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23일 월요일

[습작] 나는

  


나는




이제 안다

얼음이 녹아야 싹이 움틀 수 있음을


나는 안다

싹이 올라 서야 꽃도 화려하다는 것을


이제 안다

떨어진 꽃이 거름이 되어 열매가 맺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 수확으로 주린 배를 채우면서 또 죽어간다는 것을


이제 안다

올 겨울을 넘겨서야 겨우 한 숨을 덜어내고 있음을


이 봄 물오른 가지 끝에서 비로소 안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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