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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11일 목요일

태아의 성감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태아의 성감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008년 7월 31일 재판관 8(헌법불합치의견 5인, 단순위헌의견 3인) : 1(합헌의견)의 의견으로 태아성별에 대한 고지를 금지하고 있는 구 의료법 제19조의2에 대하여 이 규정들이 의료인의 직업의 자유와 태아 부모의 태아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였다.


5인의 헌법불합치의견(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에 따르면 구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의 태아성별고지 금지는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방지함으로써 성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입법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고 할 것이나,


낙태가 불가능한 임신 후반기에 이르러서도 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태아 부모의 태아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제한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위 의견에 대해 재판관 3인(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은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낙태죄를 형법이 처벌하고 있는 마당에, 여기에 더하여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들이 태아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성별고지를 금지하는 것은 입법목적 자체가 정당하지 않은 것으로서 단순위헌결정을 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였고,


재판관 1인(재판관 이동흡)은 임신 후반기에도 태아의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태아의 생명보호와 성비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임신 기간 전 기간 동안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은 의료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였다.


다수의견은 이 사건 규정의 태아 성별 고지 금지는 낙태, 특히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방지함으로써 성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해 입법된 것으로서 자녀의 출산과 관련하여 현재에는 남아에 대한 뚜렷한 선호가 존재한다고 단언하기는 곤란하지만,


그 입법 배경이나 남아에 대한 선호가 유난히 두드러졌던 지난날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그 성별의 고지를 금지하여야 할 이유는 존재한다고 할 것이나 임신 기간이 통상 40주라고 할 때, 낙태가 비교적 자유롭게 행해질 수 있는 시기가 있는 반면에, 낙태를 할 경우 태아는 물론, 산모의 생명이나 건강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여 낙태가 거의 불가능하게 되는 시기도 있게 되는데,


이와 같이 낙태 그 자체의 위험성으로 인하여 낙태가 사실상 이루어질 수 없는 임신 후반기에는 태아에 대한 성별 고지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더라도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가 행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별을 이유로 하는 낙태가 임신 기간의 전 기간에 걸쳐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이 사건 규정이 낙태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는 시기에 이르러서도 태아에 대한 성별 정보를 태아의 부모에게 알려 주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의료인과 태아의 부모에 대한 지나친 기본권 제한으로서 피해의 최소성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이 사건 규정의 입법 당시에 비하여 남아선호경향이 현저히 완화되고 있고, 전체 성비가 2006년 107.4로 자연성비 106에 근접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과연 성비불균형이 심각한 사회문제인가 하는 것과 태아에 대한 성별고지가 낙태의 원인행위로 작용하고 있는가 하는 점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으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규정이 임신기간 전 기간에 걸쳐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은 과도한 대처라는 이유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것이다.(2005헌바90)


현행 모자보건법 제14조는 일정한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는 낙태를 허용하고 있지만, 모자보건법시행령 제15조 제1항에 따르면, 이러한 예외적인 낙태도 임신한 날로부터 28주가 지나면 이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헌법재판소의 입장도 임신 전 기간에 걸쳐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을 헌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므로 향후 입법자의 결단을 지켜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오늘날 이 사건 규정의 입법 당시에 비하여 남아선호경향이 현저히 완화되어 있는지 의문이며, 현재도 모자보건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불법 낙태가 만연하여 여전히 사회문제가 되고 있고, 생명에 대한 선택권이 없는 인간에게 미리 태아의 성별을 알려주는 것이 과연 부모의 정보접근권을 얼마나 제한하는 것인지도 신중히 검토해 볼 문제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태아의 생명권”이다.

비록 현행법상으로는 태아의 권리가 극히 제한적으로 해석된다고 하더라도, 형법상 낙태죄를 처벌하고 있고, 모자보건법상 예외적 허용요건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는 입법취지를 고려해 본다면 자칫 “태아의 생명권”을 침해하게 될지도 모를 “성별고지”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여러분은 부모에게 태아의 성별을 미리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1. 그렇다. 부모는 미리 알 권리가 있다.

2. 아니다. 불법낙태가 만연할 우려가 있다.

3. 임신초기에는 알려줄 수 없으나, 낙태가 불가능한 임신 28주 이후에는 알려주어도 좋다.

