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8일 수요일

[습작] 대합실

 





대합실

 





오늘의 출발을 내일로 미룰 수 없는

길 떠나는 사람들에게는 정해진 시간표가 있다


메마른 침을 삼키도록 숨가쁜 공허를 달래주는

대합실 가판대의 큼직큼직한 신문머리는


환희와 통곡으로 빼곡하게 넘치는

현장의 호흡들을 쉼없이 중계하고


길 떠나는 자의 가슴 속에 새긴 치열한 맹세는

설레는 내일을 기약하며 대기 중인데


출발을 알리는 안내방송은 기적소리도 없이

대합실 구석에 과거를 버려둔 채


서둘러 앞으로만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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