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 제20조 제1항 제2호 위헌제청 사건
(위헌,합헌)[2004.01.29,2002헌가20, 21(병합)]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1월 29일(목), 재판관 전원의 일치로, 공인회계사나 회계법인등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인이 회사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작성함에 있어서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기재하지 아니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구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 제20조 제1항 제2호의 전단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또한, 재판관 4인의 다수의견으로, '감사보고서에 허위의 기재를 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위 조항 후단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 (이 부분의 결정에는 허위기재행위를 처벌하는 것도 헌법에 위반되므로 동 조항 전체가 위헌이라는 재판관 4인의 반대의견이 있었고, 일부 위헌이라는 점에서 다수의견에 찬성하나 주문의 표시에 관하여는 다른 견해를 표명한 재판관 1인의 별개의견이 있었다.)
1. 사건의 개요
산동회계법인 소속 오 ○, 김○덕, 박○규, 이○재는 대우중공업과 주식회사 대우의 1997년 및 1998년 회계년도에 대한 외부감사를 실시하여 감사보고서를 작성함에 있어서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기재를 하였다는 혐의로 위 산동회계법인과 함께 2001. 2. 서울지방법원에 기소되었다.
이들은 당해 사건의 계속중인 2002. 3. 18. 동인들에게 적용될 구 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 제20조 제1항 제2호에 헌법위반의 의심이 있다고 하여 동 법원에 위헌심판의 제청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법원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2. 9. 24. 이 사건 위헌심판제청을 하였다.
2. 심판의 대상
구 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2000. 1. 12. 법률 제6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벌칙) ① 상법 제635조 제1항에 규정된 자, 그 외의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 감사인 또는 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나 감사업무와 관련된 자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기재를 한 때
3. 결정이유의 요지
가.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기재하지 아니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상 요구되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인지 여부 (적극)
o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기재하지 아니하는 행위를 범죄의 구성요건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이나 상법 등 관련 법률들은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이 어떠한 내용과 범위의 것을 의미하는지에 관하여는 별도로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또한 감사보고서는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작성되는 것인데 동 감사기준은 증권관리위원회 혹은 금융감독위원회에 의하여 정하여지도록 법률에 규정되어 있을 뿐이므로 결국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도 전적으로 위 위원회들의 판단에 따라 정하여지고 또한 수시로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는 것이 되어 법률에 의하여 그 대강 혹은 기본적 사항이 규율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o 이 사건 법률조항의 주된 수범자는 회계분야의 전문가로서 자격을 가진 공인회계사들이며 회계원칙을 숙지하고 있는 이들이 일반인들보다는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더 잘 알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나, 회계감사기준상 사용되고 있는 제반 일반적, 추상적 개념들을 수범자가 어느 정도로 엄격하게 혹은 광범하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폭넓은 재량을 가져오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회계전문가에게 있어서도 그 기재의 범위가 반드시 명확하다고 할 수 없다.
o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은 그 내용중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이 법률로서 확정되어 있지 아니하고, 법률 문언의 전체적, 유기적인 구조와 구성요건의 특수성, 규제의 여건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여 보더라도 수범자가 이 사건 법률조항만으로 자신의 행위를 충분히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이 명확하지 아니하여 동 조항부분은 죄형법정주의에서 요구하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기재하지 아니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부분이 포괄위임입법의 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인지 여부 (소극)
o 법률이 아닌 하위규범에 범죄구성요건 등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사항을 정하도록 위임하는 것은 반드시 법률규정 자체에서 이를 하위규범에 위임한다는 것을 명시하여야만 가능하다고 할 것이며, 법률이 하위 법령에 전혀 위임조차 하지 아니하고 있는 사항에 대하여 마치 법률의 위임을 받은 것처럼 하위 법령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사항을 직접 상세히 규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만약 이를 허용한다면 이는 입법사항을 법률이 아니라 사실상 하위규범에 의하여 정의하고 제한하는 것을 허용하는 결과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에 대한 제한을 반드시 '법률'에 의하여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한 헌법 제37조 제2항 전단에 직접 위배되기 때문이다.
o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구성요건 행위를 정함에 있어서 단지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기재하지 아니한 행위'를 처벌함을 밝히고 있을 뿐이고,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의 구체적 내용이나 범위에 관하여 이를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아니하며 이를 하위 법령에 위임하고 있지도 아니하다.
그렇다면 앞서 설시한 바와 같이 법률조항에 하위 법령에 대한 위임을 밝히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적용되는 포괄위임 금지 원칙상의 헌법적 한계는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에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며, 구성요건 행위의 구체적 내용과 범위에 관한 모든 문제는 죄형법정주의상 요구되는 명확성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져서 판단하여야 한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감사보고서에 허위의 기재를 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상 요구되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인지 여부 (소극)
o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이 어느 범위에 이르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헌법상 요구되는 명확성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으나, 이러한 불명확성은 '감사보고서에 허위의 기재를 한 행위'의 내용을 정하는데 있어서는 영향을 미칠 수 없으므로 이를 이유로 동 개념이 불명확하여진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감사보고서에 허위의 기재를 한 때'라고 한 부분은 그것이 형사처벌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개념으로서 수범자가 법률의 규정만으로 충분히 그 내용의 대강을 파악할 만큼 명확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죄형법정주의의 한 내용인 형벌법규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재판관 하경철, 김영일, 송인준, 주선회의 반대의견(전부위헌이라는 견해)
o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이 불명확함으로 인하여 그 전단에서 규정한 불기재행위와 후단에서 규정한 허위기재의 행위가 모두 그 대상의 불명확성을 내포하게 된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전체가 죄형법정주의상으로 요구되는 구성요건의 명확성을 결여하게 되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하여야 한다.
o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이 아니라면 이를 기재하지 아니한 것이 처벌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재하여야 할 의무가 없는 사항에 대하여는 그 허위 기재도 처벌될 수 없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처벌가치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이 아닌 사항은 비록 허위 내용이 있더라도 이는 당해 감사에 관련이 되지 아니하거나 적어도 감사의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경미한 내용에 관한 것이므로 이를 형사적으로 제재할 정도의 가치는 없는 것이다.
o 또한 감사인의 제3자에 대한 민사적 책임은 감사보고서의 '중요한 사항'에 대한 불기재나 허위 기재를 요건으로 하고 있는데, 감사보고서에 나타나는 모든 허위 기재를 처벌한다고 한다면 형사처벌의 대상은 되지만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게 되는 바, 이러한 결과는 행위자인 감사인의 민형사책임의 지나친 불균형을 초래하는 것으로서 합리적이지 못하며, 나아가서 동 법률의 입법취지와도 배치되는 것이 된다. 이와 같이 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의 요건과 형사책임의 요건이 서로 균형있게 되도록 하기 위하여서도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에 대한 허위 기재만이 처벌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재판관 권성의 별개의견
o 심판대상조항 중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이 이를 기재하지 아니한 행위 즉 불기재(不記載)행위의 목적어만 되는 것인지 아니면 허위기재(虛僞記載)행위의 목적어도 되는 것인지의 쟁점은 순전한 법원의 법률해석의 영역에 속하며, 이것은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판단할 사항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이러한 이치를 결정문의 이유에서 설명하여 판단사항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쟁점, 즉「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이 특정되지 아니한 것의 문제만을 판단사항으로 한정하는 것이 합당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는「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의 불특정만을 이유로 하여 이 부분만에 대하여 주문에서 위헌선고를 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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