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落葉)
한 껍질을 벗기면 여지없이 드러나는 속살,
세월의 무게 앞에서는 예외없이 무너질 것이지만
마지막 남은 한 잎이 가을을 마감하는 저녁,
온 몸으로 발버둥치며 목숨처럼 버텨온 진실은
예고도 없는 새벽에 모진 바람 속으로 날아가 버려
익숙한 나신(裸身)만 앙상한 역사(曆史)를 고백하는데
봄의 관용으로 다시 치욕을 가리기에는
이 겨울이 너무나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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