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9일 화요일

[판례]형사소송법 제380조 등 위헌확인(기각)(2004.11.25,2003헌마439)

 

형사소송법 제380조 등 위헌확인(기각)(2004.11.25,2003헌마439)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周善會 재판관)는 2004년 11월 25일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후 일정한 기간 내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상고기각결정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380조는 원칙적으로 입법형성권의 범위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으므로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다만, 재판관 김영일은 위 법률조항에 대한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청구가 직접성, 권리보호이익을 흠결하였으므로 각하되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표명하였다.


1.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2003. 3. 20. 광주고등법원에서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죄 등으로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같은 날 대법원에 상고하였는데, 대법원은 같은 해 5. 14. 청구인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80조에 의하여 상고기각 결정을 하였고, 청구인은 같은 해 5. 16. 대법원으로부터 위 형사사건의 상고기각결정문을 송달받았다.


이에 청구인은, 자신은 물론 위 소송기록접수통지의 송달보고서에 수령인으로 기재된 자신의 아들 청구외 지○영(당시 초등학교 4학년생)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지 않았음에도 우편집배원은 지○영이 이를 수령하였다고 기재하였고 대법원은 이를 근거로 하여 상고기각결정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2003. 7. 2. 이와 같이 우편집배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하여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지 못하여 상고이유서를 법정기간 내에 제출하지 못함으로써 상고기각 결정을 받을 경우, 형사소송법 제380조는 이를 구제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하고 있지 않으므로 헌법 제27조 제1항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일정한 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을 경우 별도의 구제절차 없이 상고기각 결정을 하도록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380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고 한다)의 위헌 여부인바, 이 사건 법률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형사소송법 제380조(상고기각결정) 상고인이나 변호인이 전조 제1항의 기간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결정으로 상고를 기각하여야 한다. 단,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있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


3. 결정이유의 요지


(1) 헌법 제27조 제1항이 규정하는 재판청구권이 상고심재판을 받을 권리를 반드시 포함하는 것이 아니고 입법자가 형성한 법률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하는 한, 상고이유서 미제출의 경우 상고기각결정을 할지 아니면 상고이유서 제출의무를 부과하지 않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입법자가 형사 상고심의 구조와 성격, 형사사법 절차의 특성을 고려하여 결정할 입법재량에 속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일정한 경우 법률로써 상고심재판을 받을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정한 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본안 판단으로 들어가지 않고 형식적인 재판인 상고기각결정을 하도록 하여 상고심재판의 신속하고 원활한 운영을 도모하고 있다. 이는 심급제도가 사법에 의한 권리보호에 관하여 한정된 법 발견 자원의 합리적인 분배의 문제인 동시에 재판의 적정과 신속이라는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의 요청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라는 점에서, 입법자가 국민의 재판청구권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형성함에 있어 추구할 수 있는 정당한 목적일 뿐만 아니라 그 수단의 적절성도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당사자의 책임이 아닌, 우편집배원의 고의ㆍ과실로 인하여 소송기록접수통지를 송달받지 못하여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못한 경우에도 형사소송법상 판결정정제도, 상소권회복청구 등 구제절차를 갖추고 있는 점에서 최소침해성의 원칙도 충족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당사자가 상고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의 기간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에만 상고기각결정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만일 당사자가 형사소송법상 규정된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을 만연히 도과하였음에도 이에 대한 불이익이 없다면 상고이유서 제출을 통한 상고심 심판대상의 확정과 이로 인한 신속ㆍ원활한 상고심재판을 목적으로 하는 상고이유서 제출제도는 유명무실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추구하는 상고심의 신속ㆍ원활한 재판이라는 공익은 당사자의 권리구제라는 사익과 비교하여 그 중요성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할 것이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고 있다.


(3)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목적에 있어서 정당하고 그 목적 달성을 위하여 적절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소침해성이나 법익균형성도 충족하고 있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재판관 김영일의 반대의견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단지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후 일정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못하였을 경우 상고기각결정을 하도록 하는 규정일 뿐, 상고권과 관련된 청구인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는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대법원의 상고기각결정이라는 재판이 매개되어 청구인이 상고심재판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이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직접적인 효력에 의하여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이 침해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령에 대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직접성이 없어 부적법하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상고기각결정의 요건과 효력을 규정하는 절차에 관한 규정으로서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이라고는 볼 수 없고, 청구인에 대한 형사소송은 대법원의 상고기각결정에 의하여 확정되었으므로, 가사 청구인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여 제기한 이 사건 헌법소원이 인용된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어 재심청구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이상 청구인에게 권리보호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와 관계없이, 청구인이 주장하는 소송기록접수통지의 송달이 부적법하다는 점을 실제로 인정하기 어려워 청구인이 상고심재판을 다시 받을 기회를 얻기 힘들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청구인의 이 사건 헌법소원에 대해서는 어느 모로 보나 권리보호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


(3)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청구인의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그 적법요건을 흠결하여 각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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