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6일 금요일

[헌재] 2007년 전시증원연습 등 위헌확인(각하)(2009.05.28,2007헌마369)

 

[헌재] 2007년 전시증원연습 등 위헌확인

(각하)(2009.05.28,2007헌마369)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009년 5월 28일 관여 재판관 6(각하) : 3(별개의견 각하)의 의견으로 “청구인들이 평화적 생존권이란 이름으로 주장하고 있는 평화란 헌법의 이념 내지 목적으로서 추상적인 개념에 지나지 아니하고 평화적 생존권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그 침해를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심판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이를 각하한다.”고 선고하였다.


아울러, 종전 ‘평화적 생존권을 헌법 제10조와 제37조 제1항에 의하여 인정된 기본권으로서 침략전쟁에 강제되지 않고 평화적 생존을 할 수 있도록 국가에 요청할 수 있는 권리’라고 판시한 2003. 2. 23. 2005헌마268 결정은 이 결정과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변경하였다.


이에 대하여 재판관 3인(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은 “국민은 국가에 대하여 침략전쟁에 강제되지 않고 테러 등의 위해를 받지 않으면서 평화적 생존을 할 수 있도록 요청할 수 있는 권리(평화적 생존권)를 가지고 있고, 이는 비록 헌법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더라도 구체적 권리라고 할 것이다. 다만 이 사건 청구는 평화적 생존권의 침해가능성이 결여되어 부적법하므로 각하되어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밝혔다.



1. 사건의 개요


대통령이 2007. 3.경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일종인 “2007년 전시증원연습”을 하기로 결정하자, 청구인들은 2007. 3. 22.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평화적 생존권”을 주장하면서 위 결정이 한반도의 전쟁발발 위험을 고조시켜 청구인들의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위 결정에 대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로서 2007. 3.경에 한 2007년 전시증원연습{RSOI(Reception, Staging, Onward Movement and Integration; 수용, 대기, 전방 이동 및 통합) 연습과 이와 연계된 연합/합동 야외기동 훈련인 독수리 연습(FE: Foal Eagles)} 결정(이하, ‘이 사건 연습결정’이라 한다.)이다.



3. 결정이유의 요지


(1) 대통령이 한 이 사건 연습결정이 통치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1978. 한미연합사령부의 창설 및 1979. 2. 15. 한미연합연습 양해각서의 체결 이후 연례적으로 실시되어 왔고, 특히 이 사건 연습은 대표적인 한미연합 군사훈련으로서, 피청구인이 2007. 3.경에 한 이 사건 연습결정이 새삼 국방에 관련되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해당하여 사법심사를 자제하여야 하는 통치행위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2) 평화적 생존권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지 여부


청구인들이 평화적 생존권이란 이름으로 주장하고 있는 평화란 헌법의 이념 내지 목적으로서 추상적인 개념에 지나지 아니하고, 평화적 생존권은 이를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기본권으로서 특별히 새롭게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거나 그 권리내용이 비교적 명확하여 구체적 권리로서의 실질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워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라고 할 수 없다.


(3) 결론


청구인들이 자신들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의 침해가 있었음을 전제로 하여 구하는 이 사건 심판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부적법하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4.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재판관 김종대)의 요지


기본권은 국가의 존립을 떠나서 관념할 수 없고, 국가 간에 전쟁이 일어나면 국가의 존립이 위협 받게 된다. 우리 헌법이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평화를 중요한 이념으로 표방하고 있으므로 국가의 모든 기능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향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우리 헌법의 기본원리상 당연한 이치이다. 그러나 여기서의 평화가 전쟁 없이 적국에 예속되는 것까지 감수하는 평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전쟁에 대비한 군사훈련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평화적 생존권도 우리 헌법의 기초적 가치로서 이 같은 테두리 속에서 관념하면 되지 굳이 이를 구체적 기본권으로 관념하여 이를 근거로 전시에 대비한 군사훈련마저 저지하기 위한 독립된 대국가적 권리로 인정할 이유는 없다.



5. 별개의견(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의 요지


국민의 모든 기본권은 국가의 존립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전제로만 존재할 수 있으므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국토와 국민을 방위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전쟁수행 기타 군사활동은 불가피하다. 그러므로 이를 위하여 국가가 국민에게 국토방위의 의무를 부과하고 국군을 조직·유지하며 군사활동의 훈련을 실시하는 것도 허용된다.


그러나 국가가 위와 같은 목적을 현저히 벗어나 국민에게 국제적 평화를 파괴하는 침략적 전쟁에 참여하도록 요구할 수는 없다. 또한 침략전쟁과 테러 혹은 무력행위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기본 전제이므로, 국민을 침략적 전쟁에 동원하거나 테러의 위해 속에 방치하는 것은 헌법 제10조가 선언한 국가의 헌법상 책무에도 반한다.


그러므로 국민은 국가에 대하여 침략전쟁에 강제되지 않고 테러 등의 위해를 받지 않으면서 평화적 생존을 할 수 있도록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고, 이는 헌법상 기본권으로서 비록 헌법상 문언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하더라도, 국가에 대하여 요청할 수 있는 구체적 권리라고 할 것이다.


다만, 이 사건 연습결정은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 가능성이 결여된 부적법한 청구로서 각하되어야 한다.



6. 별개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재판관 조대현)의 요지


인간이 존엄과 가치를 누리면서 행복을 추구하려면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위협받지 않고 평화롭게 생존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인간이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위협받지 않고 평화롭게 생존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평화적 생존권이라고 부를 수 있다. 생명․신체의 안전권이 기본권으로 보장된다고 하여 그와 별도로 평화적으로 생존할 자유와 권리를 기본권으로 인정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평화적 생존권도 국가안전보장이나 질서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될 수 있지만, 군사훈련이 침략전쟁을 위한 것이라면,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도록 요구하는 헌법 제5조 제1항에 위반되는 것이므로, 평화적 생존권의 침해를 정당화하는 사유로 되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7. 이 사건 결정의 의의


소위 “평화적 생존권”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아니므로 그 침해만을 주장하는 헌법소원은 부적법하다. 종전 “침략전쟁에 강제되지 않고 평화적 생존을 할 수 있도록 국가에 요청할 수 있는 권리”로서 “평화적 생존권”을 구체적 기본권으로 인정하였던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이 사건 결정에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되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