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및증여세법 제41조의2 위헌소원(합헌)(2004.11.25,2002헌바66)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권성 재판관)는 2004년 11월 25일 재판관 5 : 4의 의견으로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1996. 12. 30. 법률 제5193호로 전문개정되고 1998. 12. 28. 법률 제55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3조 제1항 본문 및 제1호, 동조 제2항 후단 및 동조 제5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1) 청구외 00화학공업주식회사의 대표이사 청구외 000이 1997. 12. 29. 청구외 회사의 주식 20만주를 청구인 명의로 배정받고 청구인 명의로 주식대금 10억원을 납부한 다음 같은 달 31. 청구외 회사의 주주명부에 청구인을 주주로 등재하였다.
(2) 용산세무서장은 청구외 000이 청구인에게 위 주식을 명의신탁하였다고 인정하고 구 상속세및증여세법(1998. 12. 28. 법률 제55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3조에 의하여 청구인에게 증여세 금698,256,000원을 부과하였다.
(3) 청구인은 서울행정법원에 위 증여세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2001구10058)을 제기하고 명의신탁을 증여로 의제하도록 규정한 구 상속세및증여세법(1998. 12. 28. 법률 제5582호로 개정되고 2002. 12. 18. 법률 제67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의2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위 법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2001아1781)을 하였으나 법원이 원고의 청구와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모두 기각하자 이 사건 소원을 제기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1996. 12. 30. 법률 제5193호로 전문개정되고 1998. 12. 28. 법률 제55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 이라 한다) 제43조 제1항 본문 및 제1호, 동조 제2항 후단 및 동조 제5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며, 심판대상조항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법 제43조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추정) ①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등을 요하는 재산(토지와 건물을 제외한다)에 있어서 실질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는 국세기본법 제14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명의자로 등기 등을 한 날에 실질소유자가 그 명의자에게 증여한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조세회피목적없이 타인의 명의로 등기 등을 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
② 제1항 제2호에 규정된 유예기간중에 실질소유자명의로 전환하지 아니하거나 이 법 시행일 이후 실질소유자가 아닌 자의 명의로 등기 등을 하는 경우에는 제1항 제1호의 규정을 제외하고 조세회피목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⑤ 제1항 제1호 및 제2항에서 조세라 함은 국세기본법 제2조제1호 및 제7호에 규정된 국세 및 지방세와 관세법에 규정된 관세를 말한다.
3. 결정이유의 요지
가. 심판대상조항들의 내용과 법률상 쟁점
(1) 구법 제43조 제1항은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 등을 요하는 재산(토지와 건물을 제외한다)에 있어서 실질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는 국세기본법 제14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명의자로 등기 등을 한 날에 실질소유자가 그 명의자에게 증여한 것으로 추정”(이하 증여추정조항이라고 부른다)하고 다만 “조세회피목적없이 타인의 명의로 등기 등을 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제1호)(이하 추정배제조항이라고 부른다)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구법 제43조 제2항 후단규정은 “ … 이 법 시행일 이후 실질소유자가 아닌 자의 명의로 등기등을 하는 경우에는 제1항 제1호의 규정을 제외하고 조세회피목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이하 회피목적추정조항이라고 부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구법 제43조 제5항은 “제1항 제1호 및 제2항에서 조세라 함은 국세기본법 제2조 제1호 및 제7호에 규정된 국세 및 지방세와 관세법에 규정된 관세를 말한다.”(이하 조세범위확장조항이라고 부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이 사건에서는 명의신탁이 증여세 회피의 목적으로 이용되는 경우에 구법 제43조 제1항 본문 및 그 단서 제1호, 제2항 후단이 규정하는 증여추정조항(아래에서는 추정배제조항과 회피목적추정조항을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한다)이 위헌인지 여부와, 명의신탁이 증여세 이외의 조세 회피를 목적으로 이용되는 경우에 구법 제43조 제5항이 규정하는 조세범위확장조항이 위헌인지 여부가 법률상 쟁점이 된다.
나. 증여추정조항의 위헌 여부
(1) 비례의 원칙 위반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명의신탁이 증여세의 회피수단으로 널리 이용될 우려가 존재하는데, 주식 등의 재산을 증여하면서 명의신탁을 이용하여 이를 은폐하면 과세관청에서 제한된 인원과 능력으로 이를 찾아내어 증여세를 부과하기가 어렵고, 수인의 명의로 분산까지 할 경우에는 누진세율의 적용도 피할 수 있어 조세 부담이 경감된다. 이러한 현상을 방치하면 교활한 자는 이득을 보고 정직한 자는 손해를 보게 되는데 이것이 만연할 경우 조세체계가 와해될 가능성이 있다. 당사자들은 일단 명의신탁관계를 내세웠다가 조세시효기가 완성되기 전에 그것이 증여임이 과세관청에 포착되면 증여세를 납부하고 그것이 포착되지 않은 채 조세시효가 완성되면 영구적으로 증여세를 면탈하려는 유혹에 빠지게 되기가 쉽기 때문이다.
