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1일 목요일

[판례]국민건강보험법 제27조 위헌소원(합헌)[2004.08.26,2003헌바58․65(병합)]

 

국민건강보험법 제27조 위헌소원(합헌)[2004.08.26,2003헌바58․65(병합)]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全孝淑 재판관)는 2004년 8월 26일(목) 재판관 5:3의 의견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상의 인사․보수 등에 관한 규정도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이 있어야만 효력을 발생하도록 한 국민건강보험법 제27조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1) 청구인들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라 한다)의 직원들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직장노동조합(이하 ‘직장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원들이다. 공단과 직장노동조합은 2000. 11. 6. 및 2001. 5. 16.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당해 단체협약에는 장기 근속자의 대우(승진)에 관한 사항이 규정되어 있었다.


(2) 청구인들은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에 단체협약상 예정되어 있는 승진일을 기준으로 한 임금지급 등의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국민건강보험법 제27조의 규정상 공단의 조직․인사․보수 등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사건 단체협약상의 근속승진 조항은 이러한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얻지 못하여 효력이 발생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하였다.


이에 청구인들은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하고, 그 소송 계속 중 공단과 직장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상의 인사․보수 등에 관한 규정의 경우에도 위 국민건강보험법 제27조를 적용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들의 단체교섭권,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당해사건과 함께 기각되었다.


(3) 청구인들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국민건강보험법(1999. 2. 8 법률 제5854호로 제정된 것) 제27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며, 그 규정 및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민건강보험법 제27조 (규정등) 공단의 조직․인사․보수 및 회계에 관한 규정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정한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기준의 효력) ①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

② 근로계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 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로 된 부분은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의한다.


3. 결정이유의 요지


(1) 헌법 제33조 제1항이 근로자에게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뜻은 근로자가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단체교섭을 통하여 자율적으로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헌법 제33조 제1항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은 어떠한 제약도 허용되지 아니하는 절대적인 권리가 아니라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의 공익상의 이유로 제한이 가능하며, 그 제한은 노동기본권의 보장과 공익상의 필요를 구체적인 경우마다 비교형량하여 양자가 서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선에서 결정된다.


(2)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이 아니라 국민보건을 향상시키고 사회보장을 증진함을 목적으로 하는 건강보험사업을 국가로부터 위임받아 수행하고 있는 공법인으로서, 국가는 공단에 대하여 건강보험사업의 운영에 필요한 지역보험급여비용 등을 지원하며, 예산․결산, 조직․인사 등 공단 관리 및 운영전반에 관하여 엄격한 관리․감독을 하고 있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단 이사장의 권한 행사 및 공단 운영에 대한 적절한 규제를 통하여 국가사업을 대행하는 공법인의 원활한 사업추진을 도모하고, 국고와 연계되는 인사․예산․보수 등에서 방만한 운영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단에 대한 보건복지부장관의 지도․감독 권한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은 정당하며,


공단이 회계, 인사 및 보수에 관한 사항을 정함에 있어 공단의 공익성에 반하거나 예산 미확보 등 집행의 어려움을 이유로 보건복지부장관이 승인하지 않은 경우에 당해 내부규정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정한 수단이다.


또한 공단의 단체협약 중 보수, 인사에 관한 사항은 단체협약 당사자 사이의 단순한 단체협약이라는 의미를 넘어 국고 부담의 증가를 초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공단의 사업계획과 예산의 변경을 수반할 수밖에 없으므로 보수, 인사에 관한 사항을 단체협약으로 정하는 경우에도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얻도록 하는 것은 불가피한 제한이며, 인사 및 보수 등에 관한 규정을 보건복지부장관이 승인하지 않는 경우에는 장관의 불승인 처분에 대하여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으므로, 보건복지부장관의 자의적인 불승인에 대하여 이를 시정할 방법이 있다.


(4)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한 단체교섭권에 대한 제한의 정도는 공단의 공익성에 비추어 타당한 범위 내로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 반대의견(재판관 金榮一, 재판관 宋寅準, 재판관 全孝淑의 위헌의견)


(1)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고도의 공익성을 띤 건강보험사업을 행하는 공단의 운영에 적절한 규제를 통하여 건강보험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재정안정을 도모하려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목적은 정당하나, 우리 헌법이 제33조에서 공무원 및 주요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근로3권과 관련하여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들을 제외한 근로자에 대한 근로3권의 제한은 그 제한이 헌법적으로 정당화되려면 보다 엄격한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단체교섭권의 본질은 사용자와 근로자의 공동결정인 단체협약의 체결 및 그 이행을 통한 ‘근로조건’의 향상이라 할 것이고, 근로자의 인사, 보수 등에 관한 단체협약체결은 단체교섭권의 중핵적인 부분에 해당한다고 볼 것인데, 헌법상 근로3권의 실질적 실현을 위하여 마련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 규범적 효력을 인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단 노사간의 자율적인 단체교섭을 통하여 체결된 단체협약 조항의 효력 유무를 노사관계의 제3자인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 여부에 맡기는 것은 그 자체로 단체협약체결권을 형해화시킨 것으로 헌법상 단체교섭권에 대한 본질적 침해에 가까운 매우 중대한 침해라 할 것이다.


(3) 구체적으로 공단의 인사, 보수 등에 관한 사항에 대한 감독, 규제는 사실상 공단 임원에 대한 인사권 및 공단에 대한 관리․감독권 등을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고, 공단의 노사간에 발생하는 분쟁 역시 기본적으로는 현행 노사관계법이 마련하고 있는 제도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함에도 불구하고, 단체협약 조항의 효력 유무를 전적으로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 여부에 맡기는 것은 그 보호하려는 공익에 비해 근로자들의 단체교섭권을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제한한 것으로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이러한 규제는 사실상 교섭구조의 불일치를 야기시키므로 노사간의 자율적인 교섭․타협의 조정과정을 거쳐 노사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여 궁극적으로 산업평화를 이룩한다는 근로3권 보장의 취지에도 반한다.


(4)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단체협약상의 인사, 보수 등에 관한 규정도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얻도록 하는 범위 내에서 헌법에 위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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