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오바마의 버려진 개를 말하다. 7 - 소외의 극복, 소통의 시작
미국의 구조화된 탐욕에 맞서 오바마가 기득권과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공개적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때맞춰 그동안의 호사를 누렸던 정치적 기득권 세력의 중심 공화당과 월가 중심의 대기업을 위시한 경제적 기득권 계층들의 조직적인 반발도 거세지는 듯하다.
시티은행에 대한 미국 정부지분의 보통주 전환을 통한 사실상의 국유화 조치가 단행되고, AIG의 추가 지원과 관련한 연이은 국유화 조치의 기운이 미국 금융가를 조바심으로 감싸고 있는 가운데 경제불안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가서 -10% 이상의 경기하강까지 우려할만큼 불황의 늪으로 향하고 있는 것 같다.
오바마의 이러한 행보는 이미 예견된 것이기는 하지만, 막상 현실적인 정책으로 실현할 의지를 지켜보면서 분명 과거의 청산과 새로운 비전의 제시는 머뭇거릴 일은 결코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모든 일은 필요한 시기에 알맞은 정도의 적절한 처방만이 제대로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므로 시의적절한 것이다.
오히려 어찌보면 다소 늦은 감도 없지 않으나, 이러한 정도의 변화도 기득권층에게는 혁명에 비견될 정도의 급격한 변화와 무거운 충격으로 받아들여 질 것이므로 치밀한 사전 준비작업도 필요했을 터이다. 나름대로의 진용을 갖추고 어느 정도의 주변 분위기 정리가 끝난 듯한 노련함도 엿보인다.
불확실한 태도와 전망이 오히려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시간과 국고를 낭비하여 오히려 국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은 비록 멀리서 찾지 않아도 분명히 알 수 있는 일이다. 미국의 방향 설정이 세상의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여전한 미국의 영향력과 힘 때문이리라.
혼돈의 세상을 넘어 지난 날의 팍스아메리카나를 지속시키고 싶은 것이 한결같은 미국인들의 솔직한 희망일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기운은 더 이상 그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을 것 같은 조짐들이 미국과 미국민들을 불안의 공황상태로 몰아넣고 있으며 오바마는 메시아처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메시지가 현실로 얼마나 실현되어 그들의 소망들이 성취될 수 있을 것인가는 좀 더 지켜볼 일이지만, 버려진 개의 입장에서 미국사회를 성찰한 오바마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많은 댓가를 치를 것이지만, 비록 어떤 댓가를 치르던 그만한 가치가 있었던 일로 평가될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해 본다.
오바마의 정책의 중심이 의료복지와 교육, 그리고 미래의 에너지에 집중되어 있어 단기적인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더 거둬들여서 소외계층에 대한 의료혜택을 늘리겠다는 철학이 갈라진 미국민의 상처를 치유하고 결집된 힘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국회는 오늘도 여당의 입장에서는 민생법안으로, 야당의 입장에서는 MB악법으로 대치상황에 있고, 또 대통령은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방문에 나서면서 언제나 열심이다. 일한 만큼 성과가 있다면 더없이 좋으련만 요란했던 만큼의 결실은 찾아볼 수 없고, 서로의 불신과 갈등만 키워낸 듯하다.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져 이젠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믿으려 하지 않고, 말도 되지 않는 스토리의 TV드라마는 연속 시청률 상위를 달리고 있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미사일 발사를 운운하는 휴전선 이북에서는 “아내의 유혹”에 빠져있는 이쪽 사정이 못내 못마땅한 듯하지만 어찌할 것인가.
법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만들지만, 정의는 권력을 가진 도덕성있는 정부의 철학이 세우는 것이다.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진 추를 가진 저울은 더 이상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것이며, 저울의 눈금은 항상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
물론 시장의 자율도 보호해야겠지만 공정한 시장의 작용도 함께 보호해야 할 것이므로 이른바 미디어법처리를 앞두고 있는 지금,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이른바 규제의 완화가 여론의 자유로운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하여 오바마의 버려진 개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자.
시끄럽다고 무작정 내쫒을 것이 아니라 왜 울부짓는가에 대한 성찰이 더 인간적이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버려진 개는 결국 소외되고 말 것이며 우리 사회의 소통은 막히고 골은 더 깊어질 것이다. 소외의 극복이 소통의 시작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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