4. 기타의견

http://www.issueplay.com/bettinghouse/viewer/issue_view.aspx?seq=3288


2008년 8월 11일 월요일

[판례]민법 제3조 등 위헌소원 (제762조)(합헌,각하)(2008.07.31,2004헌바81)

 

민법 제3조 등 위헌소원 (제762조)(합헌,각하)(2008.07.31,2004헌바81)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008년 7월 31일 재판관 6(합헌) : 2(한정위헌)의 의견으로 권리능력의 존속기간을 규정한 민법 제3조와 손해배상청구권에 있어서의 태아의 지위를 규정한 민법 제762조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일부 청구인들의 청구는 각하됨).


민법 제762조에 의한 태아의 손해배상청구권이 민법 제3조의 취지를 고려하여 살아서 출생한 태아에게만 인정되는 것으로 해석하더라도 태아 생명권의 보호라는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위 조항들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태아가 살아서 출생한 경우에만 민법 제762조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재판관 2인(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의 각 한정위헌의견이 있다.


1. 사건의 개요


(1) 청구인 신○○와 같은 정○○는 부부이고 청구인 신□□와 같은 신△△은 이들의 자녀이다. 청구인 정○○는 셋째 아이를 임신한 후 2002. 5. 8.경부터 당해사건의 피고(김○○)가 근무하는 ○○의원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았다.


(2) 청구인 정○○는 2002. 7. 22.(임신 16주 2일) 위 의원에서 기형아 검사를 위한 트리플마커 검사를 받았는데 그 결과 에드워드 증후군의 위험도가 1:100 이상으로 증가되었음이 확인되었다. 이에 위 김○○는 태아가 기형아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청구인 정○○의 동의 아래 2002. 7. 25. 양수천자검사를 실시하였으나 위 검사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및 유산의 위험성에 관하여 알려주지 않는 등 의사로서의 의무를 위반하였다.


(3) 청구인 정○○는 2002. 8. 3. △△병원에서 초음파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 양막이 터져 양수가 거의 없음이 확인되었으며 그 다음날(임신 19주) 태아는 태내에서 사망하였다.


(4) 청구인들은 태아도 권리능력이 인정되어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질 수 있고 태아가 사산할 경우 태아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정상적으로 태어났다면 친권자가 되었을 부모에게 상속된다고 주장하며 인천지방법원에 위 김○○를 피고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그 상고심 계속 중 민법 제3조와 제762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대법원 2004카기87)되자 위 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2004. 10. 2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청구인 신○○를 제외한 청구인 정○○, 신□□, 신△△의 각 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한 것으로 각하됨)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3조와 제762조가 위헌인지 여부이다.


제3조(권리능력의 존속기간)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

제762조(손해배상청구권에 있어서의 태아의 지위) 태아는 손해배상의 청구권에 관하여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


3. 결정이유의 요지


가. 법정의견의 요지


(1) 모든 인간은 헌법상 생명권의 주체가 되며, 형성 중의 생명인 태아에게도 생명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태아도 헌법상 생명권의 주체가 되며, 국가는 헌법 제10조에 따라 태아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2) 민법 제3조는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람은 출생한 때로부터 권리(의무)능력을 가지게 된다. 그러므로 출생 전 단계에 있는 태아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권리능력이 부정된다. 하지만 민법은 출생 전의 태아에 대해서도 재산권의 보호나 불법행위로부터의 보호 등 특별히 태아를 보호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개별규정을 두어 태아를 보호하고 있다.


따라서 예외적이긴 하지만 출생 전 생명인 태아도 민법상 보호를 받을 수 있으며, “태아는 손해배상의 청구권에 관하여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762조 또한 그러한 예외적 보호규정들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법원은 태아에 대한 개별적 보호규정들을 해석함에 있어 민법 제3조의 취지를 고려하여 태아가 살아서 출생한 경우에 한해 소급적으로 태아라도 권리능력을 갖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이른바 정지조건설). 위와 같은 해석에 따르면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태아가 살아서 출생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사망에 이른 경우에는 권리능력 내지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될 여지가 없게 된다.


