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 제46조 제4항 등 위헌제청 (제69조)(위헌)(2007.07.26,2006헌가4)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희옥 재판관)는 2007년 7월 26일 의료법(2007. 1. 3. 법률 제8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9조 중 ‘제46조 제4항’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고하였다. 이 결정에는 재판관 김희옥의 반대의견(합헌의견)이 있는 외에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1. 사건의 개요
당해사건 피고인은 충주시에서 정형외과를 운영하는 의사인데 2005. 5. 16.경까지 위 정형외과 인터넷 홈페이지에 ‘관절의 상처가 거의 남지 않고 정확한 진단과 동시에 수술가능’ 등의 내용 및 수술장면 사진을 게재하였다.
당해사건에서 검사는 예비적 공소사실로서, 피고인은 ‘보건복지부령에 정한 의료업무에 관한 광고의 범위 이외의 사항’에 대하여는 광고할 수 없음에도 위와 같이 광고를 함으로써 의료법 제69조 중 ‘제46조 제4항’ 부분을 위반하였다고 기소하였다. 제청법원은 이 조항에 대해 위헌 여부 심판을 제청하였다.
2. 심판대상조문 및 참고조문
“의료법(2002. 3. 30. 법률 제6686호로 개정되고 2007. 1. 3. 법률 제8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69조 중 제46조 제4항 부분”(이하 ‘이 사건 조항’)
○ 의료법
제69조 (벌칙) … 제46조 …제4항 …에 위반한 자 …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46조 (과대광고 등의 금지) ① 의료법인ㆍ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은 의료업무 또는 의료인의 경력에 관하여 허위 또는 과대한 광고를 하지 못한다.
② 의료법인ㆍ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이 아닌 자는 의료에 관한 광고를 하지 못한다.
③ 누구든지 특정의료기관이나 특정의료인의 기능ㆍ진료방법ㆍ조산방법이나 약효 등에 관하여 대중광고ㆍ암시적 기재ㆍ사진ㆍ유인물ㆍ방송ㆍ도안 등에 의하여 광고를 하지 못한다.
④ 의료업무에 관한 광고의 범위 기타 의료광고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 의료법시행규칙(2003. 10. 1. 보건복지부령 제261호로 개정되고 2007. 4. 6. 보건복지부령 제3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의료광고의 범위 등) ① 법 제46조 제4항의 규정에 의하여 의료법인ㆍ의료기관 및 의료인이 행할 수 있는 의료광고의 범위는 다음 각호와 같다.
1. 진료담당 의료인의 성명ㆍ성별 및 그 면허의 종류
2. 전문과목 및 진료과목
3. 의료기관의 명칭 및 그 소재지와 전화번호 및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
4. 진료일ㆍ진료시간
5. 응급의료 전문인력ㆍ시설ㆍ장비 등 응급의료시설 운영에 관한 사항
6. 예약진료의 진료시간ㆍ접수시간ㆍ진료인력ㆍ진료과목 등에 관한 사항
7. 야간 및 휴일진료의 진료일자ㆍ진료시간ㆍ진료인력 등에 관한 사항
8. 주차장에 관한 사항
9. 의료인 및 보건의료인의 환자수에 대한 배치비율 및 각 인원수
10. 의료인의 해당 분야에서의 1년 이상 임상경력
11. 법 제32조의3의 규정에 의한 시설 등의 공동이용에 관한 사항
12. 법 제47조의2의 규정에 의한 최근 3년 이내의 의료기관 평가결과
② 제1항의 광고는 텔레비젼과 라디오를 제외한 모든 매체(인터넷 홈페이지를 포함한다)에 의하여 할 수 있다. 다만, 일간신문에 의한 광고는 월2회를 초과할 수 없다.
③ 의료기관이 새로 개설되거나 휴업ㆍ폐업 또는 이전한 때에는 제2항 단서의 규정에 불구하고 일간신문에 그 사실을 3회에 한하여 광고할 수 있다.
○ 이 사건 조항의 개정
이 사건 조항은 위 위헌심판제청이 신청된 이후인 2007. 1. 3. 법률 제8203호로 개정되었는데, 제68조(벌칙)에서 “… 제46조 제1항 내지 제4항 …에 위반한 자 …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46조 제1항은 의료인 아닌 자의 의료광고금지를, 제2항은 금지되는 의료광고의 내용등을, 제3항은 허위・과대광고의 금지를, 제4항은 의료광고방법의 제한을 각 규정한 후, 제5항은 “제1항 또는 제2항 규정에 따라 금지되는 의료광고의 구체적인 기준 등 의료광고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의료법은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재차 개정되었는데, 2007. 4. 11.자 개정후 제89조는 개정전의 위 제68조와, 개정후 제56조는 개정전의 위 제46조와 대동소이하다.
3. 결정이유의 요지
(1) 명확성 원칙의 위반 여부
(가) 법 제46조 제4항은 형사처벌규정인 법 제69조의 구성요건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제46조 제4항은 “의료업무에 관한 광고의 범위 기타 의료광고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라고만 규정할 뿐, 아무런 금지사항, 요구사항 또는 명령사항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이 사건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우선 법 제46조 제4항과 제1 내지 3항의 관계가 모호하다. 만일 제46조 제4항이 같은 조 제1 내지 3항과 독립되어 제69조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것이라면 제4항은 아무런 금지규정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무엇을 위반하여야 처벌되는지 알 수가 없다.