심판대상조항들은 이처럼 명의신탁을 내세워 증여세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여 조세정의와 조세평등을 관철하고 실질과세의 원칙이 형식에 흐르지 않고 진정한 실질과세가 이루어지도록 이를 보완하려는 목적을 가진 것이어서 이러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나) 수단의 적합성
증여세회피의 목적을 가진 명의신탁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증여세의 회피를 방지하고자 하는 증여추정조항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다.
(다) 피해의 최소성
명의신탁을 이용한 조세회피행위를 방지하는 데 있어서 증여세를 부과하는 방법보다 납세의무자의 피해를 더 적게 하는 다른 대체수단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대체수단은 명의신탁을 아예 금지하면서 그 사법적 효력을 부인하고 위반자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가하는 방법이다. 실제로 부동산실권리자명의에관한법률(1995. 3. 30. 법률 제4944호로 제정되고 2002. 3. 30. 법률 제6683로로 개정된 것)은 부동산에 대한 명의신탁을 금지하고 그 위반자에 대하여 과징금과 형사처벌을 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방법은 증여세 회피목적의 유무에 관계없이 명의신탁약정을 실체법상 무효로 하는 것인데 명의신탁자와 수탁자 모두에게 징역 또는 벌금의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것이 과도한 제재가 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제재는 증여세의 부과보다 납세의무자에게 더 무거운 부담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본질적으로 보다 가벼운 부담이 된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밖의 다른 대체수단으로는 증여세 회피목적이 있는 명의신탁에 대하여 증여세 대신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에 과징금의 금액과 증여세의 금액을 비교하여 그 경중을 논하는 것은 본질적인 것이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양자 모두 그 금액의 크기는 과징금의 비율 및 증여세의 세율을 정하는 입법의 재량에 의하여 결정되는데 이러한 입법의 재량은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증여세를 회피하는 명의신탁의 제재방법으로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다른 대체수단보다 납세의무자에게 더 많은 피해를 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최소침해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라) 법익의 비례성
명의신탁을 이용한 증여세 회피행위에 대하여 고율의 증여세를 명의수탁자에게 부과하는 것은 그에게 상당한 금전적 부담이 되지만 이것은 증여세회피의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는 것인데 명의수탁자는 자신의 명의를 빌려줌으로써 증여세회피를 가능하게 한 사람이므로 어느 정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증여세 부과를 통하여 명의수탁자가 입는 불이익은 그 책임을 고려할 때 크게 부당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에 반하여 명의신탁에 대한 증여세의 부과는 명의신탁이 증여의 은폐수단으로 이용되거나 증여세의 누진부담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함으로써 조세정의와 조세공평이라는 공익을 실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들은 사익에 비하여 현저하게 다대한 공익의 우선적 추구를 도모하고 있으므로 법익비례의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마) 소결론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들은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2) 평등원칙 위배 여부
(가) 증여를 받지 아니한 사람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실질과세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으나 증여를 은폐하는 수단으로 명의신탁을 이용한 경우에 이를 제재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조세회피의 목적이 인정되는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조세정의와 조세의 공평을 실현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으로서 그 합리성이 인정되므로 실질과세의 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이를 허용할 수 있는 것이고 이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나) 명의를 도용당한 경우는 명의신탁이 아니므로 증여추정조항이 적용되지 아니하고, 증여세 회피의 목적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 역시 증여추정조항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또한 명의신탁에 동조함으로써 명의신탁자의 증여세 회피행위를 가능하게 한 명의수탁자의 책임을 고려할 때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두 사람 중 누구에게 일차적인 납세의무를 부과할 것인지의 문제는 입법의 재량에 속한다. 명의신탁에 이르게 된 경위나 유형, 그에 내재된 반사회성의 정도 등을 참작할 것인지 여부 및 그 참작의 방법이나 정도 등도 역시 입법의 재량에 속한다.
(다) 그리고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에 동조하여 명의신탁자의 증여세회피를 가능하게 하였다 하더라도 그 책임은 방조 정도에 불과하여 그렇게 크다고는 할 수 없는데도 이를 일반 수증자의 납세책임과 동일하게 평가하여 동일한 세율의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청구인은 주장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증여세의 회피기도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없다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그러한 취급은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3) 죄형법정주의 및 무죄추정의 원칙의 위반 여부
심판대상조항들에 의하여 부과되는 증여세는 비록 과징금의 성격을 갖는 면이 있으나, 법률이 규정하는 세금의 하나일 뿐이므로 이를 형법상의 벌금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이에 대하여는 헌법상의 죄형법정주의나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될 수 없다.
