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1일 금요일

[생각] 탐욕의 제국에 숨겨진 얼굴

 

[생각] 탐욕의 제국에 숨겨진 얼굴



로마 제국의 역사를 가진 나라, 이탈리아의 총리가 연일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Silvio Berlusconi)는 2000년 포브스지가 집계한 개인자산 순위에서 120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하여, 이탈리아 1위, 세계 14위의 부자로 기록된 인물로서 이탈리아 최대의 미디어그룹의 소유주이자 유명 축구구단인 AC밀란의 구단주이기도 하며 1994년~1995년, 2001년~2006년 이탈리아 총리를 지낸 데 이어, 2008년 5월부터 다시 총리로 재직 중인 인물이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부인 베로니카 라리오(53)여사는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속옷모델 노에미 레티치아의 18세 생일파티에 참석한 사실을 알게 된 후 4월 말 이혼을 결심하게 되었으며 섹스 스캔들로 남편이 ‘세상 사람들 앞에 우스운 인물’이 되고 있어 참다못해 이혼을 요구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해 자신의 로마저택에서 성매매 여성들과 밤샘파티를 즐겼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등 끊임없는 추문에 휩싸였고, 2007년에는 현재 기회균등부 장관이 된 방송연예인 출신 마라 카르파냐에게 ‘내가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당신과 결혼할 것’이라고 말했다가, 부인 라리오의 강력한 요구로 언론을 통해 공개 사과하는 망신을 당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쇼걸들을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시키려는 시도로 여전히 시끄럽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할 정도의 역사적 자부심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지금도 로마의 한 가운데 로마의 주교, 즉 교황이 통치하는 신권 국가로서 가톨릭교회의 상징이자 중심지인 바티칸시국을 둘러싸고 있는 하늘 아래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다.


법학을 전공한 베를루스코니는 기업가로서 성공을 하였으나 막대한 자금조성경위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으며, 수많은 법적 공방에서도 상황을 유리하게 조성하여 일국의 총리에 까지 오르게 되었다. 나아가 그가 장악하고 있는 미디어매체들과 스포츠구단과 여러 관심사업들을 엮어서 국민들의 마음을 통째로 장악하고 있다며 큰 소리를 치고 있고,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자신을 지지한다고  호언하고 있다.


문제는 비록 이탈리아의 새로운 뉴스보도방침이 이른바 정치적 공방이 큰 사안에 대해 ‘정부-야당-여당’ 순으로 입장을 듣는 ‘샌드위치뉴스’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다수의 국민들이 그의 말대로 그의 삶의 방식을 경외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도 상당한 부분 자리잡고 있는 것도 사실인 듯 보이는 점이 있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처럼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는 인터뷰 등이다.


정치학자들조차 사람들이 베를루스코니의 남성우월주의 기질에 익숙해져 있고, 금새 이번 일들을 잊을 것이며, 베를루스코니는 변함없이 좌파에 대한 신랄한 공격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자신의 인기가 여전히 높고, 자신은 ‘아름다운 여성들’을 포함한 모든 이를 사랑한다며 비판적인 여론을 비웃으면서 ‘이탈리아 국민은 내 안에서 스스로를 발견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까지 말할 정도로 자만에 젖어 있는 지경이다.


국민들의 여론까지 자신의 모습에서 나온다는 오만에 찬 탐욕의 제국의 현실을 보면서 그 속에 가려진 제국의 국민들의 얼굴들도 과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얼굴을 닮아 있을 것인가에 강한 의문이 있지만, 그가 여전히 그의 방식대로 득세하여 간다면 그의 얼굴이 바로 이탈리아 국민들의 얼굴이 될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얼굴이 대한민국 다수 국민들의 숨겨진 얼굴이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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