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소득세법 제94조 제3호 위헌소원 사건(합헌)(2003.04.24,2002헌바9)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金京一 재판관)는 2003년 4월 24일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장주식의 양도차익을 양도소득세의 과세대상으로 규정한 구 소득세법(1998. 12. 28. 법률 제5580호로 개정되고 2000. 12. 29. 법률 제62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 제3호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한국○○ 주식회사(1995. 10. 5.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됨)의 대주주로서 1995. 2. 15. 위 회사 주식 86,600주를 유상증자로, 1995. 5. 3. 19,800주를 무상증자로, 1995. 5. 13. 21,100주를 유상증자로 각 취득함으로써 합계 127,500주를 유·무상증자로 취득하였다.
청구인은 1999. 5. 26. 위 주식 중 60,000주를 주당 35,743원에, 1999. 7. 9. 나머지 67,500주를 주당 46,000원에 각 양도한 후, 2000. 5. 31. 이 사건 주식에 대해 취득 및 양도 당시의 실지거래가액으로 양도차익을 산정하여 그에 따른 1999년 귀속 양도소득세를 용산세무서장에게 신고·납부하였다.
그 후 청구인은, ① 소득세법 시행규칙 제81조 제2항 제3호 소정의 환산기준시가를 적용하여 취득가액을 주당 91,480원으로 산정하여야 하는데 이에 따르면 양도차익이 발생하지 않고, ② 설령 이것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무상증자로 취득한 주식 19,800주에 대해서는 취득가액을 주당 5,000원으로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2000. 9. 15. 용산세무서장에게 위 양도소득세에 대한 경정청구를 하였다.
용산세무서장은 2001. 1. 26. 무상증자로 취득한 19,800주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를 경정한 다음 과납금을 청구인에게 환급하였으나, 나머지 부분에 대한 양도소득세 경정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구인은 2001. 8. 17. 용산세무서장의 위 경정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행정법원에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2001구33150)을 제기하였고, 그 소송 계속 중 위 구 소득세법 제94조 제3호, 제97조 제1항 제1호 나목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을 신청(2001아2306)하였으나 위 법원에 의해 기각되자 2002. 1. 2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구 소득세법(1998. 12. 28. 법률 제5580호로 개정되고 2000. 12. 29. 법률 제62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 제3호의 위헌 여부이다.
제94조 (양도소득의 범위) 양도소득은 당해연도에 발생한 다음 각호의 소득으로 한다.
3.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 또는 출자지분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의 양도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득
3. 결정이유의 요지
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금지원칙 위반 여부
소급입법은, 신법이 이미 종료된 사실관계에 작용하는지, 아니면 과거에 시작되었으나 아직 완성되지 아니하고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사실관계에 작용하는지에 따라 '진정소급입법'과 '부진정소급입법'으로 구분되고, 전자는 헌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인 반면, 후자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만 소급효를 요구하는 공익상의 사유와 신뢰보호의 요청 사이의 교량과정에서 신뢰보호의 관점이 입법자의 형성권에 제한을 가하게 된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시행 전에 이미 양도되어 과세요건이 완성된 주식양도에 대하여 소급하여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시행 후에 양도된 주식에 대하여 적용되는 것이어서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을 금지한 헌법 제13조 제2항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자본이득의 성격을 갖는 상장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하여 과세하는 것으로서 같은 자본이득의 성격을 지닌 부동산이나 비상장주식 등의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와의 형평성을 도모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담세능력이 있는 자에게 그에 상응한 세금을 납부하도록 한다는 응능과세의 실현이라는 조세평등주의 원칙에 부합한다. 따라서 그 입법목적은 지극히 합리적이고 정당하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신설 전에 원칙적으로 상장주식을 양도소득세의 과세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던 것은, 상장주식의 양도소득을 과세대상으로 삼을 경우 투자위축으로 인한 자본시장의 침체 등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것을 염려한 입법자가 자본시장 육성이라는 정책적 측면을 중시한 데 주된 이유가 있으므로, 그러한 입법자의 선택은 장래의 변화를 전제로 한 잠정적인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상장주식을 과세대상으로 하지 않는 소득세법이 장래에도 변함없이 유지되리라는 기대 내지 신뢰는 그만큼 약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의 과세를 부동산과다보유 법인의 대주주 주식 등 제한된 범위에 한정하다가 비상장주식과 상장주식을 차례로 과세범위에 포함시켰고 아울러 상장주식에 대한 구체적인 과세의 범위도 점차 넓히는 등 그 과세대상을 꾸준히 확대해 온 소득세법의 변천과정에 비추어 보아도, 상장주식의 과세대상화로 인하여 손상된 청구인의 신뢰이익의 가치나 손상정도는 중하다고 할 수 없다.
더구나 청구인이 이 사건 주식을 양도할 때는 물론이고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할 때(취득시에는 비상장주식이었음)에도 이 사건 주식의 양도차익은 그 취득 당시의 소득세법 규정에 의해 양도소득세의 과세대상이었으므로, 청구인이 이 사건 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하여 양도소득세가 과세되리라는 사실을 예상하지 못하고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하였다고 볼 수 없고, 결과적으로 상장주식에 대해 과세하지 않는다는 사정이 청구인이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하는데 있어 유인(誘因) 또는 변수가 되었다고 말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이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하고 양도함에 있어 이 사건 법률조항 신설 전의 세법질서에 기초한 적극적이고 보호할만한 가치있는 신뢰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과세의 형평 내지 조세평등주의의 실현이라는 공익은 청구인이 구 세법질서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신뢰에 비하여 훨씬 우월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청구인이 구 세법이 그대로 유지되어 상장주식의 양도에 대하여는 과세가 이루어지지 않으리라고 신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신뢰는 보호할만한 정도에 이르지 못하는 단순한 희망 내지 기대에 불과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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