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헌법불합치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헌법불합치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08년 8월 28일 목요일

[판례]공무원연금법 제64조(헌법불합치)(2007.03.29,2005헌바33)

 

공무원연금법 제64조(헌법불합치)(2007.03.29,2005헌바33)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李東洽 재판관)는 2007년 3월 29일 재판관 6 : 3의 의견으로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1항 제1호(1995. 12. 29. 법률 제5117호로 개정된 이후의 것)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선고하면서, 2008. 12. 31.을 시한으로 위 규정의 잠정적용을 명하였다.


1. 사건의 개요


○ 청구인은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중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냈다는 이유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로써 지방공무원법에 의해 당연퇴직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을 청구하였으나,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1항 제1호 및 동법 시행령 제55조 제1항에 따라 청구인의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을 합한 총 급여액의 1/2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하고 나머지 1/2만을 지급하는 처분을 하였다.


○ 청구인은 위와 같이 퇴직급여 등이 감액된 것에 불복하여 서울행정법원에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1항 제1호가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라는 취지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2005. 4. 1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1항 제1호(1995. 12. 29. 법률 제5117호로 개정된 이후의 것,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무원연금법 제64조(형벌 등에 의한 급여의 제한) ①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일부를 감액하여 지급한다. 이 경우 퇴직급여액은 이미 납부한 기여금의 총액에 민법의 규정에 의한 이자를 가산한 금액 이하로 감액할 수 없다.

1. 재직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때


3. 결정이유의 요지


가. 재판관 周善會, 金熙玉, 金鍾大, 閔亨基, 睦榮埈의 의견


공무원연금제도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퇴직 또는 사망과 공무로 인한 부상·질병·폐질에 대하여 적절한 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공무원 및 그 유족의 생활안정과 복리향상에 기여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으며 공무원연금법상의 퇴직급여 등 급여수급권재산권의 성격을 갖는 기본권이므로, 이와 같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입법을 함에 있어서도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그 목적달성을 위한 방법의 적정성, 피해의 최소성, 그리고 그 입법에 의해 보호하려는 공공의 필요와 침해되는 기본권 사이의 균형성을 모두 갖추어야 하며, 이를 준수하지 않은 법률 내지 법률조항은 기본권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


공무원의 신분이나 직무상 의무와 관련이 없는 범죄의 경우에도 퇴직 급여 등을 제한하는 것은, 공무원범죄를 예방하고 공무원이 재직중 성실히 근무하도록 유도하는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특히 과실범의 경우에는 공무원이기 때문에 더 강한 주의의무 내지 결과발생에 대한 가중된 비난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퇴직급여 등의 제한이 공무원으로서의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지 않도록 유도 또는 강제하는 수단으로서 작용한다고 보기 어렵다.


공무원이 범법행위를 한 경우 그 제재방법은 일차적으로 파면을 포함한 징계가 원칙이고, 더 나아가 그 행위가 범죄행위에까지 이른 경우라면 형사처벌을 받게 하면 되고, 일정한 경우에는 공무원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으로써 그 공익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가 있는 것이므로, 입법자로서는 입법목적을 달성함에 반드시 필요한 범죄의 유형과 내용 등으로 그 범위를 한정하여 규정함이 최소침해성의 원칙에 따른 기본권 제한의 적절한 방식이다.


○ 그리고 공직의 구조 및 사회인식의 변화로 일반직장인과 공직자는 같은 직업인이라는 인식이 보편화 되는 추세이고 특히 오늘날 급여에 관한 한 공익과 사익의 질적 구분은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단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공직에서 퇴출당할 공무원에게 더 나아가 일률적으로 그 생존의 기초가 될 퇴직급여 등까지 반드시 감액하도록 규정한다면 그 법률조항은 침해되는 사익에 비해 지나치게 공익만을 강조한 입법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무원이 재직 중의 사유로 인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때에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일부를 감액하여 지급하도록 규정하여, 퇴직급여에 있어서는 국민연금법상의 사업장가입자에 비하여, 퇴직수당에 있어서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비하여 각각 차별대우를 하고 있다. 이러한 차별은 일반국민이나 근로자에 대한 지나친 차별을 했다고 판단되고, 그 차별에는 합리적인 근거를 인정하기 어려워 결국 자의적인 차별에 해당한다.


