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위헌 확인
(합헌)(2004.04.29,2003헌바118)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金曉鍾 재판관)는 2004년 4월 29일 재판관 7:2의 의견으로, 뇌물죄 등에 있어서 수뢰액 기준 5천만 원 이상인 경우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가중처벌한다고 규정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공무원으로서 직무관련자로부터 사례비로 6천 5백만 원이 입금되어 있는 은행통장, 도장 및 현금카드를 교부받아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었고, 1심 법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는데, 이에 대한 청구인의 항소, 상소가 모두 기각되었다.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가중처벌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수뢰액 5천만 원은 개정 당시인 1990년에 정해진 것으로 그 후 13년이 경과하는 동안 물가상승 및 경제규모의 변화 등으로 화폐가치가 떨어져 그 정당성을 상실하였고, 법정형 자체가 무기징역 또는 징역 10년 이상으로 지나치게 높게 설정되어 있어 살인죄의 법정형 중 유기징역형이 5년 이상인 것과 비교하여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할 정도로 과도하게 인간의 존엄과 가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며, 다양한 양형요소 중 수뢰액만을 기준으로 하여 법정형을 규정하여 법관의 양형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그 결과 사법권의 독립, 그리고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1990. 12. 31 법률 제4291호로 개정된 것)의 위헌 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2조 (뇌물죄의 가중처벌) ①형법 제129조․제130조 또는 제132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는 그 수수․요구 또는 약속한 뇌물의 가액(이하 본조에서 “수뢰액”이라 한다)에 따라 다음과 같이 가중처벌한다.
1. 수뢰액이 5천 만원 이상인 때에는 무기 또는 10년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3. 결정이유의 요지
(1)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법정형이 지나치게 무거워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한 것인지 여부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입법자가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사람의 생명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살인죄와 공무원의 직무 순수성 내지 그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이 사건 범죄는 서로 보호법익과 죄질이 다르므로, 살인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이 사건 조항의 경중을 판단할 수는 없다.
뇌물죄가 국가와 사회에 미치는 병폐는 수뢰액이 많으면 많을수록 가중된다는 점에서 볼 때, 수뢰액의 다과를 뇌물죄 경중을 가리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은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이고, 수뢰액이 5,000만 원 이상인 경우에만 적용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뢰액의 상한에 제한을 두지 아니하면서도 그 법정형에 사형이 없어, 살인죄와 비교하여 형벌체계상 균형을 잃었다고 할 정도로 과중하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은 헌법 제11조의 평등의 원칙이나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유래하는 비례의 원칙 내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 할 수 없고, 헌법 제10조의 인간존중의 이념에 위배된다고도 할 수 없다.
(2) 법관의 양형결정권 침해 여부,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
입법자가 법정형 책정에 관한 여러 가지 요소의 종합적 고려에 따라 법률 그 자체로 법관에 의한 양형재량의 범위를 좁혀 놓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당해 범죄의 보호법익과 죄질에 비추어 범죄와 형벌 간의 비례의 원칙상 수긍할 수 있는 정도의 합리성이 있다면 이러한 법률을 위헌이라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조항이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의 선고를 할 수 없도록 그 법정형의 하한을 높여 놓았다 하여 곧 그것이 법관의 양형결정권을 침해하였다거나 법관독립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고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없다.
※ 반대의견(재판관 全孝淑, 재판관 李相京의 위헌의견)
형벌은 행위자에게 속죄의 기회를 제공하고 일반예방과 특별예방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가혹하거나 관대한 형벌을 가능하게 하는 예방목적은 책임비례의 원칙에 의하여 한계가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반예방의 목적만을 강조한 나머지 법정형이 지나치게 높게 되어 있다. 이는 비교법적으로 볼 때도 그 유래를 찾을 수 없고, 법원의 실제양형과도 괴리를 보일 뿐만 아니라 애초의 입법목적인 일반예방의 효과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뢰액에 따라 차등적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어 형벌체계상의 균형성도 상실하고 있고, 법관에게 양형선택과 판단권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으며, 또 범죄자의 귀책사유에 알맞은 형벌을 선고할 수 없도록 법관의 양형결정권을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4. 관련 결정례
헌법재판소는 1995. 4. 20. 선고한 93헌바40 사건 결정, 2001. 5. 31. 선고한 2000헌바91 사건 결정에서도 같은 취지로 이 사건 조항을 합헌으로 판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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