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8일 월요일

[판례]대한민국정부와 중화인민공화국정부간의 마늘교역에 관한 합의서 등 위헌확인(각하)(2004.12.16,2002헌마579)

 

대한민국정부와 중화인민공화국정부간의 마늘교역에 관한 합의서 등 위헌확인(각하)(2004.12.16,2002헌마579)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전효숙 재판관)는 2004. 12. 16.(목) 마늘을 재배하여오던 농민들인 청구인들이 2000. 7. 31. 정부의 마늘교역에 관한 중국과의 합의 중 2003. 1. 1.부터 한국의 민간기업이 자유롭게 수입할 수 있다고 한 내용부분과 이를 국민에게 알리지 아니한 외교통상부장관의 부작위가 청구인들의 알 권리와 재산권 등을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며 청구한 헌법소원심판사건에 대하여 내용부분에 대하여는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부작위에 부분에 대하여는 정부의 작위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두 각하하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현저히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 아닌 한 이 사건의 고시류 조약체결과 관련한 정부의 권한행사 및 그 내용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못하므로 각하해야한다는 권성 재판관의 별개의견이 있다.


1. 사건의 개요


(1) 2000. 7. 31. 우리 정부의 통상대표는 중국의 통상대표와 대한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간의 마늘교역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하였다. 위 합의내용에 의하면 대한민국은 2000년부터 3년간 매년 일정량의 중국산 마늘을 수입하기로 하고 중국은 한국산 휴대전화단말기 등에 대한 수입중단조치를 철회하기로 하였으며 다만 한국이 이미 행한 3년간의 중국산 마늘에 대한 긴급수입제한 조치를 계속 유지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외교통상부는 2000. 8. 1.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산 마늘의 수입물량은 1999년도 수입물량 이하로 사실상 동결되었다고 공개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홍보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중국과의 위 합의의 내용 중 ‘2003. 1. 1.부터 한국의 민간기업이 자유롭게 수입할 수 있다’는 내용이 부가되어 있었으며, 이는 한국 통상대표가 위 합의서의 ‘부속서한’의 형태로 작성하여 중국측에 전달되었다. 이와 같은 부속서의 내용은 외교통상부가 공개하지 아니하여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아니한 상태로 있다가 위 긴급수입제한 조치의 연장 여부와 관련하여 무역위원회가 이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언론의 취재에 의하여 알려지고 2002. 7. 16. 신문보도를 통하여 국민들에게 공개되었다.


(2) 청구인들은 마늘을 재배하여오던 농민들로서 중국산 마늘이 대량 수입되어 싼 가격에 유통되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하여 마늘교역에 관한 중국과의 위 합의 중 2003. 1. 1.부터 한국의 민간기업이 자유롭게 수입할 수 있다고 한 부속서의 내용부분과 위 내용을 국민에게 알리지 아니한 외교통상부장관의 부작위가 청구인들의 알 권리와 재산권 등을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로 2002. 9. 1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1) 이 사건에서 중국산 마늘에 대한 수입제한조치는 중국산 마늘의 수입이 단기간에 급격히 증대할 경우 국내시장의 가격에 중대한 영향을 주고 이에 따라 국내 마늘재배농가의 경영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지 위하여 3년의 기한으로 행하여진 것이다. 이는 당면한 구체적 경제상황에 적응하지 못한 농가를 한시적으로 보호하여 대응조치를 할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한 것일 뿐, 장기간 혹은 기한 없이 계속적으로 중국산 마늘에 대한 수입장벽을 지속하여 마늘재배농가에 유리한 경제적 법적 상황을 확보하여 주기 위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마늘재배농가에게 위 수입제한조치가 다시 연장되는 것에 대한 어떠한 법적 신뢰도 부여될 수 없고, 마늘재배농가는 단지 기존의 수입제한조치를 활용하여 자신의 계획에 따라 경영을 조정하여야 할 뿐이므로 국가가 이러한 제한조치를 연장하지 아니한다고 하여도 마늘재배농가인 청구인들의 재산권이 제한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수입제한조치하의 마늘재배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재산권으로 보장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 계속적인 경영이 가능한 마늘재배의 기회가 기본권으로서 보장되는 것은 아니므로 경영상황의 악화로 마늘재배를 중단해야 하더라도 이로써 청구인들이 직업선택의 자유에 어떠한 영향을 받는 다고 볼 수 없다.


게다가 청구인들은 기본권 침해의 주장과 별도로 적법절차위반과 조약체결에 관한 헌법규정 및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나 모든 국가작용의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춘 적정한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일반적인 헌법원칙의 하나인 적법절차원칙이나 국회와 대통령의 권한의 분배로서 조약의 국회동의 및 대통령의 비준을 규정한 헌법 제60조 제1항과 제70조 또는 권력분립원칙이 그 자체로 청구인들에게 어떠한 주관적인 권리를 보장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알 권리에서 파생되는 정부의 공개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민의 적극적인 정보수집행위, 특히 특정의 정보에 대한 공개청구가 있는 경우에야 비로소 존재하므로, 청구인들의 정보공개청구가 없었던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조항을 사전에 마늘재배농가들에게 공개할 정부의 의무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공포의무가 인정되는 일정범위의 조약의 경우에는 공개청구가 없더라도 알 권리에 상응하는 공개의무가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으나 이 사건 부속서의 경우 그 내용이 이 사건 합의서에 표기된 연도의 의미를 명확히 하고 한국이 이미 행한 3년간의 중국산 마늘에 대한 긴급수입제한 조치를 그 이후에는 다시 연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선언한 것으로 집행적인 성격이 강하고, 특히 긴급수입제한조치의 연장은 국내법상 이해관계인의 산업피해조사 신청이 있는 경우 무역위원회의 조사와 건의를 거쳐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결정하도록 되어 있어(불공정무역행위조사및산업피해구제에관한법률 제20조) 중국과의 합의로 그 연장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볼 수 없는 점에 비추어 헌법적으로 정부가 반드시 공포하여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부여해야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재판관 권성의 별개의견


이 사건 합의서는 소위 고시류조약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러한 고시류조약을 체결하는 행정부의 권한은 성질상 매우 폭넓은 재량을 수반하지 않을 수 없으며 행정부의 이러한 재량은 본질적으로 전술적임과 동시에 전략적인 사항인 데다가 상호주의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어서 결국은 상황을 종합적이고 통시적으로 파악하여 흐름을 장악하는 행정당국자의 식견의 수준에 그 품질이 좌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이 문제에 관하여 일단은 경원(敬遠)의 위치에 서 있으면서 고시류조약체결과 관련하여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현저히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 두드러지게 드러난 경우에 한하여 기본권침해의 유무를 살피는 것이 옳으므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현저히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 아닌 한 이 사건의 고시류조약체결과 관련한 정부의 권한행사 및 그 내용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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