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9일 수요일

[생각] 언어와 문화와 생존

 

[생각] 언어와 문화와 생존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의 변화 중 하나가 이른바 글로벌인재의 육성에 기여할 목적으로 영어교육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때맞춰 인터넷기술의 발달로 등장한 SNS미디어의 등장으로 영어의 세계화에 한껏 힘이 실린 모습이다.


신자유주의의 급격한 확산은 결국 무한경쟁을 초래하고 가장 경쟁력있는 존재만이 살아남는 시스템이므로 결국은 많은 사람들이 사는 길이 아니라 극소수의 사람만이 살아남는 체계이다. 그러므로 이른바 경쟁력있는 소수의 선진국들이 자유주의의 이름으로 과감한 대항해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예고도 없는 경제위기에 봉착하자 예외없이 말로만 자유주의를 내세우면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생존의 보호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입장에서는 지나친 보호주의보다는 무역에서의 자유주의입장이 유리할 듯하여 현 정부는 자유무역을 지속적으로 강하게 주창해오고 있는 것 같다.


그러한 시대상황이나 여건상의 필요에 의하여 영어교육을 부수적으로 중요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지만, 우리의 문화를 소홀히 하여 자칫 우리의 글과 말이 사라져버리기라도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지는 모르지만 결국은 민족의 흡수소멸이라는 비극을 초래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민족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영어를 중요시하고 잘한다고 할지라도 그들의 문화 속에서 습성이 된 사람들과는 경쟁이 되지 않을 것이며, 극히 소수의 과학기술자나 자본가, 그들의 자손만이 살아남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프리카의 예를 들어보더라도 많은 선진국들이 빵으로 그들을 다스리고 있지만, 아직도 사라지지않고 있는 이유는 그들의 언어와 문화가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그들의 문화와 언어까지 이른바 세계화의 이름으로 영어로 통일한다면 모든 면에서 취약한 그들이 지구상에 존재할 수 있겠는가?


일각에서는 선진국의 물량공세에 무너지고 있는 징조도 보이지만 여전히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그들도 그들의 자원을 무기로 하여 무시할 수 없는 거래의 상대방이 되고 있는 것이며, 다른 외부세력으로부터도 고려할만한 시장으로서 그들의 생존을 보장받고 있는 일종의 안전한 보호막을 갖춘 것이다.


아무리 가치와 제도를 떠들어도 위기의 상황에는 결국 생존의 문제와 욕망의 경쟁만이 남게된다. 지금도 암암리에 희귀자원들을 무기화하여 그들만의 리그를 도모하고 있는 이때 모든 것이 희소한 우리가 살아남는 길은 영어의 경쟁력은 키우되, 우리 말과 글을 중심으로 한 우리의 문화를 지키고, 독창적인 기술력을 키우는 일이어야 할 것이다.


어찌보면 신자유주의라는 것은 욕망의 탈을 쓴 탐욕의 신제국주의의 다른 이름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개인의 욕망을 인정은 하지만, 지나친 탐욕을 경계하면서 공동체의 질서 속에서 각자의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말과 글, 그리고 문화를 더욱 소중히 지켜내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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