다. 조세범위확장조항의 위헌 여부
(1) 명의신탁은 증여세 이외의 조세의 회피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이용될 수 있다. 즉, 명의신탁을 이용하여 주식을 미리 상속인에게 이전하여 상속세를 회피할 수 있으며, 명의신탁을 이용하여 주식의 소유를 분산함으로써 주식배당소득에 대한 합산과세를 회피하여 누진적 소득세 부담을 회피할 수 있다. 그리고 구 소득세법 제94조에 의거할 때, 당해법인 주식의 100분의 50이상을 소유하는 과점주주는 명의신탁을 통하여 과점주주의 지위를 벗어나면 50% 이상의 주식을 양도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양도소득에 대한 누진적 소득세부담을 경감, 회피할 수 있다.
또한 지방세법 제105조 제6항 등에 의거할 때, 비상장법인의 주식을 취득한 과점주주(51% 이상)는 명의신탁을 통하여 과점주주가 되는 것을 방지하면 과점주주가 부담할 취득세를 회피할 수 있다. 그리고 정상거래를 가장한 부의 이전을 방지하기 위해 세법에서는 특수관계자의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데 명의신탁을 이용하여 특수관계자가 되는 범위를 벗어나면 상속세및증여세법상 특수관계자에게 적용되는 각종 조세회피방지규정들을 회피하여 상속세와 증여세를 회피할 수 있다. 그리고 국세기본법 제39조에 의거할 때, 당해법인의 발행주식의 100분의 51 이상을 소유한 과점주주가 명의신탁을 통하여 과점주주의 지위를 벗어나면 당해법인이 납부할 수 없는 조세체납액에 대하여 제2차 납세의무를 면하게 되어 조세를 회피 또는 경감할 수 있다.
(2) 명의신탁에 의한 조세의 회피는 증여세에 한정된 것이 아니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상속세, 소득세, 취득세 등 각종의 국세와 지방세 그리고 관세에 대하여도 가능하다. 증여세 이외의 다른 조세에 대하여도 명의신탁의 방법으로 이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고 그 회피행위를 제재하여야 할 필요성은 증여세의 경우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
그러므로 증여세 이외의 다른 조세를 명의신탁에 의하여 회피하는 행위를 제재하기 위하여 그러한 명의신탁에 대하여 조세회피의 목적을 추정하고, 일정한 예외하에, 이를 증여로 추정할 수 있도록 조세범위를 확장하는 조항은, 증여세회피의 경우에 관하여 위에서 본 바와 동일한 이유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그 수단이 입법목적의 달성에 적합하며 최소침해의 원칙에 어긋나지 아니하고 법익간의 비례가 유지되어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고 할 수 없고 나아가 평등의 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되므로 이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3) 심판대상조항들이 조세범위확장조항을 통하여 증여세가 아닌 다른 조세를 회피하려는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에, 회피하려는 조세와는 세목과 세율이 전혀 다른,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증여추정을 하게 되는데, 이 경우의 증여세가 비록 과징금의 성격을 갖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체계정당성의 원칙에 위배되는 외관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조세범위확장조항을 통하여, 증여세가 아닌 다른 조세를 회피하려는 목적이 명의신탁에 인정되는 경우에도 명의신탁을 증여로 추정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한 입법의 선택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고 여기에 입법재량의 한계를 현저히 일탈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체계부정합으로 인한 위헌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재판관 김영일, 재판관 김경일, 재판관 송인준, 재판관 주선회의 반대의견
가. 심판대상조항들이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1) 먼저 심판대상조항들이 명의신탁을 이용한 각종 조세의 회피를 방지하여 조세평등과 조세정의를 달성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공복리의 증진에 기여한다고 여겨지므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2) 그러나 명의신탁재산에 대하여 증여추정을 한 규정의 취지는 그 실질이 증여임에도 조세회피의 목적으로 명의신탁에 의한 재산으로 거짓 주장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명의신탁이라는 형식에도 불구하고 그 실체관계를 중시하여 증여로 추정한다는데 주안점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증여세의 부과대상은 명의신탁으로 은폐된 증여에 한정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처음부터 조세회피를 의도하지 아니하거나, 또는 조세회피의 목적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사실상 명의를 빌려 준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명의수탁자의 적극적인 입증을 통하여 과세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길이 열려있기는 하나, 법 제43조 제1항 본문 및 법 제43조 제2항 후단규정에 의거 이중의 추정규정을 둔 탓에 실제에 있어서는 일률적으로 조세회피의 목적이 인정되는 것으로 해석되어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아무런 재산상 이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증여세를 부과하는 셈이 되는바, 이는 증여세의 본질에 반할 뿐 아니라, 그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이라고 볼 수도 없다.