○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나, 단순위헌선언으로 그 효력을 즉시 상실시킬 경우에는 여러 가지 혼란과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또한 이미 급여를 감액당한 다른 퇴직공무원과의 형평성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입법자는 퇴직급여 등을 제한해야 할 합리적이고 특별한 필요가 있는 경우로 그 제한의 사유를 한정함으로써 합헌적인 방향으로 법률을 개선하여야 하고 그때까지 일정 기간 동안은 위헌적인 법규정을 존속케 하고 또한 잠정적으로 적용하게 할 필요가 있다. 입법자는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늦어도 2008. 12. 31.까지 개선입법을 마련함으로써 이 법률조항의 위헌적 상태를 제거하여야 할 것이다.


나. 재판관 曺大鉉의 의견


○ 공무원이 재직기간 중에 공무원의 신분이나 공무와 전혀 관련 없는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는 그 공무원이 재직기간 중에 공무원의 사명과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거나 불성실하게 근무했다고 추정하기 어렵고, 퇴직급여제도를 마련한 취지에 비추어 보아도 이는 퇴직급여를 삭감하여야 할 사유라고 보기 어려우며, 과거의 공무원 신분이나 과거의 근무경력까지 부정하여야 할 필요성과 합리성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러한 사유를 내세워 기왕의 공무원 근무경력에 대한 보상인 퇴직급여를 삭감하는 사유로 삼을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 조항이 “재직중의 사유”에 공무원의 신분이나 직무와 전혀 관련 없는 사유까지 포함시킨 부분은 공무원의 신분이나 공무와 전혀 관련 없는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공무원 퇴직자와 그렇지 않은 공무원 퇴직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11조 제1항에 위반된다.


○ 공무원의 신분이나 직무와 관련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공무원으로서의 의무위반의 내용이나 정도, 고의·과실의 유무, 국가에 끼친 손해의 유무, 퇴직급여제도의 취지에 어긋나는 정도 등에 따라 퇴직급여를 삭감할 필요성과 합리성의 정도가 달라지게 마련인데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금고 이상 형벌의 유무만을 기준으로 삼아 퇴직급여와 퇴직수당을 동일한 비율로 필요적으로 삭감하도록 하는 것은 퇴직급여 차별의 필요성·최소성의 원칙에 부합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재직 중의 사유” 중 “공무원의 신분이나 직무와 관련 없는 사유” 부분은 헌법 제11조 제1항에 위반되고 그 부분을 구분하여 특정할 수 있으므로 그 부분에 대하여는 위헌을 선언하여야 한다. 그러나 “공무원의 신분이나 직무와 관련 있는 사유”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는 부분과 헌법에 합치되는 부분이 뒤섞여 있고 양자를 구분할 수 없으므로 그 전체에 대하여 헌법불합치를 선언하고 개선 입법을 촉구하여야 한다.


○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재직중의 사유” 중 “공무원의 신분이나 직무와 관련 없는 사유”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고 “공무원의 신분이나 직무와 관련 있는 사유”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재판관 조대현의 일부 단순위헌, 일부 헌법불합치 의견에 위 재판관 5인의 전부 헌법불합치 의견을 가산하면 위헌 정족수를 충족하게 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를 선고하고, 이와 함께 이 사건 법률조항과 동일한 취지를 규정하고 있던 구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 종전 결정들은 이 결정의 견해와 저촉되는 한도 내에서 이를 변경한다.


※ 반대의견(재판관 李康國, 李恭炫, 李東洽)


○ 다수의견은 공직의 구조와 이에 대한 사회인식, 사회국가의 대상으로서의 공직제도가 변화하고 있고 특히 급여에 있어서는 공직과 사직 사이에 구별이 없어지고 있는 것을 지적하고 있으나, 우리 재판소가 불과 10여 년 전에, 그것도 헌법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두 차례 합헌으로 선언한 이래 새삼 공직사회의 변화 등에 대한 명확한 검증 없이 위와 같은 관점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것은 쉽게 수긍할 수 없다.


