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7일 토요일

[습작] 항변(抗辯)

 




항변(抗辯)





할 말이 없어서 침묵하는 것은 아니다


한자 더 새기려 다문 입을 열라치면

한숨 더 늘어지는 변명들 탓에


목젖에 걸린 채로 기어들어가고 마는

어제의 회한(悔恨)때문이지


보이는 것이 없어서 관망만 하는 것은 아니다


눈을 뜨기도 전에 먼저 침몰하고 마는 동공(瞳孔)들 탓에

섣부른 기억을 먼저 막고 나서는 오늘의 가슴앓이 때문이지


지금 소리치지 않는다고 거저 생각도 없이

두 눈 감고 내일까지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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