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법 제37조 제4항 제4호 등 위헌소원(합헌,각하)
(2004.01.29,2001헌바30)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周善會 재판관)는 2004년 1월 29일 재판관 6인의 의견으로 약사법(1991. 12. 31. 법률 제4486호로 개정되고, 2001. 8. 14. 법률 제65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7조 제4항 제4호 중 의약품도매상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는 재판관 3인의 반대의견이 있었다.
1.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2000. 12. 28. 동대문보건소장에게 의약품도매상 허가신청을 하였으나 동대문보건소장은 약사법 제37조 제4항 제4호를 근거로 청구인의 허가신청을 반려하는 처분을 하였고, 이에 청구인은 서울행정법원에 동대문보건소장을 상대로 위 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다음 그 소송 계속 중 위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법원에 의하여 기각되자 우리 재판소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약사법 제37조 제4항 제4호 중 의약품도매상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고 한다)의 위헌 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약사법 제37조(의약품판매업의 허가기준) ④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한약업사 또는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하지 아니한다.
4. 의료기관의 개설자
3. 결정이유의 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의료기관의 개설자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청구인의 경우와 같이 부속병원을 개설한 학교법인에 대하여 의약품도매상이라는 직업을 선택할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중요 쟁점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 것인지 여부이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부속병원을 개설한 학교법인으로 하여금 의약품도매상의 설립을 금지함으로써, 부속병원이 같은 학교법인 소유의 의약품도매상의 경제적 이윤 증대를 위하여 위 의약품도매상이 공급하는 의약품을 상대적으로 과다 처방하고 이를 조제·투약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고, 이를 통하여 의약품의 오·남용의 가능성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 유지하려는 데에 주된 입법목적이 있다.
요컨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의사가 경제적 동기에 의하여 의약품을 상대적으로 과다 처방·조제할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하여 우리 입법자가 마련한 의약의 기관분업의 근본 틀을 강화하는 데에 있는 것이고, 이러한 입법목적은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규정한 우리 헌법 제36조 제3항을 근거로 한 것으로서 지극히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러한 입법목적 이외에도 부속병원을 개설한 학교법인이 의약품도매상을 경영할 경우, 부속병원이라는 확고한 의약품 수요자를 확보하고 있는 지위를 남용하여 다른 의약품도매상의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의약품을 공급할 제약회사에게 의약품대금 등 계약 조건과 관련하여 자신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부당한 거래를 강요하는 등 공정한 의약품 유통질서를 해치는 불공정거래행위를 할 가능성을 사전에 배제하는 수단으로 기능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주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과연 직업 선택을 금지하는 것 이외에 보다 국민의 기본권을 적게 침해하는 대체 입법 수단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의료기관이 환자의 질병 치료에 필요한 정도를 초과하여 의약품을 처방· 투약하고, 그러한 상대적 과다 처방 및 투약이 의학적 동기가 아닌 의료기관개설자가 소유·경영하는 의약품도매상의 경제적 이윤 획득 증가를 위한 동기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입증하여 이를 사후에 규제하는 방법 정도가 있는데, 이러한 사후적 규제의 요건 사실을 입증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고, 입증 책임의 전환 등의 방법에 의하여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개별적, 사후적 규제만으로는 입법 목적의 장기간에 걸친 근본적 실천이 제약받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앞서 본 입법목적의 실현을 위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보다 덜 기본권 제한적인 입법수단은 존재하지 않거나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입법자의 예측,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
비록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의료기관개설자인 학교법인의 직업 선택의 자유가 크게 제한을 받고 있기는 하나, 학교법인이 의약품도매상을 선택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의료기관의 개설·경영이라는 본래의 직업의 영위 가능성이 박탈되는 것도 아니므로 학교법인에 대한 이러한 기본권 제한은 의약품의 오·남용 방지를 통한 국민의 건강 보호·유지, 불공정행위의 규제라는 우리 사회 공동체가 근본적으로 추구하여야 할 근본적이고도 중대한 공익보다 결코 우월하다고 할 수 없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권성, 재판관 주선회의 반대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의약 분업의 근본 정신의 관철, 즉 의약품의 오·남용 방지를 통한 국민의 건강 보호라는 입법목적을 갖고 있다는 다수의견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 이후의 변화된 사정을 근거로 입법자가 당초 의도하지도 않았던 것을 사후에 부여한 것일 뿐이고 실제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민의 건강보호라는 입법목적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지 않는다. 왜냐하면 의료기관의 개설자인 학교법인이 별도의 수익사업으로 의약품도매상을 한다고 하여 그 의료기관이 지켜야 할 환자에 대한 정확한 진단·처방의 기능이 의약품도매상의 경영에 따른 이윤 획득의 유혹에 의하여 후퇴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학교법인이 의약품도매상을 경영할 경우 제약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불공정거래행위를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그 의미를 가진다고 보이나, 이러한 입법목적의 달성에 기여하면서도 기본권을 보다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입법 수단은 약사법이나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에서 이미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한 학교법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 것이므로 위헌이라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4. 결정의 의의
이 번 결정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이 의약의 기관분업 제도가 추구하는 목적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판단을 기초로, 의료기관 개설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약품의 오·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 유지하고자 하는 우리 사회 공동체의 중대한 공익보다 우선할 수 없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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