(3) 국가가 적극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반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에는 설사 그 보호의 정도가 국민이 바라는 이상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여 언제나 헌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의 이행은 입법자의 입법을 통하여 비로소 구체화되는 것이고, 국가가 그 보호의무를 어떻게 어느 정도로 이행할 것인지는 입법자가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입법정책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입법재량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입법자가 기본권 보호의무를 최대한 실현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그러한 이상적 기준이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기준이 될 수는 없으며, 헌법재판소는 권력분립의 관점에서 소위 “과소보호금지원칙”을, 즉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하여 적어도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했는가를 기준으로 심사하게 된다. 따라서 입법부작위나 불완전한 입법에 의한 기본권의 침해는 입법자의 보호의무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 있는 경우에만 인정될 수 있다.


(4) 태아는 형성 중의 인간으로서 생명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국가는 태아를 위하여 각종 보호조치들을 마련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그와 같은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로부터 태아의 출생 전에, 또한 태아가 살아서 출생할 것인가와는 무관하게, 태아를 위하여 민법상 일반적 권리능력까지도 인정하여야 한다는 헌법적 요청이 도출되지는 않는다.


법치국가원리로부터 나오는 법적안정성의 요청은 인간의 권리능력이 언제부터 시작되는가에 관하여 가능한 한 명확하게 그 시점을 확정할 것을 요구한다. 따라서 인간이라는 생명체의 형성이 출생 이전의 그 어느 시점에서 시작됨을 인정하더라도, 법적으로 사람의 시기를 출생의 시점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헌법적으로 금지된다고 할 수 없다.


(5) 형법은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자연적인 분만기 이전에 인위적인 수단으로 태아를 모체 밖으로 배출시키거나, 모체 내에서 태아를 살해하는 행위를 낙태에 관한 죄(형법 제269조, 제270조)로 처벌하고 있고, 모자보건법 제14조는 예외적으로 5가지 정당화사유에 한해 낙태를 허용하고 있으며, 또한 동법 시행령 제15조는 인공임신중절행위에 대해 임신한 날로부터 28주 이내에만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낙태를 시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입법자는 형법과 모자보건법 등 관련 규정들을 통하여 태아의 생명에 대한 직접적 침해위험을 규범적으로 충분히 방지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태아가 사산한 경우에 한해서 태아 자신에게 불법적인 생명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하여 단지 그 이유만으로 입법자가 태아의 생명보호를 위해 국가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보호조치마저 취하지 않은 것이라 비난할 수는 없다.


(6) 생명의 연속적 발전과정에 대해 동일한 생명이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동일한 법적 효과를 부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동일한 생명이라 할지라도 법질서가 생명의 발전과정을 일정한 단계들로 구분하고 그 각 단계에 상이한 법적 효과를 부여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경우에도 ‘살아서 출생한 태아’와는 달리 ‘살아서 출생하지 못한 태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청구권을 부정함으로써 후자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으나 이러한 결과는 사법(私法)관계에서 요구되는 법적안정성의 요청이라는 법치국가이념에 의한 것으로 헌법적으로 정당화된다 할 것이므로, 그와 같은 차별적 입법조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곧 국가가 기본권 보호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입법적 조치를 다하지 않아 그로써 위헌적인 입법적 불비나 불완전한 입법상태가 초래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7)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권리능력의 존재 여부를 출생시를 기준으로 확정하고 태아에 대해서는 살아서 출생할 것을 조건으로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한다 할지라도 이러한 입법적 태도가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명백히 일탈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국가의 생명권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이라 볼 수 없다.


나. 재판관 조대현의 한정위헌의견 요지


(1) 민법 제762조는 태아가 출생하기 전에도 손해배상청구권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능력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권리능력의 존속시기에 관한 일반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3조에 대한 예외를 규정한 특별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특별규정인 민법 제762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일반규정인 민법 제3조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2) 그런데 대법원은 민법 제762조를 적용함에 있어, 태아는 살아서 출생한 경우에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진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법률해석은 태아가 살아서 출생한 경우에만 태아를 보호하는 것이므로, 살아서 출생한 사람만 태아 기간 중에 발생한 불법행위 시기에 소급하여 보호할 뿐, 태어나기 전의 태아 자체는 보호하지 않는 셈으로 된다.


그리고 타인의 불법행위로 태아가 부상하거나 부모가 사망한 경우에는 태아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하지만, 불법행위로 태아가 사망한 경우에는 태아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부정하게 된다. 이러한 법률해석은 태아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려는 민법 제762조의 취지를 축소시켜서 헌법 제10조에 의하여 보장되는 태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3) 결국 태아가 살아서 출생한 경우에만 민법 제762조가 적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헌법 제10조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여야 한다.


