을 위반하여야 처벌되는지 알 수가 없다.


반면 제4항이 제1 내지 3항이 금지하고 있는(다만 제3항 중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의 기능ㆍ진료방법’에 대한 광고금지 부분은 헌법재판소 2005. 10. 27. 2003헌가3 결정에 의하여 위헌으로 선고됨) 의료광고의 예외로서 의료광고가 허용되는 범위를 정하는 규정으로 본다면, 제4항만으로는 법 제69조의 구성요건을 이룰 수 없게 된다.


한편 위 제4항을 의료광고의 금지에 관련되는 규정으로 보건, 의료광고의 허용에 관한 규정으로 보건 간에, 제4항만으로는 그 범위가 ‘한정적’인 것인지 ‘예시적’인 것인지, 의료광고의 내용을 규율하는 것인지 아니면 절차를 규율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다) 결국 처벌조항인 제69조 중 제46조 제4항 부분은 금지된 행위가 무엇인지, 처벌의 범위가 어떠한지가 불분명하여 통상의 사람에게 예측가능성을 주지 못하고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법원과 검찰의 실무상 법 제46조 제4항을 ‘허용되는 의료광고의 범위를 한정적으로 위임한 것’으로, 제69조를 ‘허용되는 광고의 범위를 벗어나는 광고에 대한 처벌규정’으로 보는 예가 있다 하더라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법규범 자체가 위와 같이 지나치게 불명확한 이상, 이를 달리 볼 사정은 되지 못한다).


(2)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 위반 여부


법 제46조 제4항을 보면 그 문언상 무엇을 부령에 위임하는 취지인지 전혀 구체화되어 있지 않다. 즉,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임되는 내용이 허용되는 의료광고의 범위인지, 금지되는 의료광고의 범위인지 모호할 뿐 아니라, 하위법령에 규정될 의료광고의 범위에 관한 내용이 한정적인 것인지, 예시적인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나아가 위 조항이 위임하고 있는 내용이 광고의 내용에 관한 것인지, 절차에 관한 것인지 그 위임의 범위를 특정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구성요건을 구체적으로 위임하지 않고 있으며, 통상의 사람에게는 물론 법률전문가에게도 하위법령에서 어떤 행위가 금지될 것인지에 관하여 예측할 수 없게 하므로, 헌법 제75조 및 제95조의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에 위반된다.


※ 재판관 김희옥의 반대의견


(1) 법규범이 명확한지 여부는 그 법규범이 수범자에게 예측가능성을 주고 있는지 여부 및 법을 해석ㆍ집행하는 기관에게 충분한 의미내용을 규율하여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이 배제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데, 법규범의 의미내용은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구체화 되므로, 법규범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2) 입법연혁을 보면 의료법상 의료광고는 전면금지에서 부분허용으로 발전되어 왔다. 종전의 국민의료법(1951. 9. 25. 법률 제221호)은 전문과목의 표방 이외의 의료광고를 전면 금지하였고, 전문과목의 표방도 주무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하였다. 구 의료법(1965. 3. 23. 법률 제1690호) 역시 유사하게 전문과목과 진료과목의 표시 외에는 의료광고를 전면 금지하였다.


그 후 개정된 의료법(1973. 2. 16. 법률 제2533호)은 의료업무 또는 의료인의 경력에 관하여 허위 또는 과대광고를 금지하는 규정을 두는 한편 종전의 금지규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보건사회부령으로 일부 범위의 의료광고를 정하도록 하였는데 보건사회부령은 허용되는 의료광고를 정하였다.


한편 2002. 3. 30. 개정된 의료법은 의료인의 경력 광고를 허용하였고, 2003. 10. 1. 개정된 의료법시행규칙은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 의료인의 환자수에 대한 배치비율 및 인원수, 의료기관의 평가결과를 추가로 광고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3) 이러한 입법연혁을 볼 때 법 제46조 제1항 내지 제3항은 금지되는 광고의 유형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는 것이고, 제4항은 ‘허용되는 광고’의 범위를 규정하려는 것임이 입법의도상 분명히 드러난다. 또 법 제46조 제4항 위반에 대한 처벌규정이 마련된 것을 볼 때 동 제4항은 허용되는 광고 범위를 ‘한정적’으로 위임한 취지라고 해석될 수 있다.