반면 제4항이 제1 내지 3항이 금지하고 있는(다만 제3항 중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의 기능ㆍ진료방법’에 대한 광고금지 부분은 헌법재판소 2005. 10. 27. 2003헌가3 결정에 의하여 위헌으로 선고됨) 의료광고의 예외로서 의료광고가 허용되는 범위를 정하는 규정으로 본다면, 제4항만으로는 법 제69조의 구성요건을 이룰 수 없게 된다.
한편 위 제4항을 의료광고의 금지에 관련되는 규정으로 보건, 의료광고의 허용에 관한 규정으로 보건 간에, 제4항만으로는 그 범위가 ‘한정적’인 것인지 ‘예시적’인 것인지, 의료광고의 내용을 규율하는 것인지 아니면 절차를 규율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다) 결국 처벌조항인 제69조 중 제46조 제4항 부분은 금지된 행위가 무엇인지, 처벌의 범위가 어떠한지가 불분명하여 통상의 사람에게 예측가능성을 주지 못하고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법원과 검찰의 실무상 법 제46조 제4항을 ‘허용되는 의료광고의 범위를 한정적으로 위임한 것’으로, 제69조를 ‘허용되는 광고의 범위를 벗어나는 광고에 대한 처벌규정’으로 보는 예가 있다 하더라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법규범 자체가 위와 같이 지나치게 불명확한 이상, 이를 달리 볼 사정은 되지 못한다).
(2)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 위반 여부
법 제46조 제4항을 보면 그 문언상 무엇을 부령에 위임하는 취지인지 전혀 구체화되어 있지 않다. 즉,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임되는 내용이 허용되는 의료광고의 범위인지, 금지되는 의료광고의 범위인지 모호할 뿐 아니라, 하위법령에 규정될 의료광고의 범위에 관한 내용이 한정적인 것인지, 예시적인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나아가 위 조항이 위임하고 있는 내용이 광고의 내용에 관한 것인지, 절차에 관한 것인지 그 위임의 범위를 특정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구성요건을 구체적으로 위임하지 않고 있으며, 통상의 사람에게는 물론 법률전문가에게도 하위법령에서 어떤 행위가 금지될 것인지에 관하여 예측할 수 없게 하므로, 헌법 제75조 및 제95조의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에 위반된다.
※ 재판관 김희옥의 반대의견
(1) 법규범이 명확한지 여부는 그 법규범이 수범자에게 예측가능성을 주고 있는지 여부 및 법을 해석ㆍ집행하는 기관에게 충분한 의미내용을 규율하여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이 배제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데, 법규범의 의미내용은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구체화 되므로, 법규범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2) 입법연혁을 보면 의료법상 의료광고는 전면금지에서 부분허용으로 발전되어 왔다. 종전의 국민의료법(1951. 9. 25. 법률 제221호)은 전문과목의 표방 이외의 의료광고를 전면 금지하였고, 전문과목의 표방도 주무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하였다. 구 의료법(1965. 3. 23. 법률 제1690호) 역시 유사하게 전문과목과 진료과목의 표시 외에는 의료광고를 전면 금지하였다.
그 후 개정된 의료법(1973. 2. 16. 법률 제2533호)은 의료업무 또는 의료인의 경력에 관하여 허위 또는 과대광고를 금지하는 규정을 두는 한편 종전의 금지규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보건사회부령으로 일부 범위의 의료광고를 정하도록 하였는데 보건사회부령은 허용되는 의료광고를 정하였다.
한편 2002. 3. 30. 개정된 의료법은 의료인의 경력 광고를 허용하였고, 2003. 10. 1. 개정된 의료법시행규칙은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 의료인의 환자수에 대한 배치비율 및 인원수, 의료기관의 평가결과를 추가로 광고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3) 이러한 입법연혁을 볼 때 법 제46조 제1항 내지 제3항은 금지되는 광고의 유형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는 것이고, 제4항은 ‘허용되는 광고’의 범위를 규정하려는 것임이 입법의도상 분명히 드러난다. 또 법 제46조 제4항 위반에 대한 처벌규정이 마련된 것을 볼 때 동 제4항은 허용되는 광고 범위를 ‘한정적’으로 위임한 취지라고 해석될 수 있다.
이 사건 조항은 이미 1973년부터 실무상으로는 ‘시행규칙에서 한정적으로 허용된 의료광고의 범위’를 벗어난 것을 처벌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왔으며, 이는 법해석·집행기관의 법보충적인 해석을 통하여 법률의 내용이 구체화 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4) 한편 법 제46조 제4항에 따라 위임된 하위법규는 ‘허용되는 한정적 범위의 의료광고’를 정하는 것이라고 볼 때, 하위법규에서 허용될 광고는 법 제46조 제1항 내지 제3항이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의료광고의 금지사유를 정하고 있으므로, 그러한 금지사유가 아닌 것 중에서 의료인이 행할 수 있는 광고로서 이는 주로 의료인의 업무에 관하여 일반인들이 알아야 할만한 객관적 정보에 관한 사항이 될 것이라고 예측될 수 있다. 또 “기타 의료광고에 필요한 사항”은 위와 같이 허용되는 광고의 형식적, 절차적 측면을 위임한 것이라고 예측될 수 있다.
(5)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에 관련된 입법연혁과 법 제46조 각 조항 간의 연관성, 법해석·집행 당국의 보충적 해석가능성, 수범자에게 있어서 예측가능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이나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그 외 달리 이 사건 조항이 위헌이라고 볼만한 사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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