○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처음으로 형성하는 입법, 즉 종전에 없던 재산권을 새롭게 만드는 입법의 경우에는, 이미 형성되어 있는 기존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입법의 경우와는 달리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재량이 인정되므로, 이런 경우에는 그 입법이 합리적 이유가 있으며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무원의 퇴직급여 등 수급권이 재산권으로 처음 형성될 당시보다 오히려 그 보호범위를 더 넓히고 있을 뿐 이를 제한하는 점이 없고, 또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형벌로 인한 급여의 감액을 규정한 것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엄격한 의무를 부담하는 공무원으로 하여금 재직중 성실하고 청렴하게 근무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이 합리적 이유가 있으며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공무원의 퇴직급여 등 수급권이 가지는 사회보장적 성격에 비추어 볼 때 그 지급정도 내지 감액여부는 원칙적으로 입법자가 사회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하여 폭넓은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라 할 것이어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입법재량을 일탈하였을 소지는 더욱더 줄어든다.


○ 뿐만 아니라 가사 다수의견과 같이 기본권 ‘제한’에 요구되는 비례원칙을 엄격히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


형벌에 의한 급여의 감액은 공무원범죄를 예방하고 공무원이 재직 중 그 의무를 다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고, 비 직무범죄, 과실범이라고 하여 법률적 혹은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적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들 범죄로 인한 급여의 감액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다.


또 공무원 범법행위의 방지 혹은 그에 대한 제재방법으로서의 파면 등 징계, 형사처벌, 형벌에 의한 급여의 감액 등은 각각 추구하는 목적과 기능이 다르고 그 법률적 혹은 경제적 효과에서도 차이가 있는 이상 형벌에 의한 급여의 감액이 반드시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급여의 감액사유 가운데 비(非)직무 범죄 혹은 과실범을 특별히 제외하고 있지는 않지만, 하위법령에서 비(非)직무 범죄나 과실범의 경우 급여감액의 범위를 조절하여 차등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형사재판에서 법관의 양형과정을 통해서 이를 참작함으로써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급여감액상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 한편,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이나 법정퇴직금과 비교할 때 주된 목적, 보호의 대상과 수준, 성격, 구체적인 보장범위 등 기본적인 차이가 있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급여의 감액은 공무원이 지는 법령준수 및 충실의무 등 그 의무의 준수를 유도하는 목적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공무원연금제도를 형성하면서 보호여부 및 급여의 감액을 정함에 있어 법령준수, 근무관계의 충실 등 의무의 위반 여부를 판단기준으로 삼은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으로서 차별취급이 아니다.


○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4. 관련 결정례


헌법재판소는 1995. 6. 29. 및 같은 해 7. 21. 두 차례에 걸쳐 이 사건 법률규정과 동일한 취지를 규정하고 있던 구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선고한 바 있다.


5. 결정의 의의


○ 이 사건 결정은, 죄의 종류와 내용을 묻지 않고 모든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는 필요적·획일적으로 퇴직급여 등을 제한하도록 하는 이 사건 법률규정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표명하면서, 헌법재판소의 종전 합헌결정들을 이 결정의 견해와 저촉되는 한도 내에서 변경한 것이다. 다만, 단순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를 선언한 것은 이론적, 현실적 이유로 개선입법의무를 부과한 것으로, 2008. 12. 31.을 기한으로 개선입법이 될 때까지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존속되고 또한 잠정적으로 적용된다.


○ 하지만 입법자가 2008. 12. 31.까지 입법개선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2009. 1. 1.부터는 공무원연금법의 관련규정뿐만 아니라 하위법규인 시행령과 시행규칙도 그 관련 부분은 효력을 상실하므로 법원 기타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는 효력을 상실한 부분을 적용할 수 없다.

2008년 8월 25일 월요일

[판례]공직선거법 제38조 등 위헌확인(헌법불합치)(2007.06.28,2005헌마772)

 

공직선거법 제38조 등 위헌확인(헌법불합치)(2007.06.28,2005헌마772)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민형기 재판관)는 2007년 6월 28일 공직선거법 제38조 제3항 및 제158조 제4항이 국외의 구역을 항해하는 선박에 장기 기거하는 선원들에게 아무런 선거방법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며, 위 조항들은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 적용한다고 선고하였다. 이 결정에는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 관여 재판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1. 사건의 개요


공직선거법 제38조(부재자신고) 제3항 및 공직선거법 제158조(부재자투표) 제4항은 부재자투표를 할 수 있는 사람과 부재자투표의 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조항들이 해상에 장기 기거하는 선원들에 대해서는 부재자투표 대상자로 규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들이 투표할 수 있는 방법을 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청구인들(9인)은 한진해운 또는 한성기업에 소속된 원양어선의 선원들이다. 청구인들은 취업의 특성상 한번 출항하면 장기간 공해상의 선박에서 생활하게 되어, 각종 선거에서 선거권을 행사하려면 부재자투표 제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도, 위 조항들 등이 그러한 선원들에 대하여 부재자투표 혹은 그 밖에 가능한 투표방법을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여 선거권 등이 침해되었다며 2005. 8. 1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조문


