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7일 토요일

[습작] 달(月)

 



달(月)





텅 빈 운동장 한켠에 잠든 고양이,

내 눈길에 놀라 눈뜬 새벽

바람이 어둠을 몰아 쉬고 있고


침묵의 아파트 숲,

젖은 안개는 겨울을 막 벗은 맨 몸 그대로

용의선상의 달빛을 쫒고 있다


놀란 고양이 본능처럼 깃털을 세우더니

베란다 창살에 걸린 달빛을 쫒아

비상(飛上)한다 


그렇게 또 하나의 새벽이 되고,

울타리에 갇힌 꿈은 아직도 

어제의 밤을 방황한다

 

한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미련때문인지

언제나처럼 뒤늦은 추적(追跡)에


늘어진 그림자만 길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