심판대상조항들이 증여세가 아닌 다른 조세를 회피하려는 목적이 인정된 경우에 회피하려는 조세와는 세목과 세율이 전혀 다른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체계정당성에도 위배되는 면이 없지 아니하고, 과징금의 형태로 증여세를 부과하는 형식을 택하는 것도 결코 합리적인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들이 증여세가 아닌 다른 조세의 회피목적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까지 명의신탁재산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그 방식에 있어서 적합성원칙에 위배된다.
(3) 나아가 심판대상조항들이 어떠한 조세이든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과징금으로서 제재의 성격을 가진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라면, 그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대체수단으로는 명의신탁을 허용하되 조세회피목적이 있는 경우에는 행정질서벌의 특성과는 거리가 먼 증여세를 부과할 것이 아니라, 제재수단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으로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입법체계에 있어 보다 더 적합할 것이다.
특히 주식 등의 자산에 대하여는 명의신탁을 허용하되, 조세회피목적이 있는 명의신탁에 대하여는 증여세 대신 과징금을 부과하고,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이를 연대하여 납부하도록 하며, 이 경우 과징금은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제5조)에서 규정하는 과징금 10% 내지 30%, 국세기본법(제47조)에서 규정하는 가산세 10% 내지 30%와 마찬가지로, 10% 내지 30%의 범위 내에서 명의신탁재산의 금액에 따라서 차등적으로 부과하도록 할 수 있다.
이처럼 특별법 제정을 통한 10% 내지 30% 범위 내의 과징금의 부과는 심판대상조항들에 의하여 부과되는 10% 내지 45% 범위 내의 증여세보다는 명의수탁자의 금전적 부담이 줄어 들게 되고, 이는 곧 대체수단의 형식으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와 연대하여 과징금을 부담함으로써 발생하는 금전적인 불이익이 심판대상조항들의 입법수단을 통한 금전적인 불이익보다는 더 작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들이 성질상 행정적 제재로서 과징금을 부과해야 할 사항을 그보다 금전적 부담이 크고 실질에도 맞지 않는 증여세를 부과하는 형식이 되어 법체계의 정당성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최소침해성원칙에 위배된다.
(4) 증여세가 아닌 다른 조세의 회피행위에 대하여서까지 고율의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다하고, 명의수탁자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는 제도는 실제에 있어서는 모든 명의수탁자에게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는 결과가 되어 그 재산가액이 큰 경우에는 명의수탁자가 그 납세의무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이처럼 심판대상조항들이 명의신탁을 이용하여 증여세가 아닌 다른 조세의 회피행위에 대하여 지나치게 고율의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조세정의와 납세의 공평성을 구현하고자 하는 공익을 감안하더라도 막중한 금전적인 부담을 담세능력이 전혀 없는 명의수탁자에게 지우게 되는 과중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심판대상조항들에 의하여 입게 되는 명의수탁자의 불이익은 조세정의와 조세공평의 실현이라는 공익에 비해 훨씬 크다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법익간의 균형성을 잃고 있다.
(5)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들이 증여세가 아닌 다른 조세의 회피목적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명의신탁재산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것이다.
나. 심판대상조항들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심판대상조항들은 증여세가 아닌 다른 조세를 회피하려는 목적이 있는 경우와 심지어 조세회피를 의도하지 않거나 그러한 인식조차 없이 사실상 명의를 빌려준 경우와 같이 경제적 이익의 이전이 없는 통상의 명의신탁을 일률적으로 증여로 보고 담세능력의 정도를 고려하지 아니한 채 고율의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다.
또한 증여추정의 제도를 증여세 회피의 경우뿐만 아니라 증여세가 아닌 다른 조세의 회피는 물론 조세회피의 의도가 없는 경우에까지 확대하여 사실상 증여행위가 있는 것으로 의제하여 무차별적으로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실질적인 권리 내지 이익을 취득하지 아니하고 단순히 권리의 외양만을 취득하여 담세능력이 없는 명의수탁자를 재산을 증여받은 자와 동일하게 취급하여 고율의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명의수탁자를 자의적으로 불리하게 취급하는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것이다.
다. 결론
그러므로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3조 제1항 본문 및 제1호, 같은 법조 제2항 후단규정, 같은 법조 제5항이 증여세가 아닌 다른 조세의 회피목적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명의신탁재산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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