공직선거법 제38조(부재자신고)

③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거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1. 법령에 따라 영내 또는 함정에 장기기거하는 군인이나 경찰공무원 중 부재자투표소에 가서 투표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떨어진 영내(영내) 또는 함정에 근무하는 자

2. 병원 또는 요양소에 장기기거하는 자로서 거동할 수 없는 자

3. 신체에 중대한 장애가 있어 거동할 수 없는 자

4. 선거일에 투표소에 가기 어려운 멀리 떨어진 외딴 섬 중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섬에 거주하는 자

5. 부재자투표소를 설치할 수 없는 지역에 장기기거하는 자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자

공직선거법 제158조(부재자투표)

④거소투표자는 거소에서 관할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송부받은 부재자투표용지에 1인의 후보자를 선택하여 부재자투표용지의 해당 난에 기표한 후 회송용봉투에 넣어 봉함하여 등기우편으로 발송하여야 한다.


3. 결정이유의 요지


(1) 선거권은 국민주권을 현실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수단이자 국민의 의사를 국정에 반영할 수 있는 필수적인 장치일 뿐만 아니라, 국가권력을 구성하고 통제하는 방편이 되고, 국민주권의 원리를 실현하기 위한 헌법상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권리로서 다른 기본권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갖는다. 선거권이 지닌 헌법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적어도 일반인에 대한 선거권의 제한은 불가피한 예외적 사유가 존재할 경우에만 정당화될 수 있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이 부재자투표 내지 거소투표 대상에 청구인들과 같은 선원들을 포함시키지 않고, 거소투표의 방법으로 등기우편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은, 청구인들이 공해상의 선박에서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고, 이는 헌법상 보장된 선거권을 실제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의 내용을 불완전하게 함으로써 헌법이 부여한 청구인들의 선거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는 셈이 된다.


(3) 입법자는 그들에 대한 선거관리가 사실상 곤란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적정한 방법이 없다고 보았을 것이나,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하면서도 해상의 선원들이 투표를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오늘날 발달된 위성설비를 이용하여 원양어업이나 해상운송에 종사하는 선박들의 위치를 쉽게 추적할 수 있고, 탑승한 선원들의 신분에 대한 확인도 가능하다. 또한 국외의 구역을 항해하는 원양어선이나 외항상선 등은 대부분 인공위성장치를 이용한 모사전송(Facsimile, 팩스) 시스템 등의 전자통신 장비를 갖추고 있으므로, 법률상 선원들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가지며, 선박의 운항관리에 책임을 지고, 승무원명부 및 항해일지 등을 기록·유지할 책임을 지니는 선장의 엄정한 관리 아래 그러한 현대적인 과학기술 장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선원들의 투표권 행사는 가능하다. 이러한 제도를 취하는 외국(일본)의 사례도 존재한다.


(4) 이러한 선거방식이 비밀선거 원칙을 저해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설사 모사전송을 이용한 투표 절차나 그 전송 과정에서 비밀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국민주권 원리나 보통선거 원칙에 따라 선원들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충실히 보장하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이라 할 수도 있으므로, 선거권 내지 보통선거 원칙과 비밀선거 원칙을 조화적으로 해석할 때, 이를 두고 헌법에 위반된다 할 수 없다.


(5)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대한민국 국외의 구역을 항해하는 선박에서 장기 기거하는 선원들이 선거권을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적이고 기술적인 방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선거의 공정성이나 선거기술상의 이유만을 들어 선거권 행사를 위한 아무런 법적 장치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은, 국민들의 선거권 행사를 부인할만한 ‘불가피한 예외적인 사유’를 인정할 수 없고, 선거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6)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어느 범위의 선원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는 입법자가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하여야 할 사항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들 외의 다른 국민의 선거권 행사는 보장하고 있으므로 법적 공백이나 혼란을 예방하기 위하여 적용중지를 명하지 않고,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하여 적용하도록 명하기로 한다.