다. 재판관 김종대의 한정위헌의견 요지


(1) “태아는 손해배상의 청구권에 관하여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는 민법 제762조를 ‘태아가 살아서 출생한 경우에만 손해배상청구권을 취득하되 다만 그 청구권의 발생 시기만 태아 당시로 소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면, 생명을 침해당한 태아는 이미 살아서 출생할 수 없음이 명백해졌으므로 손해배상청구권을 취득할 수 없게 되고, 태아의 생명을 침해한 자는 태아에 대하여 아무런 사법상 책임을 지지 않게 된다.


이는 국가가 태아의 생명을 실체적인 가치로 인정하지 않고 허구적이고 조건적인 것으로 인식함으로써 태아의 생명을 경시하는 것으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개인의 생명을 보호하여야 할 국가가 그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결과이다.


민법 제762조를, 살아서 출생한 태아에 한해서만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함으로 인한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 해태는, 태아가 불법적인 침해행위로 사망한 경우와 단지 상해만을 입어 출생한 경우를 비교해 보면 더욱 명백해 진다. 불법적인 침해행위를 당한 태아가 상해를 입고 출생하면 태아는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권을 취득하지만, 그 불법적인 침해행위로 사망한 경우에는 태아는 아무런 손해배상청구권을 취득할 수 없게 되는데, 이러한 결과는 태아의 신체를 훼손한 자는 사법상의 책임을 지지만 태아의 생명을 침해한 자는 아무런 사법상의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는 헌법이 부여하고 있는 태아에 대한 기본권 보호 의무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 할 것이다.


(2) 그러므로 민법 제762조가 태아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살아서 출생한 태아의 경우에만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기본권 보호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10조 제2문에 위반하여 태아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생명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

2008년 8월 9일 토요일

[판례]의료법 제19조의 2 등 위헌소원 (제52조 제1항, 제53조의 3)(헌법불합치,2005헌바90)

 

의료법 제19조의 2 등 위헌소원 (제52조 제1항, 제53조의 3)

(헌법불합치)(2008.07.31,2005헌바90)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008년 7월 31일 재판관 8(헌법불합치의견 5인, 단순위헌의견 3인) : 1(합헌의견)의 의견으로 태아성별에 대한 고지를 금지하고 있는 구 의료법 제19조의2에 대하여 이 규정들이 의료인의 직업의 자유와 태아 부모의 태아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였다.


구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의 태아성별고지 금지는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방지함으로써 성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입법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고 할 것이나, 낙태가 불가능한 임신 후반기에 이르러서도 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태아 부모의 태아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제한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한편, 위 구 의료법 규정은 개정되어 내용에는 변함이 없이 그 조문의 위치를 의료법 제20조 제2항으로 옮겼는바, 이 규정 역시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태아 부모의 태아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하였다.


다만 위와 같은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들에 대해 단순위헌결정을 할 경우 태아의 성별 고지 금지에 대한 근거 규정이 사라져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하게 될 것이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하기로 하는바, 의료법 제20조 제2항은 입법자가 2009. 12. 31.을 기한으로 새 입법을 마련할 때까지 잠정 적용하기로 하며, 구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은 이미 개정되어 효력을 상실하고 있지만, 2005헌바90 당해사건과 관련하여서는 여전히 그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당해사건과 관련하여 그 적용을 중지하고, 국회가 의료법 규정을 개정하면 그 개정법률을 적용하도록 하였다.


위 의견에 대해 재판관 3인(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은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낙태죄를 형법이 처벌하고 있는 마당에, 여기에 더하여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들이 태아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성별고지를 금지하는 것은 입법목적 자체가 정당하지 않은 것으로서 단순위헌결정을 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였고,


재판관 1인(재판관 이동흡)은 태아의 부가 청구한 2004헌마1010 사건의 경우는 기본권 침해가능성이 없으므로 각하를 하여야 하고, 의료인이 청구한 2005헌바90 사건에 대해서는, 임신 후반기에도 태아의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태아의 생명보호와 성비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임신 기간 전 기간 동안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은 의료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였다.


