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5일 일요일

[습작] 나무와 잎

 





나무와 잎






한바탕 폭풍처럼 몸서리치며 쓸고 간 자리에

 마지막 한 잎이 나무 끝에 매달려 있다


포기하지 않고 가늘게 버티고 선 것은

차마 놓지 못하는 연(緣)에의 미련때문인지


숨죽인 바람도, 충혈된 노을도

희미하게 닿아있는 이승과 저승의 손 끝에서


죽어가면서도 살아내려는 침묵의 장사(葬事)에

생(生)과 사(死)의 질긴 연(緣)으로


정지된 시간처럼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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