※ 주문 표시에 대한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


먼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에 장기간 거주하는 선원들은 선거인명부가 작성·비치된 투표소에 출석하여 투표할 수 없고, 공직선거법 제38조와 제158조는 그들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부재자투표의 절차와 방법을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이는 다수의견이 밝힌 바와 같이 국민주권의 행사방법인 선거권의 행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원양선박의 선원들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려면 공직선거법 제158조가 규정하고 있는 부재자투표의 방법으로는 부적절하거나 충분하지 않다. 인터넷투표나 팩시밀리투표 등의 방법과 절차를 강구할 필요가 있고, 그러한 방법의 투표절차에서 1회에 한하여 투표하도록 관리하고, 투표의 비밀을 보장하는 방안을 아울러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어떠한 범위의 선원에게 어떠한 방법과 절차로 투표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선거권의 보장과 공정한 선거관리를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이다. 기존의 부재자투표의 방법·절차와는 다른 방법과 절차를 신설하여야 할 것이므로 공직선거법 제38조 제3항과 제158조 제4항을 개정할 수도 있고 다른 조항을 신설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공직선거법 제38조와 제158조가 원양선박의 선원이 이용할 수 있는 부재자투표의 방법과 절차를 규정하지 아니한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선언하는데 그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공직선거법 제38조 제3항과 제158조 제4항이 규정하고 있는 내용들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들 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를 선언하여서는 아니된다.

[판례]주민투표법 제5조 위헌확인(헌법불합치,각하)(2007.06.28,2004헌마643)

 

주민투표법 제5조 위헌확인(헌법불합치,각하)(2007.06.28,2004헌마643)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李東洽 재판관)는 2007년 6월 28일 주민투표법(2004. 1. 29 법률 7124호로 제정된 것) 제5조 제1항 중 “그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선고하면서, 2008.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위 법률조항 부분들의 잠정적용을 명하였다.(일부는 각하됨) 이 결정은 재판관 조대현의 주문 표시에 대한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1. 사건의 개요


청구인들은 모두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한 일본 영주권자들로서 현재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만 20세 이상의 국민들이다. 청구인들은 주민투표법 제5조가 국민인 주민 중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와 일정요건을 갖춘 외국인에 대해서만 주민투표권을 부여함으로써 청구인들과 같이 재외국민으로서 국내거소신고만을 할 수 있고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주민들을 차별하고 있는 것은 청구인들의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04. 8. 1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2005. 11. 16. 청구취지 변경을 통해 공직선거법 제15조 제2항에 대한 청구를 추가하였으나 각하되었으므로, 이 부분은 생략함.)


2. 심판의 대상 및 관련규정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주민투표법(2004. 1. 29. 법률 7124호로 제정된 것; 이하에서 이를 ‘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 중 “그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에 관한 부분이며,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과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민투표법(2004. 1. 29. 법률 7124호로 제정된 것)

제5조 (주민투표권) ① 20세 이상의 주민으로서 제6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투표인명부작성기준일 현재 그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8조의 규정에 의하여 선거권이 없는 자를 제외한다.)는 주민투표권이 있다.

② 20세 이상의 외국인으로서 출입국관리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대한민국에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자격(체류자격변경허가 또는 체류기간연장허가를 통하여 계속 거주할 수 있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갖춘 자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자는 주민투표권이 있다.


3. 결정이유의 요지


국내거주 재외국민은 주민등록법 제6조 제3항에 따라 해외이주를 포기한 후가 아니면 주민등록을 할 수 없고 재외동포법에 의한 국내거소신고만을 할 수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주민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 국내거주 재외국민은 소득활동이 있을 경우 납세의무를 부담하며 남자의 경우 병역의무이행의 길도 열려 있다. 나아가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내에서 ‘주민등록이 된 국민인 주민’과 같은 환경 하에서 생활하면서 동등한 책임을 부담하고 또 권리를 향유한다.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안에 주소를 가진 자는 그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으로서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소속지방자치단체의 재산과 공공시설을 이용할 권리와 균등하게 행정의 혜택을 받을 권리를 가지는 것이다.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주요결정사항에 대한 주민투표(법 제7조 제1항)의 결과는 주민등록이 가능한 국민인 주민은 물론 이 사건 청구인들과 같이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국내거주 재외국민에게도 그 미치는 영향에 있어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