1. 사건의 개요


(1) 2004헌마1010 사건


청구인은 2003. 3. 23. 청구외 이OO과 결혼하여 2003. 4.경 혼인신고를 마쳤고, 위 이OO이 2004. 5.경 임신하여 2004. 12. 23. 초음파검사를 받음에 있어 의사에게 태아의 성별을 알려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담당의사는 '의료인은 태아 또는 임부에 대한 진찰이나 검사를 통하여 알게 된 태아의 성별을 임부 본인, 그 가족 기타 다른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으로 인하여 태아의 성별을 알려줄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위 의료법 규정이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출산을 한 달 정도 앞둔 2004. 12. 2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2005헌바90 사건


청구인은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1999년경부터 서울 동작구에서 산부인과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장관(현 보건복지가족부장관, 이하 현행 명칭을 사용한다)은 2005. 5. 4. 청구인이 2001. 7.부터 3차례에 걸쳐 산모인 최OO에게 태아의 성별을 확인하여 주어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청구인에 대하여 의사면허자격정지 6월을 명하는 처분을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서울행정법원에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을 상대로 하여 위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2005구합16857)하고, 그 재판 계속 중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는바, 서울행정법원은 2005. 10. 5. 위 자격정지처분취소청구를 기각함과 동시에 위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하였다.


그러자 청구인은 2005. 11. 4. 의료법 제19조의2 등이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청구인은 2005. 10. 18. 서울고등법원에 항소(2005누24386)하여 현재 소송 계속 중에 있다.


2. 심판의 대상


(1)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의료법(1987. 11. 28. 법률 제3948호로 개정되고,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의료법’이라 한다) 제19조의2 제2항(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어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2) 한편, 2007. 4. 11. 국회는 위 의료법을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하였는바, 구 의료법 19조의2 제2항은 일부 문언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그 실질적 내용에는 변함이 없이 개정 의료법 제20조 제2항으로 조문의 위치가 변경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으므로 현행 의료법 제20조 제2항도 이 사건 심판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한다.


〈심판대상 규정〉


구 의료법(1987. 11. 28. 법률 제3948호로 개정되고,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의2(태아의 성감별행위 등의 금지) ② 의료인은 태아 또는 임부에 대한 진찰이나 검사를 통하여 알게 된 태아의 성별을 임부 본인, 그 가족 기타 다른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20조(태아 성 감별 행위 등 금지) ② 의료인은 태아나 임부를 진찰하거나 검사하면서 알게 된 태아의 성(性)을 임부, 임부의 가족, 그 밖의 다른 사람이 알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의 헌법불합치 의견


이 사건 규정의 태아 성별 고지 금지는 낙태, 특히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방지함으로써 성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해 입법된 것으로서 자녀의 출산과 관련하여 현재에는 남아에 대한 뚜렷한 선호가 존재한다고 단언하기는 곤란하지만, 그 입법 배경이나 남아에 대한 선호가 유난히 두드러졌던 지난날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그 성별의 고지를 금지하여야 할 이유는 존재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임신 기간이 통상 40주라고 할 때, 낙태가 비교적 자유롭게 행해질 수 있는 시기가 있는 반면에, 낙태를 할 경우 태아는 물론, 산모의 생명이나 건강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여 낙태가 거의 불가능하게 되는 시기도 있다. 예컨대 모자보건법 제14조는 일정한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는 낙태를 허용하고 있지만, 모자보건법시행령 제15조 제1항에 따르면, 이러한 예외적인 낙태도 임신한 날로부터 28주가 지나면 이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임신 후반기에 접어들면 대체로 낙태 그 자체가 위험성을 동반하게 되므로 태아와 산모를 보호하기 위해 이를 절대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이 낙태 그 자체의 위험성으로 인하여 낙태가 사실상 이루어질 수 없는 임신 후반기에는 태아에 대한 성별 고지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더라도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가 행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별을 이유로 하는 낙태가 임신 기간의 전 기간에 걸쳐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이 사건 규정이 낙태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는 시기에 이르러서도 태아에 대한 성별 정보를 태아의 부모에게 알려 주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의료인과 태아의 부모에 대한 지나친 기본권 제한으로서 피해의 최소성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다.


한편, 우리 형법은 성별에 따른 낙태뿐만 아니라 모든 경우의 낙태를 방지하기 위하여 낙태죄를 형사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와는 별도로 이 사건 규정은 여러 가지 낙태 중에서 특히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근절시킨다는 명목 하에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고 있다. 형법상 낙태죄만 가지고는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방지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고, 이 사건 태아의 성별고지금지 제도를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이 사건 규정의 입법 당시에 비하여 남아선호경향이 현저히 완화되고 있고, 전체 성비가 2006년 107.4로 자연성비 106에 근접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과연 성비불균형이 심각한 사회문제인가 하는 것과 태아에 대한 성별고지가 낙태의 원인행위로 작용하고 있는가 하는 점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규정이 임신기간 전 기간에 걸쳐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은 과도한 대처라고 할 것이다.


