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잎
한바탕 폭풍처럼 몸서리치며 쓸고 간 자리에
마지막 한 잎이 나무 끝에 매달려 있다
포기하지 않고 가늘게 버티고 선 것은
차마 놓지 못하는 연(緣)에의 미련때문인지
숨죽인 바람도, 충혈된 노을도
희미하게 닿아있는 이승과 저승의 손 끝에서
죽어가면서도 살아내려는 침묵의 장사(葬事)에
생(生)과 사(死)의 질긴 연(緣)으로
정지된 시간처럼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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