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0일 수요일

[판례]증거신청의 채부에 관한 법원의 재량규정 사건(합헌)(2002헌바46)

 

증거신청의 채부에 관한 법원의 재량규정 사건(합헌)

(2004.09.23,2002헌바46)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周善會재판관)는 2004년 9월 23일(목)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유일한 증거가 아닌 한 당사자가 신청한 증거로서 법원이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한 것은 조사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한 구 민사소송법 제263조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합헌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청구외 조○재는 1999. 5. 12. 15:20경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화물차에서 야채를 사기 위하여 도로상에 서 있던 청구인의 발을 역과하여 청구인으로 하여금 우측족관절부 염좌 등의 상해를 입혔다.


청구인은 위 조○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일부승소 판결을 받고 이에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한 후,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263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의 법률조항이라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2002. 5. 15.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263조(증거신청의 채부) 당사자가 신청한 증거로서 법원이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한 것은 조사하지 아니할 수 있다. 다만, 당사자의 주장사실에 대한 유일한 증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한편, 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개정된 민사소송법은 제290조(증거신청의 채택여부)에서 “법원은 당사자가 신청한 증거를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조사하지 아니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이 당사자가 주장하는 사실에 대한 유일한 증거인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여 유사한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3. 결정이유의 요지


가. 과잉금지원칙의 위배 여부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직권주의적 요소를 민사소송에 도입한 것으로서, 법원으로 하여금 당사자가 신청하는 모든 증거를 조사하지 아니하고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것에 대하여만 증거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소송절차의 신속ㆍ원활한 진행을 도모하고, 소송과 무관하거나 왜곡된 증거가 제출ㆍ조사됨으로써 부당한 결론이 도출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


신속한 분쟁해결로 소송과 집행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것은 곧 국민 전체에게 그 이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청구인의 주장대로 당사자가 신청하는 모든 증거에 대하여 법원이 이를 조사하여야 한다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당사자로서는 쟁점과 무관하거나 심지어 위조된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여 그 조사를 요구함으로써 소송결과를 왜곡시키려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패소가능성이 있는 당사자의 경우에는 불필요한 증거에 대하여까지 법원에 조사를 요구함으로써 소송을 최대한 지연시키려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은 민사소송절차의 신속과 심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당사자가 신청한 증거 중 심리의 진행이나 진실발견과 무관한 증거에 대하여는 이를 조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신속한 재판실현이라는 소송경제와 실체적 진실에 합치하는 공정한 재판실현이라는 헌법적 요청에 부합하는 규정으로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방법의 적절성을 인정할 수 있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당사자가 신청한 증거에 대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위에서 법원이 조사를 하도록 한 것으로서, 그 필요성 여부의 판단은 법관의 자의적 판단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재적 한계가 있다. 즉, 그 증거가 소송의 쟁점과 무관하거나 쟁점판단에 무가치하거나 부적절한 경우, 그 사실의 존부가 소송결과에 영향이 없는 경우, 법원이 이미 충분한 심증을 얻고 있는 경우, 동일 사실에 대하여 거듭 증거가 신청된 경우, 경험칙 등에 의하여 법원이 이미 알고 있는 경우 등은 증거조사가 불필요한 예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의 단서에서는 당사자의 주장에 관한 유일한 증거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증거조사의 필요성 여부와 관계없이 이를 반드시 조사하도록 함으로써 법원이 증거조사를 아니할 수 있는 재량의 한계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신속한 재판실현이라는 소송경제와 실체적 진실에 합치하는 공정한 재판실현이라는 헌법적 요청을 달성함에 있어, 이 사건 법률조항의 내용과 달리 규정하거나 다른 제도를 통하여 기본권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해의 최소성 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에 근거한 법원의 소송지휘권 행사로 인한 기본권침해, 즉 심리의 진행이나 실체적 진실발견과 무관한 증거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그에 대한 증거조사가 행하여지지 않는 불이익은 신속한 재판의 확보 및 공정한 재판실현이라는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상실한 것이 아니다.


(3)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입법을 함에 있어서 준수하여야 할 기본원칙인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재판청구권이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 것이라 할 수 없다.


나. 평등원칙의 위배 여부


그 밖에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원ㆍ피고간의 평등원칙에 반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원ㆍ피고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재판을 진행하는 법원의 소송지휘상에 사실상 차이가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 자체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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