한편, 태아의 생명은 중요한 법익으로서 국가는 이를 보호할 책임이 있으나 태아의 생명에 대한 보호가 그다지 문제되지 않는 시기에 접어들어서까지 태아의 생명 보호를 이유로 의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나 임부 및 그 가족의 기본권을 무조건 제한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규정은 공익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이 거의 제기되지 않는 낙태 불가능 시기 이후에도 의사가 자유롭게 직업수행을 하는 자유를 제한하고, 임부나 그 가족의 태아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하여 의사 또는 임부나 그 가족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는바, 이는 과도한 사익의 침해로서 기본권 제한의 법익 균형성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규정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의사의 직업수행의 자유 및 임부나 그 가족이 태아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 등을 침해하고 있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할 것이다.


한편, 국회는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이 사건 의료법을 전부 개정하여 위 19조의2 제2항이 개정 의료법 제20조 제2항으로 변경되었으나 그 규율 내용에 있어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따라서 위 개정 규정에 관하여도 여전히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 및 태아 부모의 태아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등의 문제가 그대로 발생한다고 할 것인바, 법질서의 정합성과 소송경제의 측면에서 개정된 의료법에 대해서도 이 사건 규정과 함께 위헌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규정과 함께 의료법 제20조 제2항에 대해서도 위헌을 선언하기로 한다.


다만 위와 같은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들에 대해 단순위헌결정을 할 경우 태아의 성별 고지 금지에 대한 근거 규정이 사라져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하게 될 것이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하기로 하는바, 의료법 제20조 제2항은 입법자가 2009. 12. 31.을 기한으로 새 입법을 마련할 때까지 잠정 적용을 하여야 하며, 구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은 이미 개정되어 효력을 상실하고 있지만, 2005헌바90 당해사건과 관련하여서는 여전히 그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당해사건과 관련하여 그 적용을 중지하고, 국회가 의료법 규정을 개정하면 그 개정 법률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4.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의 단순위헌 의견


우리는 이 사건 규정이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일반적 인격권으로부터 나오는 부모의 태아의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 이외에 부모의 태아에 대한 보호양육권도 제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이 사건 규정의 입법목적은 태아의 성별에 대한 고지를 금지함으로써 낙태, 특히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방지하여 성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 형법은 제269조와 제270조에서 낙태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여아든 남아든 낙태를 금지하여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은 위 형법 규정들에 의하여 충분히 달성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규정이 태아 성별 고지 행위를 태아의 생명을 박탈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태아의 성별 고지 행위 금지에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입법목적을 설정한 것은 그 자체로서 정당화될 수 없다.


태아의 성별고지 행위는 단지 태아의 성별을 알려 주는 행위에 불과할 뿐 태아를 포함하여 그 누구에게도 해가 되는 행위가 아니므로 진료과정에서 알게 된 태아에 대한 성별 정보를 굳이 고지하지 못하도록 금지하여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규정은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5.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가. 2004헌마1010 사건


태아의 성별은 태아의 부모의 의사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연적으로 결정되어지는 것이므로, 태아의 부모가 태아의 성별 정보를 출산 이전에 미리 확인할 자유가 있어 얻을 수 있는 이익이란, 장래 가족의 일원이 될 태아의 성별에 대하여 미리 알고 싶은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호기심의 충족과 태아의 성별에 따른 출산 이후의 양육 준비를 미리 할 수 있다는 사실상 이익에 불과하다.


