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9일 화요일

[판례]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1항 제4호 위헌제청(합헌)(2004.10.28,2003헌가18)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1항 제4호 위헌제청(합헌)(2004.10.28,2003헌가18)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宋寅準 재판관)는 2004년 10월 28일(목) 재판관 5 : 3의 의견으로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1항 제4호중 추징금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재판관 권성, 재판관 김경일, 재판관 송인준, 재판관 전효숙, 재판관 이상경의 다수의견은 심판대상 법조항이 국민의 출국의 자유를 제한하는 데 있어서 과잉금지원칙이나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 또는 이중처벌금지원칙등에 위배되지 않아 합헌이라는 것이고,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김영일, 재판관 주선회의 반대의견은 심판대상 법조항이 과잉금지원칙, 법률유보의 원칙과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라는 것이다.


1. 사건의 개요


제청신청인은 1998. 8.경 관세법위반죄 등으로 기소되어, 1998. 11. 17. 서울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730,000,000원 및 168,330,000원을 선고받고, 2000. 7. 11. 서울고등법원에서 형의 선고유예 및 추징금 167,830,000원을 선고받았으며, 2002. 12. 6. 대법원에서 상고기각되어 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2003. 7. 2. 법무부장관은 제청신청인이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1항 제4호에 근거하여 2003. 7. 1.부터 2003. 12. 31.까지 제청신청인의 출국을 금지하는 처분을 하였다. 제청신청인은 2003. 8. 6. 서울행정법원 2003구합24144호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


2003. 9. 4. 서울행정법원은 제청신청인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이 이유있다고 이를 받아들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 제청결정(서울행정법원 제12부 2003아1633)을 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사건 심판의 대상은 출입국관리법(2001. 12. 29. 법률 제6540호로 개정된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제4호 중 추징금 부분(이하 ”심판대상 법조항“이라 한다)의 위헌여부이고, 심판대상 법조항과 관련법령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법 제4조(출국의 금지)

① 법무부장관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국민에 대하여는 출국을 금지할 수 있다.

4. 법무부령이 정하는 금액이상의 벌금 또는 추징금을 납부하지 아니한 자

출국금지업무처리규칙(2002. 8. 10. 법무부령 제524호)

제3조(출국금지대상자)

② 법 제4조 제1항 제4호에서 “법무부령이 정하는 금액”이라 함은 다음 각호의 금액을 말한다.

2. 추징금: 2천만원


3. 결정이유의 요지


(1) 심판대상 법조항에 의해 제한되는 기본권과 그 제한목적의 정당성


심판대상 법조항은 일정금액 이상의 추징금을 납부하지 아니한 자에게 법무부장관이 출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헌법 제14조상의 거주․이전의 자유 중 출국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조항은 추징금을 미납한 국민이 출국을 이용하여 재산을 해외로 도피하는 방법으로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하는 것을 방지하므로써 추징금에 관한 국가의 형벌권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으므로 그 정당성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2) 과잉금지원칙의 위배여부


출국금지의 대상이 되는 추징금은 2,000만원 이상으로 규정하여 비교적 고액의 추징금 미납자에 대하여서만 출국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실무상 추징금 미납을 이유로 출국금지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재산의 해외도피 우려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구체적으로 법무부령인 출국금지업무처리규칙 제2조 제1항도 추징금 미납자에 대한 출국금지는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단순히 공무수행의 편의나 형벌 또는 행정벌을 받은 자에 대한 행정제재의 목적으로 할 수는 없다(동 규칙 제2조 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출국금지 여부를 심사․결정함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출국금지업무처리규칙 제2조에 규정된 기본원칙, 출국금지대상자의 성별․연령․학력․성행 및 범죄사실, 출국금지대상자의 가족관계 및 사회적 신분, 출국금지대상자의 해외도피가능성 유무 등을 반드시 참작하도록 하고 있다(동 규칙 제10조).


특히 출국금지요청서에는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소명자료를 첨부하도록 하면서(동 규칙 제5조 제2항), 미납자가 재산의 해외도피 목적으로 국외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토록 하고, 출국금지심의위원회에서 제출된 자료를 검토하여 출국금지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출입국관리법 시행령과 출국금지업무처리규칙의 관련 조항들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살피면 일정한 액수의 추징금 미납사실 외에 ‘재산의 해외도피 우려’라는 국가형벌권실현의 목적에 부합하는 요건을 추가적으로 요구함으로써 출국과 관련된 기본권의 제한을 최소한에 그치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간접강제(민사집행법 제261조)제도나 재산명시명령의 불이행에 대한 감치(민사집행법 제68조)처분, 강제집행면탈죄(형법 제327조)로 처벌하는 규정과, 사기파산죄(파산법 제366조)등과 대비하여 볼 때 재산의 해외도피 우려가 있는 추징금미납자에 대하여 하는 출국금지처분이 결코 과중한 조치가 아닌 최소한의 기본권제한조치라고 아니할 수 없다.