한 국가정책에 관한 주민투표(법 제8조 제1항), 즉 지방자치단체의 폐치·분합 또는 구역변경에 관한 주민투표는 단순히 행정단위나 행정구역의 개편 차원을 넘어 폐치·분합 또는 구역변경의 대상이 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으며, 국내거주 재외국민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주요시설의 설치와 관련하여 주민투표가 실시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 법 제5조 제2항은 출입국관리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대한민국에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자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외국인’에게 주민투표권을 부여하고 있고,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의 주민투표조례는 20세 이상의 자로서 투표인명부 작성기준일 현재 당해 지방자치단체에 주소를 두고 있고, 영주의 체류자격을 갖춘 외국인에게 주민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이 일반적 경향인바,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주요결정사항에 대한 주민투표나 지방자치단체의 폐치·분합 또는 구역변경, 주요시설의 설치 등 국가정책의 수립에 관하여 주민의 의견을 듣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에 대한 주민투표의 결과가 그 법적 및 사실적 효과라는 측면에서 국내거주 재외국민과 외국인간에 본질적으로 달리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민투표의 대상이 되는 사항과의 관련성 내지 이해관계의 밀접성이라는 점에서 양자간에 본질적 차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 재외동포법은 재외동포체류자격으로 입국한 외국국적동포에 대해 외국국적동포 국내거소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고, 2년 상한의 체류기간을 초과하여 계속 체류하고자 할 경우 체류기간연장허가를 받아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동법 시행령은 재외동포체류자격외의 자격으로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국적동포의 경우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재외동포체류자격으로 변경허가를 받은 때에는 국내거소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법 제5조 제2항의 문언에 의하면, 외국인으로서 출입국관리 관계법령에 의하여 ‘대한민국에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자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자에게 주민투표권을 인정하되, 그와 같이 ‘대한민국에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자격’에 ‘체류자격변경허가 또는 체류기간연장허가를 통해 계속 거주할 수 있는 경우’도 포함시키고 있다. 결국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기에 따라서는’ 외국국적동포의 경우에도 주민투표권이 인정될 수 있다.


○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은 주민등록만을 요건으로 주민투표권의 행사 여부가 결정되도록 함으로써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국내거주 재외국민’을 ‘주민등록이 된 국민인 주민’에 비해 차별하고 있고, 더 나아가 ‘주민투표권이 인정되는 외국인’과 ‘주민투표권이 인정될 여지가 있는 외국국적동포’와의 관계에서도 차별을 행하고 있는바, 그와 같은 차별에 아무런 합리적 근거도 인정될 수 없으므로 국내거주 재외국민인 이 사건 청구인들의 헌법상 기본권인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이다.


4. 헌법불합치 결정과 잠정적용 명령


○ 국내거주 재외국민에 대해 원칙적으로 주민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이 헌법적으로 요청된다 하더라도 주민투표권 행사의 요건으로서 일정기간의 거주요건을 부과할 것인지, 부과한다면 그 최소기간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그와 같은 문제들은 궁극적으로 입법형성의 권한을 가진 입법자가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사항에 속한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이 단순위헌으로 선언되어 즉시 효력을 상실할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향후 주민투표를 제대로 실시할 수 없게 되는 법적 혼란상태가 초래될 것임이 명백하다.


○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에 대하여 잠정적용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는 늦어도 2008. 12. 31.까지 개선입법을 이행하여야 하고, 그때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은 2009. 1. 1.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 주문 표시에 대한 별개의견(재판관 曺大鉉)


법 제5조 제1항의 위헌성은 국내거소신고를 한 재외국민을 주민투표권자로 규정하지 아니한 점에 있는 것이므로, 그 점을 특정하여 “법 제5조 제1항이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 안에 국내거소신고를 한 재외국민을 주민투표권자로 규정하지 아니한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여야 한다.