이 사건 조항은 이미 1973년부터 실무상으로는 ‘시행규칙에서 한정적으로 허용된 의료광고의 범위’를 벗어난 것을 처벌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왔으며, 이는 법해석·집행기관의 법보충적인 해석을 통하여 법률의 내용이 구체화 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4) 한편 법 제46조 제4항에 따라 위임된 하위법규는 ‘허용되는 한정적 범위의 의료광고’를 정하는 것이라고 볼 때, 하위법규에서 허용될 광고는 법 제46조 제1항 내지 제3항이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의료광고의 금지사유를 정하고 있으므로, 그러한 금지사유가 아닌 것 중에서 의료인이 행할 수 있는 광고로서 이는 주로 의료인의 업무에 관하여 일반인들이 알아야 할만한 객관적 정보에 관한 사항이 될 것이라고 예측될 수 있다. 또 “기타 의료광고에 필요한 사항”은 위와 같이 허용되는 광고의 형식적, 절차적 측면을 위임한 것이라고 예측될 수 있다.


(5)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에 관련된 입법연혁과 법 제46조 각 조항 간의 연관성, 법해석·집행 당국의 보충적 해석가능성, 수범자에게 있어서 예측가능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이나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그 외 달리 이 사건 조항이 위헌이라고 볼만한 사정도 없다.

2008년 8월 22일 금요일

[판례]의료법 제2조 등 위헌확인 (제3조,제25조 제2항,제30조 제2항 내지 제4항)(헌법불합치)(2007.12.27,2004헌마1021)

 

의료법 제2조 등 위헌확인 (제3조,제25조 제2항,제30조 제2항 내지 제4항)(헌법불합치)(2007.12.27,2004헌마1021)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이공현 재판관)는 2007. 12. 27.(목) 재판관 7:2(1인 각하, 1인 한정위헌) 의견으로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33조 제2항 단서의 “의료인은 하나의 의료기관만을 개설할 수 있으며”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법적 공백을 고려하여 2008.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하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청구인들의 주장


청구인들은 의사면허와 한의사면허를 취득한 복수면허 의료인으로서, ‘동서결합의’로서 ‘동서결합의료기관’을 개설하여 활동하고자 하나, 이것이 금지되는 현 의료법 제33조 제2항 등은 직업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2. 심판의 대상


현 의료법은 의사, 한의사나 병의원, 한방병의원과 구별되는 독자적인 ‘동서결합의’나 ‘동서결합병원’은 인정하지 않고 있고, “의료인에게 하나의 의료기관만 개설할 수 있”도록 한 의료법 제33조 제2항 단서가 청구인들에게 병(의)원이나 한방병(의)원 중 한 종류만을 개설하도록 한 규범을 설정하고 있으므로 이 부분을 심판대상으로 한다.


[심판대상조항]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33조 (개설)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다만, 제1호의 의료인은 하나의 의료기관만을 개설할 수 있으며, 의사는 종합병원·병원 ·요양병원 또는 의원을, 치과의사는 치과병원 또는 치과의원을, 한의사는 한방병원·요양병원 또는 한의원을, 조산사는 조산원만을 개설할 수 있다.

1.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또는 조산사


3. 결정이유의 요지


(1) 면허를 취득한 것은 그 면허에 따른 직업 선택의 자유를 회복한 것이고, 이렇게 회복된 자유에 대하여 전문분야의 성격과 정책적 판단에 따라 면허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나 내용을 정할 수는 있지만 이를 다시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입법형성의 범위 내라고 보기 어렵다.


환자가 양방과 한방 의료기관에서 순차적, 교차적으로 의료서비스를 받는 경우가 금지되지 않는 현실에서 복수면허 의료인은 양방 및 한방 의료행위 양쪽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지식이 많거나 능력이 뛰어나고, 그가 행하는 양방 및 한방 의료행위의 내용과 그것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하여 더 유용한 정보를 취득하고 이를 분석하여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평가될 수 있다.


양방 및 한방 의료행위가 중첩될 경우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 하여도 위험영역을 한정하여 규제를 하면 족한 것이지 진단 등과 같이 위험이 없는 영역까지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다.


(2) 복수 면허 의료인이든, 단수 면허 의료인이든 ‘하나의’ 의료기관만을 개설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대우를 받는다. 그런데 복수면허 의료인은 의과 대학과 한의과 대학을 각각 졸업하고, 의사와 한의사 자격 국가고시에 모두 합격하였다.


