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25일 수요일

[습작] 봄날의 산책

 




봄날의 산책






먼저 실려온 바람은 발 아래로 서둘러 흙이 되고,

이어 떨어지는 구름은 머리 위에서 햇살을 엽니다


초면의 맞선이지만 실타래처럼 얽힌 얼어붙은 업(業)을 풀고

은밀한 땅의 마음과 조급한 하늘의 뜻을 조각으로 맞추면서


이랑사이로 하늘의 악보를 기도처럼 짚어가며

고랑사이로 땅위의 건반들은 꽃씨를 뿌립니다


낯선 입맞춤이 곧 어울리는 합창으로 되지는 못하지만

한걸음 내디디면서 한번 더 다져지는 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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