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1일 토요일

[습작] 흔적(痕跡)



흔적(痕跡)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남겨진 흔적은 없는지 뒤돌아보니,


아직 채 가시지 않은 봄 볕 한자락이

발걸음에 걸린 미련을 흔들고 있어


그제서야 당신이 나의 어제였고 오늘이고

기대하며 설레었던 내일이었음을 알겠네


빚처럼 무거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리려는데

어느새 내 등 뒤의 그림자로 새겨져


처음부터 이별할 수 없는 인연임을 알겠네


족적(足跡)은 햇살같이 더욱 선명한데

한치 앞도 가누기 힘든 검은 새벽,


이슬처럼 맺힌 바람들의

투명한 방향은


어디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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