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25일 수요일

[습작] 누구던가

 




누구던가 






횡단보도 위의 붉은 신호등이 마음을 재촉하고

늘 질주하는 시간처럼 앞만 보고 내달리면서


어지러운 교차로 위에 선 일방통행 중인 사람들,


마지막 배웅의 등짝처럼 단호한 이별들을 하면서

지나간 봄처럼 다시 올 겨울 속으로 서두르는데

 

집으로 가지 않는 방향의 전철역의 입구에는

집으로 가는 열차의 꽁무니를 쫒아 흔들리는 눈빛들,


 집에서 멀어지는 선로 위로 주저없이 떨어지고 마는데

긴 겨울처럼 강인하지 못하고 짧은 봄처럼 나약한 너는


누구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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