한편,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으로 인하여 침해받은 태아의 부모의 기본권으로 거론되는 부모의 태아의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라는 것은 헌법 제10조에서 도출되는 일반적 인격권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부모의 태아에 대한 보호양육권은 이미 태어나지도 아니한 태아에 대하여서까지 부모의 양육권을 확대하여 인정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수긍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으로 인하여 태아의 부(父)인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될 여지는 없다 할 것이므로, 2004헌마1010 사건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


나. 2005헌바90 사건


임신 후반기에도 태아의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고, 임신 후반기의 낙태는 임부의 생명까지도 위태롭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므로, 태아의 생명보호와 성비의 불균형 해소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임신 기간 전 기간 동안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이 불가피하고,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태아의 생명보호 등과 같은 공익의 중대성에 비하여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으로 인한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의 제한 정도는 극히 미미한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은 기본권제한에 있어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http://www.issueplay.com/bettinghouse/viewer/issue_view.aspx?seq=3288

2008년 8월 6일 수요일

태아의 성감별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008년 7월 31일 재판관 8(헌법불합치의견 5인, 단순위헌의견 3인) : 1(합헌의견)의 의견으로 태아성별에 대한 고지를 금지하고 있는 구 의료법 제19조의2에 대하여 이 규정들이 의료인의 직업의 자유와 태아 부모의 태아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였다.


5인의 헌법불합치의견(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에 따르면 구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의 태아성별고지 금지는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방지함으로써 성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입법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고 할 것이나,


낙태가 불가능한 임신 후반기에 이르러서도 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태아 부모의 태아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제한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위 의견에 대해 재판관 3인(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은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낙태죄를 형법이 처벌하고 있는 마당에, 여기에 더하여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들이 태아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성별고지를 금지하는 것은 입법목적 자체가 정당하지 않은 것으로서 단순위헌결정을 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였고,


재판관 1인(재판관 이동흡)은 임신 후반기에도 태아의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태아의 생명보호와 성비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임신 기간 전 기간 동안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은 의료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였다.


다수의견은 이 사건 규정의 태아 성별 고지 금지는 낙태, 특히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방지함으로써 성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해 입법된 것으로서 자녀의 출산과 관련하여 현재에는 남아에 대한 뚜렷한 선호가 존재한다고 단언하기는 곤란하지만,


그 입법 배경이나 남아에 대한 선호가 유난히 두드러졌던 지난날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그 성별의 고지를 금지하여야 할 이유는 존재한다고 할 것이나 임신 기간이 통상 40주라고 할 때, 낙태가 비교적 자유롭게 행해질 수 있는 시기가 있는 반면에, 낙태를 할 경우 태아는 물론, 산모의 생명이나 건강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여 낙태가 거의 불가능하게 되는 시기도 있게 되는데,


이와 같이 낙태 그 자체의 위험성으로 인하여 낙태가 사실상 이루어질 수 없는 임신 후반기에는 태아에 대한 성별 고지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더라도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가 행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별을 이유로 하는 낙태가 임신 기간의 전 기간에 걸쳐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이 사건 규정이 낙태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는 시기에 이르러서도 태아에 대한 성별 정보를 태아의 부모에게 알려 주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의료인과 태아의 부모에 대한 지나친 기본권 제한으로서 피해의 최소성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이 사건 규정의 입법 당시에 비하여 남아선호경향이 현저히 완화되고 있고, 전체 성비가 2006년 107.4로 자연성비 106에 근접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과연 성비불균형이 심각한 사회문제인가 하는 것과 태아에 대한 성별고지가 낙태의 원인행위로 작용하고 있는가 하는 점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으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규정이 임신기간 전 기간에 걸쳐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은 과도한 대처라는 이유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것이다.(2005헌바90)


현행 모자보건법 제14조는 일정한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는 낙태를 허용하고 있지만, 모자보건법시행령 제15조 제1항에 따르면, 이러한 예외적인 낙태도 임신한 날로부터 28주가 지나면 이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헌법재판소의 입장도 임신 전 기간에 걸쳐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을 헌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므로 향후 입법자의 결단을 지켜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오늘날 이 사건 규정의 입법 당시에 비하여 남아선호경향이 현저히 완화되어 있는지 의문이며, 현재도 모자보건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불법 낙태가 만연하여 여전히 사회문제가 되고 있고, 생명에 대한 선택권이 없는 인간에게 미리 태아의 성별을 알려주는 것이 과연 부모의 정보접근권을 얼마나 제한하는 것인지도 신중히 검토해 볼 문제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태아의 생명권”이다. 비록 현행법상으로는 태아의 권리가 극히 제한적으로 해석된다고 하더라도, 형법상 낙태죄를 처벌하고 있고, 모자보건법상 예외적 허용요건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는 입법취지를 고려해 본다면 자칫 “태아의 생명권”을 침해하게 될지도 모를 “성별고지”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