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1일 수요일

[생각] 오바마의 버려진 개를 말하다. 4 - 절망의 대한민국, 희망을 말하다.

 

[생각] 오바마의 버려진 개를 말하다. 4 - 절망의 대한민국, 희망을 말하다.



대한민국 용산에서는 절망의 참극이 일어나고,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는 희망의 취임식이 열렸다. 오바마 취임의 일성은 통합이며, 책임이고, 위기의 인식이며, 희망의 설계였다. 그동안의 탐욕의 결과에 대한 반성의 메시지이기도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1년전 취임식과 뭐 그리 다를 것이 있겠냐마는, 그러나 양자의 차이가 너무나 극명하게 느껴지는 것은, 지금 절망을 목도하면서 우리에겐 너무 멀어져버린 듯한 희망들이고, 그들은 아직도 생생하고 가능한 듯한 희망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철거민들은 우리 사회의 가장 소외된 절망의 계층들이다. 각종의 개발사업 등의 이름으로 하루아침에 살던 집에서 쫒겨나고, 쥐꼬리만한 보상비로는 새로운 둥지를 틀기도 힘에 겨운 절박한 길 위에 있는 사람들이다. 버려지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마는 그 삶이 바로 우리 자신의 오늘이며, 내일일 수도 있다.


그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한 방법이 비록 화염병을 사용하는 등의 불법적인 방법이라고는 하나 이미 그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는 당국의 대응방법이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냥 그대로 밀고 들어가면 분명히 사상자가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음에도 감행한 것이다.


그것은 분명한 범죄행위이다. 범죄를 수사하고 법질서를 확립해야할 경찰이 엄연히 불법을 자행한 것이다. 수사대상인 경찰에 대해 검찰이 조속히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얼마나 사건의 진실이 그대로 국민에게 전달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사회의 갈등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갈등이 없는 사회는 살아있는 민주주의사회가 아니다. 문제는 그런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의 선택의 문제이다. 자신들만의 생존을 위해 가자지구의 유엔보호지역의 민간인까지 포격하는 이스라엘과 같은 선택도 있을 수 있지만, 그것 역시 범죄행위임에는 분명하다.


북한의 연일 강화되는 공세에 북한으로부터 총알이 날아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불안했는데, 동도 트기 전에 시너위에 물을 뿌리며 하늘로부터 날아든 대한민국의 경찰특공대에 혼비백산해서 그들은 아무런 방책도 없는 땅으로 추락했다. 공존을 위한 선택은 어디에도 없는 것인가.


오바마의 교육에 각별한 열성을 가진 그의 어머니도 오바마에게 늘 강조한 메시지는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라”였다고 한다. 지금 오바마의 행태를 보면 어머니의 교육은 일단은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배려하는 오바마의 열린 가슴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이 전달되어선지 미국의 국민들은 열광하고 있고, 희망에 들떠 있다. 오바마는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들의 마음만으로도 이미 절반의 극복임을 안다. 그들에겐 희망이 안타깝게도 오히려 우리에겐 절망으로 다가올 것들이 너무나 많다.


오바마는 미국의 통합과 재건을 앞세우고 있으므로 미국의 자존심, 빅3에 대한 지원이 우리에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며, 한미FTA 등 여러 여건들이 미국을 구제하기 위한 방향으로 흐를 것이기 때문에 우리에겐 더욱 위기를 심화시킬 수도 있다.


대외적인 여건도 그러한데 대내적으로도 가야할 길이 너무나 벅차다. 하나로 힘을 모아 집중적으로 쏟아 부어도 모자랄 판국에 갈기갈기 찢긴 분열된 기세로 과연 무엇에 맞설 수 있을 것인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중된 하나의 힘이 필요하다.


분열된 상처를 치유하고,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많은 소외된 이웃들의 가슴을 진심이 담긴 따뜻한 손으로 어루만져 줄 때에만이 하나의 힘이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대한민국 20%는 나머지 80%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존재해야만 가능하다. 서로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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