나아가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는 자에 대한 출국금지로 국가형벌권 실현을 확보하고자 하는 국가의 이익은 형벌집행을 회피하고 재산을 국외로 도피시키려는 자가 받게되는 출국금지의 불이익에 비하여 현저히 크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고액 추징금미납자에게 하는 출국금지조치는 정당한 목적실현을 위해 상당한 비례관계가 유지되는 합헌적 근거 법조항에 따라 시행되는 제도라 할 것이다.


(3)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의 위배여부


출국금지의 대상이 되는 금액의 액수를 직접 규정하지 않고 법무부령으로 정하도록 하고는 있으나 법원에서 선고하는 벌금이나 추징금 액수는 경제현실에 따라 변동될 수 있고, 법의식 및 사회관념의 변화에 따라 출국금지의 상당성을 인정하는 금액이 다를 수 있으므로 출국금지의 기준 금액을 현실의 상황변화에 맞게 탄력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크다. 그렇다면 법률에서 직접 출국금지의 기준이 되는 추징금의 액수를 규정하기 보다는 하위법령에 위임하는 것이 입법기술상 보다 상당할 수 있다.


또한 이 사건 법조항이 출국금지처분의 사유가 되는 추징금의 미납액수 하한을 정하는 기준과 범위를 명시적으로 설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추징금미납자를 그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일정한 금액 이상의 추징금을 미납하는 경우에 출국금지처분은 명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나아가 앞서 설시한 바와 같이 출입국관리법의 전반적 체계와 관련 규정들에 비추어 보면 사회적 상당성있는 금액이 규정될 것임을 알 수 있어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4) 이중처벌금지원칙등의 위배여부


이 사건에서 문제되고 있는 추징은 몰수에 갈음하여 그 가액의 납부를 명령하는 사법처분이나 부가형의 성질을 갖는다. 그렇다면 주형은 아니지만 부가형으로서의 추징도 일종의 형벌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일정액수의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은 자에게 내리는 출국금지의 행정처분은 형법 제41조상의 형벌이 아니라 형벌의 이행확보를 위하여 출국의 자유를 제한하는 행정조치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심판대상 법조항에 의한 출국금지처분은 헌법 제13조 제1항상의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김영일, 재판관 주선회의 반대의견


(1) 과잉금지원칙의 위배여부


추징금은 몰수의 대상인 물건을 몰수하기가 불가능한 경우에 추징하는 가액(형법 제48조 제2항)으로서, 심판대상 법조항과 같이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1항 제4호에 병렬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벌금’의 경우 이를 납입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신병확보가 수반되는 노역장유치가 가능함(형법 제70조)에 비하여, ‘추징금’의 경우에는 형벌의 성격을 갖고는 있으나 민사집행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즉, 추징금에 대하여는 검사의 명령에 의하여 집행하는데, 동 명령은 집행력있는 채무명의와 동일한 효력이 있고 그 집행에는 민사집행법의 집행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형사소송법 제477조). 또한 강제집행이 개시되면 추징금에 대한 시효가 중단된다(형법 제80조).


이와 같이 추징금의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하는 것을 방지하여 국가의 형벌권을 실현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을 달성하면서도 기본권에 대한 침해가 적은 수단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징금 납부를 강제하기 위한 압박수단으로 출국금지 조치를 하는 것은 필요한 정도를 넘은 과도한 기본권제한이어서 최소침해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아니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신병확보의 목적이 아니라 단순히 추징금징수라는 행정편의를 위하여 출국금지 조치를 허용하는 것은 오늘날 글로벌화된 지구촌의 한 구성원으로서 해외에서의 견문 및 직업활동을 통한 개성신장, 각종 정보의 교류, 문화적 편견없는 인격의 형성 등을 위하여 국민이 누려야 할 헌법상의 중요한 기본권인 해외여행의 자유 내지는 출국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현저히 잃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판대상 법조항은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입법을 함에 있어서 준수하여야 할 기본원칙인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출국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2) 법률유보원칙 및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의 위배여부


오늘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기본권인 국민의 출국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경우에는 그 규율범위에 대하여 법률위임의 구체성․명확성이 보다 엄격하게 요구된다 할 것이다. 즉, 출국금지조치의 요건이 되는 추징금 미납액수를 정함에 있어 그 하한은 필수적인 요소로서 국민의 기본권실현에 관련된 중요하고도 본질적인 사항이라 할 것이므로 그 내용이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심판대상 법조항은 추징금 미납액수의 하한설정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지도 않은 채 행정입법인 법무부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기 때문에 그 미납액수의 하한이 어느 범위에서 어떠한 기준에 의하여 정해질지를 전혀 예측하거나 그 대강이라도 인식할 수 없게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행정부의 자의적인 결정으로 인하여 추징금 미납액수의 하한이 수인 및 기대불가능할 정도로 축소될 염려마져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요컨대, 심판대상 법조항은 추징금 미납액수 하한의 범위나 기준 등을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이를 전적으로 법무부령에 위임하고 있는바, 이는 포괄적 위임입법으로서 헌법 제95조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법치주의원리 및 민주주의원리에서 파생하는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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