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법 제24조 등 위헌소원(합헌)(2004.08.26,2003헌바28)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金曉鍾 재판관)는 2004년 8월 26일(목) 재판관 5:3의 의견으로 구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법(1997. 12. 13. 법률 제5454호로 개정되어 2003. 7. 29. 법률 제6956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31조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청구인들은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소속 노동조합원로서, 위 공단과 공단 직원들의 승진에 관하여 자동승진을 내용으로 하는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청구인들은 위 공단을 상대로 위 단체협약의 내용에 따라 승진한 것을 전제로 한 임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구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법 제31조의 규정상 공단의 인사와 보수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건설교통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사건 단체협약에 기하여 개정된 인사규정은 승인을 얻지 못하여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청구인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청구인들은 상고하여 그 소송계속 중 구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법 제31조 등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대법원이 위 제청신청을 기각하자 2003. 5. 2. 위 법률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법(1997. 12. 13. 법률 제5454호로 개정되어 2003. 7. 29 법률 제6956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단법’이라 한다) 제31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여부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31조(공단의 회계규정 등) 공단은 그 조직․회계․인사 및 보수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를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3. 결정이유의 요지
(1) 헌법 제33조 제1항이 근로자에게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뜻은 근로자가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단체교섭을 통하여 자율적으로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헌법 제33조 제1항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은 어떠한 제약도 허용되지 아니하는 절대적인 권리가 아니라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의 공익상의 이유로 제한이 가능하며, 그 제한은 노동기본권의 보장과 공익상의 필요를 구체적인 경우마다 비교형량하여 양자가 서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선에서 결정된다.
(2)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이하 ‘공단’이라 한다)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철도 교통망의 확충을 위한 고속철도를 효율적으로 건설함으로써 국민의 교통편의를 증진하기 위하여 설립된 공법인으로서,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정부의 출연으로 사업비와 운영비를 조달하며, 사업계획의 수립, 예산의 편성과 결산, 조직․인사 등에 있어서 국가의 엄격한 지도․감독을 받는다.
(3)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단 이사장의 권한 행사 및 공단 운영에 대한 적절한 규제를 통하여 국가사업을 대행하는 공법인의 원활한 사업추진을 도모하고, 국민의 세금인 정부출연금과 연계되는 인사․예산․보수 등에서 방만한 운영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단에 대한 건설교통부장관의 지도․감독 권한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이 정당하며,
공단이 회계, 인사 및 보수에 관한 사항을 정하거나 변경함에 있어 공단의 공익성에 반하거나 예산 미확보 등 집행의 어려움을 이유로 건설교통부장관이 승인하지 않은 경우에 당해 내부규정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정한 수단이다.
공단의 단체협약 중 보수, 인사에 관한 사항은 단체협약 당사자 사이의 단순한 단체협약이라는 의미를 넘어 국고 부담의 증가를 초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공단의 사업계획과 예산의 변경을 수반할 수밖에 없으므로 보수, 인사에 관한 사항을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건설교통부장관의 승인을 얻도록 하는 것은 불가피한 제한이며, 인사 및 보수 등에 관한 규정을 건설교통부장관이 승인하지 않는 경우에는 장관의 불승인 처분에 대하여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으므로, 건설교통부장관의 자의적인 불승인에 대하여 이를 시정할 방법이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한 단체교섭권에 대한 제한의 정도는 공단의 공익성에 비추어 타당한 범위 내로서 과도한 제한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단체교섭권을 침해하여 헌법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 반대의견(재판관 金榮一, 재판관 宋寅準, 재판관 全孝淑의 위헌의견)
(1)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고도의 공익성을 띤 고속철도 교통망의 확충사업을 행하는 공단의 운영에 적절한 규제를 통하여 고속철도건설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재정안정을 도모하려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목적은 정당하나, 우리 헌법이 제33조에서 공무원 및 주요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근로3권과 관련하여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들을 제외한 근로자에 대한 근로3권의 제한은 그 제한이 헌법적으로 정당화되려면 보다 엄격한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단체교섭권의 본질은 사용자와 근로자의 공동결정인 단체협약의 체결 및 그 이행을 통한 ‘근로조건’의 향상이라 할 것이고, 근로자의 인사, 보수 등에 관한 단체협약체결은 단체교섭권의 중핵적인 부분에 해당한다. 또한 공단의 인사, 보수 등에 관한 사항에 대한 감독, 규제는 사실상 공단 임원에 대한 인사권 및 공단에 대한 관리․감독권 등을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고, 공단의 노사간에 발생하는 분쟁 역시 기본적으로는 현행 노사관계법이 마련하고 있는 제도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공단 노사간의 자율적인 단체교섭을 통하여 체결된 단체협약 조항의 효력 유무를 노사관계의 제3자인 건설교통부장관의 승인 여부에 맡기는 것은 그 자체로 단체협약체결권을 형해화시킨 것으로 헌법상 단체교섭권에 대한 본질적 침해에 가까운 매우 중대한 침해라 할 것이며, 그 보호하려는 공익에 비해 근로자들의 단체교섭권을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제한한 것으로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3)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단체협약상의 인사, 보수 등에 관한 규정도 건설교통부장관의 승인을 얻도록 하는 범위 내에서 헌법에 위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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