따라서 단수면허 의료인에 비하여 양방 및 한방의 의료행위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지식 및 능력이 뛰어나거나, 그가 행하는 양방 및 한방의 의료행위의 내용과 그것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하여도 상대적으로 더 유용한 지식과 정보를 취득하고 이를 분석하여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평가될 수 있다.


복수면허 의료인들에게 단수면허 의료인과 같이 하나의 의료기관만을 개설할 수 있다고 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다른 것을 같게’ 대우하는 것으로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렵다.


(3)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복수면허 의료인인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한다.


다만, 이 조항이 단수면허의 의료인에게도 적용되고, 위헌으로 선언되어 효력을 잃으면 의료인이 직접 의료행위를 수행할 수 있는 장소적 제한마저 풀리게 되어 법적 공백이 발생할 것이 명백하다.


또한 복수면허 의료인이 의사 및 한의사로서 각 직업을 모두 수행할 수 있도록 함에 있어서 어느 범위에서 어떠한 방식에 의할 것인지는 궁극적으로 입법자가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형성해야 할 사항에 속한다. 따라서 이 조항에 대하여 2008. 12. 31.을 시한으로 계속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를 선언한다.


※ 재판관 이동흡의 각하의견


어느 법률조항에 대하여 다의적인 해석이 가능한 경우 사법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는 가능하면 입법권을 존중하여 입법자가 제정한 규범이 존속하고 효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합헌적 법률해석을 하여야 한다.


복수면허 의료인은 의사이기도 하고 한의사이기도 하다는 점과 의료인에 의하여 직접 의료행위를 수행할 수 있는 장소적 제한을 설정하고자 한 입법의 취지를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복수면허 의료인에 관해서는 ‘의사로서 하나의 의료기관, 한의사로서 하나의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되, (의료인이 직접 의료행위를 수행할 수 있는) 하나의 장소에서 개설하여야 한다.’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의료인의 의료기관개설에는 행정청에 개설신고나 허가신청을 하여야 하므로(의료법 제33조 제3항, 제4항), 이 사건 법률조항의 기본권 제한에는 행정청의 개설신고반려나 개설허가거부와 같은 집행행위가 예정되어 있다.


이 집행행위에 대해서는 그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이 가능하고, 항고소송에서 법원이 복수면허 의료인에 대해서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합헌적 법률해석을 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집행행위는 취소되어 복수면허 의료인들의 직업의 자유 등 기본권 침해상태는 제거된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본권 제한의 집행행위가 예정되어 있고, 다수의견과 달리 합헌적 법률해석이 가능하여 그 내용이 일의적이고 명백하다고 할 수 없으며, 집행행위를 대상으로 한 일반쟁송의 방법에 의한 구제절차와 권리구제의 기대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직접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 재판관 조대현의 한정위헌의견


의료법 제33조 제1항 단서는 “의료인은 하나의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의료인이 직접 의료행위를 시행하게 하고 의료인이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관리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의료기관의 개설을 1개의 장소로 제한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이 조항은 전문적인 면허를 취득한 의료인이 직접 의료행위를 시행하도록 하려는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과 수단이 타당하고, 전문적인 면허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의료기관을 여러 장소에 개설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법익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이 사건 법률조항 중 “하나의 의료기관”은 한 종류의 의료기관을 의미한다고 해석하는바, 이러한 해석은 의사 면허와 한의사 면허를 모두 취득하여 의료행위와 한방의료행위가 모두 허용된 복수면허자의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인데, 그러한 자유 제한을 정당화하는 이유를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보건복지부의 위와 같은 해석은 복수의 의료인 면허에 의하여 허용된 직업의 자유를 정당한 사유도 없이 제한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15조와 제37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이 합헌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상 이 사건 법률조항 자체에 위헌성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단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해석 내용이 헌법에 위반될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거나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선언할 수는 없고, 이 사건 법률 조항 중 “하나의 의료기관”을 “한 종류의 의료기관”으로 해석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여야 한다.


3. 결정의 의의


복수면허 의료인에 대하여 하나의 면허에 따른 의료기관만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직업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하여 그들이 각 면허에 따른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어야 함을 선언하면서도 그 범위와 방식은 입법부가 마련할 것을 촉구한 결정으로서 양방과 한방이 분리되어 있는 현 의료법 체계 내에서 양방과 한방이 공존하는 영역에 속하는 복수면허 의료인에 관하여 각 면허에 따른 의료기관의 개설이 허용되지 않도록 함은 직업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것을 선언한 최초의 결정이란 점에 그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