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2조 제2항 위헌제청(합헌)(2004.11.25,2002헌가10)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宋寅準 재판관)는 2004년 11월 25일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확정보험료의 산정근거인 임금총액을 결정하기 곤란한 경우 이를 결정하기 위한 노무비율을 노동부장관의 고시에 위임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2조 제2항이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으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가. 당해사건의 원고인 주식회사 신성은 건설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서 1996년, 97년, 98년도의 확정 산재보험료를 신고․납부하면서 그 기초가 되는 임금총액을 “직영인건비 + [외주비 × 노무비율(총공사금액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의 산식에 의하여 계산하였다.
나. 그런데 노동부장관은 임금총액의 총공사금액에 대한 비율을 산출하여 건설업체의 노무비율를 고시하여 왔을 뿐 하수급업체의 노무비율을 별도로 고시하지는 않았으므로, 당해사건의 피고인 근로복지공단은 “총공사대금 × 노무비율(총공사금액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의 산식에 의하여 임금총액을 산출하고 그에 따른 확정보험료를 계산하여 추가확정 산재보험료를 부과․고지하였다.
다. 이에 위 회사는 서울행정법원에 위 공단을 상대로 위 추가확정 산재보험료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았고, 위 공단이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하자 항소심 법원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2조 제2항 중 제67조 제1항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2002. 6. 14. 직권으로 위헌심판제청결정을 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4. 12. 22. 법률 제4826호로 전면 개정된 것, 이하 “이 법”이라 한다) 제62조 제2항 중 “제6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임금총액을 결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노무비율에 의하여 임금총액을 결정한다”는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여부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2조(보험료의 산정) ② 제65조 제1항 및 제6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임금총액의 추정액 또는 임금총액을 결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노무비율에 의하여 임금총액의 추정액 또는 임금총액을 결정한다.
3. 결정이유의 요지(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여부)
산재보험에 있어서 사업주는 강제적 보험관계에 따라 보험료 납부의무를 부담하는데, 이는 사업주의 재산권을 제약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사업주로 하여금 그가 납부해야 할 보험료의 산정근거가 되는, 임금총액을 정하는 기준인 노무비율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를 쉽사리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업주에게 법적 안정성을 보장해 준다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단지 “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노무비율에 의하여”라고만 규정하고 있으므로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위헌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임금총액은 원칙적으로 실제금액으로 하되 다만 사업이 수차의 도급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등의 이유로 실제 지급한 임금총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예외적으로 임금총액을 노동부장관이 정하는 노무비율을 적용하여 결정함으로써 이를 토대로 산재보험료를 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이와 같은 입법목적에 비추어 본다면, 노무비율이란 이를 적용하여 산정한 임금총액이 실제 임금총액에 근접할 수 있도록 하는 한계 안에서 정하여 함을 알 수 있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예외적 적용
건설업이나 벌목업의 경우에도 임금총액을 결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원수급인은 이 법 제9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하도급 부분에 대하여 하수급인을 산재보험 가입자로 할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다. 노무비율의 의의의 명확성
노무비율이란 사업비 중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임은 널리 알려져 왔으므로 노무비율의 의의가 불명확하다고 할 수는 없다.
라. 노무비율 결정기준․방법․절차의 예측가능성
(1) 이 사건 법률조항과 노무비율의 의의 그리고 관련법조항을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해 보면 노동부장관이 고시로 정할 노무비율의 결정기준․방법․절차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다.
(가) 노무비율의 결정기준
사업비 중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사업의 종류와 내용에 따라 달라질 것임은 명백하므로, 먼저 노무비율은 사업의 종류와 내용별로 나뉘어 결정될 것임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산재법 관련조항의 내용을 종합하여 판단해 보아도 노무비율이 보험가입자가 경영하는 사업의 종류별로 나뉘어 결정될 것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나아가 동종의 사업이라고 해도 사업이 행하여지는 지역과 사업의 규모에 따라 사업비 중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달라질 수 있음은 넉넉히 예측이 가능하고, 산재법관련조항의 내용을 종합하여 판단해 보아도 사업지역과 사업규모가 노무비율을 정하는 기준이 될 것도 예측이 가능하다.
(나) 노무비율의 결정방법
노무비율의 산정을 위한 조사사업장의 범위와 관련하여 본다면, 산재보험법이 적용되는 모든 사업장을 조사대상으로 삼는 방법과 표준사업장을 정하여 표본조사를 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으므로, 조사사업장의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대한 예측도 가능하다.
또한 노무비율은 일정기간을 정하여 그 동안에 지출된 사업비 중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기초로 정할 수밖에 없으며, 이 법은 1년을 단위로 하여 보험료를 신고․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노무비율 역시 적어도 1년 동안 지출된 사업비 중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기초로 결정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다) 노무비율의 결정절차
이 법 제6조와 이 법 시행령 제4조에 의하면, 보험사업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심의하게 하기 위하여 노동부에 “산업재해보상보험심의위원회”를 두고 있다. 노무비율이 보험료산정의 기초가 된다는 점 그리고 보험료는 사업주에게 경제적 부담이 되므로 사업주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노동부장관이 노무비율을 고시하기 이전에 위 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위원회에 부의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마. 벌목업의 노무비율과 노무비율을 적용해야 할 다른 업종의 출현 가능성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벌목업에도 적용되는바 벌목업의 노무비율은 “벌목재적량 1㎥당 00원”으로 고시되므로 건설업에서 사용되는 총공사금액, 하도급공사금액 등의 용어가 사용될 수 없다. 또한, 건설업과 벌목업 이외에 임금총액을 결정하기 곤란한 사업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모든 사업을 총망라한 노무비율의 대강을 법률로 규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바. 노동부장관의 자의적인 법해석과 집행 가능성 배제
앞서 본 산업재해보상보험심의위원회는 근로자를 대표하는 자, 사용자를 대표하는 자 및 공익을 대표하는 자로 구성하므로(제6조 제2항), 이 위원회에서 노무비율에 대한 심의를 할 때에 보험료 납부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를 대표하는 위원이 노무비율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의결권을 행사하게 된다. 따라서 노동부장관이 이 사건 법률조항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노무비율을 정할 가능성은 적다고 봄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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