○ 다수의견이 법 제5조 제1항이 주민등록자로 “한정한 것”이 위헌이라는 취지라면, 주문에 그러한 취지를 명시하여야 하고, “한정한 것”에 대한 위헌 선언은 바로 이미 규정되어 있는 주민등록자 외에 다른 내용을 추가로 입법하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기존의 규정 내용에 대하여 잠정적용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4. 결정의 의의


○ 이 사건 결정은 주민등록만을 기준으로 주민투표권을 인정함으로써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국내거주 재외국민의 주민투표권을 박탈하고 있는 주민투표법 제5조 제1항의 위헌성을 확인하는 결정이다. 이 결정은 헌법불합치결정으로서 입법자로 하여금 개선입법을 통해 재외국민으로서 국내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주민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08년 8월 24일 일요일

[판례]실화책임에관한법률 위헌제청(헌법불합치)(2007.08.30,2004헌가25)

 

실화책임에관한법률 위헌제청(헌법불합치)(2007.08.30,2004헌가25)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曺大鉉 재판관)는 2007년 8월 30일 일반 불법행위와는 달리 경과실에 의한 실화의 경우에는 민법 제750조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는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이하 ‘실화책임법’이라 한다)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선고하면서(단순위헌 의견 2인), 위 법률의 적용중지를 명하였다.


1. 사건의 개요


가. 제청신청인들(이하 ‘신청인들’이라 한다)과 주식회사 동산화학(이하 ‘동산화학’이라 한다)은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 일대에 있는 가야집단공장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2003. 6. 15. 03:00경 동산화학 소유 건물의 2층 바닥에 깔린 전선 중 반 단선된 부분의 과열로 전선피복이 탄화되면서 합선되어 화재가 발생하였고, 그 불이 인근에 있던 신청인들의 건물로 번져서 건물과 사무실 집기, 자재, 공장시설 등이 소훼되었다.


나. 신청인들은 2003. 7. 11. 동산화학을 상대로 위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을 제기하였고, 위 소송 진행 중 경과실로 인한 실화의 경우에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하고 있는 실화책임법이 신청인들의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법률심판의 제청을 신청하였는데, 법원은 그 신청을 받아들여 2004. 8. 31.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1961. 4. 28. 법률 제607호로 제정된 것)의 위헌 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

“민법 제750조의 규정은 실화의 경우에는 중대한 과실이 있을 때에 한하여 이를 적용한다.”


3. 결정이유의 요지


가. 실화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의 특별 제한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여, 과실책임주의를 불법행위와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기본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실화책임법은 경과실로 인한 실화의 경우에는 민법 제750조의 적용을 배제하여 과실책임주의를 수정함으로써 실화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특별히 제한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실화책임법은 불법행위 책임의 일반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실화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특별히 제한하는 것이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의 정신에 따라 위와 같이 불법행위 책임을 예외적으로 특별히 제한하는 것은 그 필요성이 인정되는 한도에서 최소한도로 그쳐야 한다.


나. 실화책임법의 필요성과 입법목적


불의 특성으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한 경우에는 불이 생긴 곳의 물건을 태울 뿐만 아니라 부근의 건물 기타 물건도 연소(延燒)함으로써 그 피해가 예상 외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고, 화재피해의 확대 여부와 규모는 실화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대기의 습도와 바람의 세기 등의 여건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그래서 입법자는 경과실로 인한 실화자를 지나치게 가혹한 손해배상책임으로부터 구제하기 위하여 실화책임법을 제정한 것이고, 헌법재판소 1995. 3. 23. 선고 92헌가4등 결정이 밝힌 바와 같이 오늘날에 있어서도 실화책임법의 필요성은 여전히 존속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 실화책임법의 합리성·제한최소성·법익균형성


실화책임법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으로서, 경과실로 인한 화재의 경우에 실화자의 손해배상책임을 감면하여 조절하는 방법을 택하지 아니하고, 실화자의 배상책임을 전부 부정하고 실화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도 부정하는 방법을 채택하였다.


그러나 화재피해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과실 정도가 가벼운 실화자를 가혹한 배상책임으로부터 구제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실화책임법이 채택한 방법은 입법목적의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벗어나 지나치게 실화자의 보호에만 치중하고 실화피해자의 보호를 외면한 것이어서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경과실의 경우에는 민법 제765조에 의하여 구체적인 사정에 맞추어 실화자의 배상책임을 경감시킴으로써 실화자의 가혹한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음에도 경과실로 인한 화재의 경우에 실화자의 책임을 전부 부정하고 그 손실을 모두 피해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실화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입법목적상 필요한 최소한도를 벗어나 과도하게 많이 제한하는 것이다.


