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등 위헌확인(각하)(2004.09.23,2003헌마19)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 이상경 재판관)는 2004년 9월 23일 심판대상 중 소액사건 판결서에 이유 기재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 소액사건심판법 제11조의2 제3항에 대하여는 관여재판관 8인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소액사건의 판결을 선고하면서 재판장이 판결이유의 요지를 구술로 설명하지 아니한 부작위에 대하여는 재판관 5 : 3의 의견으로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하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불법주차차량 견인과 관련한 김해시 소속 공무원의 직무상 위법행위를 이유로 김해시를 상대로 창원지법 김해시법원에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기각되었는데, 그 판결서에는 판결이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자 청구인은 소액사건 판결서에 판결이유의 기재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 소액사건심판법 제11조의2 제3항 및 위 판결의 선고 당시 재판장이 소액사건심판법 제11조의2 제2항에 위반하여 판결이유의 요지를 구술로 설명하지 아니한 부작위가 청구인의 알권리, 재판청구권, 평등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소액사건에 대한 판결서에 이유의 기재를 생략할 수 있도록 규정한 소액사건심판법(2002. 1. 26. 법률 제6630호로 개정된 것) 제11조의2 제3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고만 한다) 및 위 문제가 된 소액사건의 판결을 선고함에 있어 담당판사가 판결이유의 요지를 구술로 설명하지 아니한 것(이하 ‘이 사건 부작위’라고만 한다)의 각 위헌 여부이다.
소액사건심판법 제11조의2 【판결에 관한 특례】
① 생략
② 판결을 선고함에는 주문을 낭독하고 주문이 정당함을 인정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그 이유의 요지를 구술로 설명하여야 한다.
③ 판결서에는 민사소송법 제208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할 수 있다.
3. 결정이유의 요지
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부분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반 민사소송에서와 달리 소액사건의 판결서에 판결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규정, 곧 판결서의 작성방식 내지 기재사항에 대한 특례를 규정하고 있는 데 불과하여 그 자체만으로써 그 어떤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을 가져온다고 보기 어렵다.
다시 말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구체적인 소송사건의 재판절차에 있어 판결을 성립시키기 위한 준비행위로서의 판결서 작성에 관하여 적용되는 법규범으로서 법원의 재판이라는 구체적인 집행행위의 매개를 거쳐 비로소 특정인의 기본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므로, 그 자체로 인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직접 침해된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나아가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에 있어 집행행위가 예정되어 있는 경우라도 당해 법령에 의한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을 인정할 수 있는 예외적 경우에 해당하지도 아니한다.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직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 부분
(1)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김영일, 재판관 김경일, 재판관 전효숙, 재판관 이상경의 각하 의견
(가) 소액사건의 판결 선고는 주문의 낭독과 이유의 설명이 불가분적으로 결합한 일체로서 행해져 판결을 대외적으로 성립시키는 절차로서, 판결 선고행위의 중요한 구성요소 중 하나인 판결이유의 설명은 넓게 법원의 재판작용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다른 한편 소액사건의 판결을 선고하면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나 그 설명을 다하지 아니한다는 부작위는 그 자체로 독자적인 의미와 기능을 갖고 있다기보다 판결의 선고행위를 구성하는 행위에 불과하여 독자적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취급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
이렇게 보면 이 사건 부작위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주장은 곧 법률에 규정된 방식을 따르지 아니한 판결 선고행위의 하자를 탓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바, 이와 같이 헌법소원의 대상을 전체로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이루어진 판결 선고’로 파악하게 되면 이는 전형적인 ‘법원의 재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부작위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심판청구 부분은 재판소원의 금지규정이 적용되어 부적법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나) 설령 이 사건 부작위를 전체로서의 판결 선고행위에서 따로 떼어 독자적인 의미와 기능을 갖는 공권력의 불행사로 취급한다 하더라도, 이유의 설명은 판결의 선고라는 재판절차의 진행에 관한 사항으로서 포괄적으로 종국판결에 흡수․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그 부작위에 대하여는 판결에 대한 상소의 방법으로만 불복할 수 있을 뿐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을 여지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재판과정에서 행해지는 개개의 법원의 행위를 당해 재판과 분리하여 헌법소원으로 다툴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분쟁해결의 종국성을 의미하는 재판의 성질에 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규정한 재판소원의 금지를 폐기하는 결과가 되어 허용할 수 없는 것이다.
(2) 재판관 권성, 재판관 송인준, 재판관 주선회의 반대의견
(가) 우리 헌법 제27조 제1항이 규정하는 재판청구권에 포함된 ‘청문청구권’이라는 절차적 기본권은 그 내용에 있어 ‘정보를 구할 권리’, ‘진술할 권리’, ‘진술한 내용의 고려를 요구할 권리’의 3가지 실현단계로 구성되어 있는바,
이 중 특히 진술한 내용의 고려를 요구할 권리에 대응하여 당사자의 주장을 고려하여야 할 법원의 의무는 법원이 당사자의 주장을 인식하고 고려했다는 것이 충분히 드러나도록 판결에 이유를 제시할 의무를 통해 구체적으로 표현되고 있고, 소액사건의 경우 이처럼 헌법상의 재판청구권에서 유래하는 법원의 판결이유 제시의무는 판결 선고시 이유를 설명하도록 한 소액사건심판법 제11조의2 제2항에 구체화되어 있다.
이렇게 볼 때 소액사건의 판결을 선고하면서 재판장이 이유 설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것은 소송당사자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공권력 불행사에 해당한다.
(나) 종국판결의 경우 판결 선고의 본질적 부분은 주문의 낭독이라고 할 것이지만, 이유의 설명 내지 제시는 당사자에게 판결에 대한 승복 여부를 결정하는 데 기준을 제공하고 불복시 적절한 상소이유의 개진을 가능케 함으로써 주문의 제시와는 구별되는 독자적인 의미와 기능을 가진다고 볼 수 있고,
아울러 종국판결에 대한 항소가 주로 판결결과인 주문에 대한 불복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도 소액사건의 판결 선고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아니한 부작위가 있는 경우 그것으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는 불이익에 대하여 독자적으로 헌법소원에 의한 구제를 모색하는 것이 분쟁해결의 종국성이라는 재판의 성질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판결이유의 제시 내지 설명은 이미 내부적으로 확정된 판결내용을 단지 외부에 알리는 행위로서 이유 설명의무 불이행의 하자는 당해 판결의 내용에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하여는 상소를 통한 구제만으로는 부족하고 따로 헌법소원을 통한 구제를 모색하는 것이 재판청구권을 보장하는 길이 된다.
4. 결정의 의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소액사건의 판결 선고시 이유 설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부작위가 독립하여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되었는바, 재판소원 금지 원칙을 적용하여 부적법 각하하여야 한다는 다수의견과 국민의 재판청구권 보장의 견지에서 위 원칙의 적용범위를 제한하여 위헌선언을 하여야 한다는 반대의견이 대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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