게다가 화재 피해자에 대한 보호수단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아니한 상태에서, 화재가 경과실로 발생한 경우에 화재와 연소의 규모와 원인, 피해의 대상과 내용·범위, 실화자의 배상능력, 피해품에 대한 화재보험 가입 여부, 피해자의 재산정도 등 손해의 공평한 분담에 관한 여러 가지 사항을 전혀 고려하지 아니한 채, 일률적으로 실화자의 손해배상책임과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부정하는 것은, 일방적으로 실화자만 보호하고 실화피해자의 보호를 외면한 것으로서 실화자 보호의 필요성과 실화피해자 보호의 필요성을 균형있게 조화시킨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라. 헌법불합치결정 이유


이와 같이 실화책임법이 위헌이라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화재와 연소(延燒)의 특성상 실화자의 책임을 제한할 필요성이 있고, 그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실화자의 책임한도를 경감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경과실 실화자의 책임을 감면하는 한편 그 피해자를 공적인 보험제도에 의하여 구제하는 방안 등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그 방안의 선택은 입법기관의 임무에 속하는 것이다. 따라서 실화책임법에 대하여 단순위헌을 선언하기 보다는 헌법불합치를 선고하여 개선입법을 촉구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다만 실화책임법을 계속 적용할 경우에는 경과실로 인한 실화피해자로서는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되는 위헌적인 상태가 계속되므로, 입법자가 실화책임법의 위헌성을 제거하는 개선 입법을 하기 전에도 실화책임법의 적용을 중지시킴이 상당하다.


이 결정과 달리 실화책임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한 헌법재판소 1995. 3. 23. 선고 92헌가4등 결정은 이 결정의 견해와 저촉되는 한도에서 변경한다.


* 재판관 이동흡의 보충의견


실화책임법과 같이 경과실로 인한 실화의 경우 일률적으로 실화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완전히 부정하는 입법례는 실화자에게 민사상의 배상책임을 지우지 않는 관습이 형성된 일본 이외에는 유례가 없다.


특히 우리의 경우에는 일본과 같은 관습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실화책임법 제정 당시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화재에 취약한 목조건물이 거의 사라지고 대부분 내화성이 강한 건축양식에 따른 대형 건축물이 들어섰으며, 화재의 조기 진압과 예방을 위한 소방관계법령들이 제정 또는 개정됨으로써 실화자를 가혹한 손해배상책임의 부담으로부터 구제한다는 실화책임법의 필요성도 많이 약화되었다.


또한 실화로 인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광산사고, 독성물질로 인한 사고, 가스유출 및 폭발사고, 제방·도로 등의 파괴로 인하여 손해의 범위가 예상외로 확대된 경우에도 과실책임주의를 관철하거나 무과실책임주의 내지 위험책임주의를 도입하여 피해자에 대한 보상의 확대를 도모하고 있는 현대의 입법추세에 비추어 보더라도 실화피해자의 보호를 외면하고 실화자의 구제만을 우선하고 있는 실화책임법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하여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과실로 인한 실화의 경우 실화피해자에 대한 별도의 보호수단을 전혀 인정하지 아니한 채 일률적으로 실화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 자체를 배제하고 있는 실화책임법은 불의 특성과 실화자의 구제만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필요한 정도 이상으로 실화피해자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위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실화책임법의 위헌성은 제정 당시부터 있었던 것이라기보다는 그 후의 건축양식의 변화와 소방행정의 발달 및 관계법령의 정비 등 현실적인 상황의 변경에 의하여 발현된 것이라고 보여지고, 그 위헌성을 제거하는 방법도 다양할 것이므로,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실화책임법의 적용을 중지하는 헌법불합치 의견에 동의하면서 그 이유에 대하여 이와 같이 보충적으로 의견을 밝히는 것이다.


*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송두환의 단순위헌 의견


실화책임법은 실화자를 지나치게 가혹한 부담으로부터 구제하려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경과실로 인한 실화의 경우 실화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는바, 이는 다수의견도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실화자의 보호에만 치중하고 실화피해자의 보호는 외면한 것으로서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수단의 선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실화책임법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하고 있는 기본권제한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여 실화피해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


다만 이와 같이 실화책임법이 실화피해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헌으로 판단되는 이상, 헌법재판소로서는 실화책임법의 외관을 형식적으로 존속시키고 입법부의 개정입법이 있을 때까지 그 적용을 중지시킬 것이 아니라 단순위헌을 선고하여 실화책임법을 법질서에서 제거함으로써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단호한 태도를 취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수의견과 달리 단순위헌 의견을 개진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