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4일 일요일

[판례]구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 제1항 위헌제청(위헌)(2002헌가15)

 

구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 제1항 위헌제청(위헌)

(2003.04.24,2002헌가15)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金曉鍾 재판관)는 2003. 4. 24. 재판관 8인의 위헌의견, 1인의 헌법불합치 의견으로, 금전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 손해배상액산정의 기준이 되는 법정이율은 소장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날부터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에 의한다."고 규정한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 제1항이 포괄위임입법으로서 헌법 제75조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의 당해사건(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02가합293 대여금)은 대여금 청구소송으로서, 당해사건 원고는 피고에게 금 3천만원을 대여해 주었으나 이자를 지급받지 못하자 계약을 해지한 후 피고를 상대로 대여금과 이자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소장송달일의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이하 "소촉법") 제3조 제1항 및 동법시행령이 정한 연 2할 5푼의 법정이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하였다.


동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금전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에 금전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산정의 기준이 되는 법정이율은 소장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날부터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청법원(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은 소촉법 제3조 제1항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에 의한다."는 부분이 지나친 포괄위임입법으로서 헌법에 위반되는 의심이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을 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이 사건의 쟁점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에 의한다."고 규정한 부분("이 사건 조항")이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 포괄위임입법인지 여부이다.


민법은 민사법정이율을 다른 법률의 규정이나 당사자의 약정이 없으면 연 5푼으로, 상법은 상사법정이율을 연 6푼으로 각 규정하고 있다. 소촉법 제3조 제1항의 법정이율 규정은 이러한 민사법 규정에 대한 특칙에 해당하며, 이 사건 조항의 위임에 따른 대통령령은 그 법정이율을 연 2할 5푼으로 규정하여 왔다.


이 사건 조항상의 법정이율이 필요한 이유는 민사법상의 법정이율을 현실화함으로써 채권자에 대하여는 소송을 제기한 이후부터는 이행지체로 인한 실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채무이행이나 소송을 지연시키고 상소권을 남용하는 것을 막고, 사실심 판결 선고 후 채무의 신속한 이행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헌법은 제75조에서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을,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라 함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위임입법의 위와 같은 구체성, 명확성의 요구 정도는 각종 법률이 규제하고자 하는 대상의 종류와 성질에 따라 달라질 것이지만, 특히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침해할 소지가 있는 법규에서는 구체성, 명확성의 요구가 강화되어 그 위임의 요건과 범위가 일반적인 급부행정법규의 경우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고 해석하여 왔다(헌재 1995. 11. 30. 91헌바1등, 판례집 7-2, 562, 591; 헌재 1999. 1. 28. 97헌가8, 판례집 11-1, 1, 8).


그런데 이 사건 조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이율의 상한이나 하한에 대한 아무런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위임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정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다른 법조항을 유기적 체계적으로 살펴보아도 이 사건 조항이 예측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즉, 소촉법상 관련 조항으로는 제1조의 입법목적이나 제2조의 입법수단에 관한 조항이 있으나 이들만으로는 이 사건 조항에 따라 대통령령에서 정해질 법정이율의 범위의 대강을 예측하기 어렵다.


이 사건 조항에 의한 법정이율은 민사법상의 법정이율보다는 높은 이율로서 소송지연 방지 등을 위한 것이 될 것이라는 점은 예상되지만, 과연 어느 정도의 높은 이율일 것인지 예측이 어렵다. 종전의 소촉법은 "이자제한법의 범위 안에서"라는 상한을 두었지만, 1998. 1. 13. 이자제한법이 폐지되면서 같이 삭제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에는 아무런 상한 규정이 없다.


이 사건 조항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소지가 있는 법규이므로 구체성과 명확성의 요구가 강화되어 그 위임의 요건과 범위가 급부행정법규의 경우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특히 이 사건 조항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당사자 사이에 약정이율이나 약정지연이율의 정함이 있더라도 소송상 청구하는 경우에는 소장 등이 송달된 날의 다음날부터는 이러한 약정이율이나 약정지연이율이 배제되고 이 사건 조항에 따른 법정이율이 적용되므로, 그 법정이율의 위임의 범위는 예측가능성이 있게 보다 제한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만일 대통령령이 위 입법목적만을 고려하여 그 법정이율을 정한다면 되도록 높은 이율일수록 "소송지연을 방지하고 권리의무의 신속한 실현과 분쟁처리의 촉진하는 것"에 유리하게 될 것이나 이는 승소한 채권자에게 현실적인 실손해 이상의 이득을 주게 되는 반면, 채무자에게는 지나친 지연손해를 강요하는 것이 될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 이 사건 조항에 따른 시행령이 연 2할5푼으로 그 법정이율을 정하고 있는 것은 은행의 일반적인 연체금리보다도 상당히 높은 것이므로 형평상의 문제가 발생될 수 있는데, 이 사건 조항은 포괄적으로 법정이율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함으로써 형평상 문제의 발생 소지를 주고 있는 것이다.


외국의 입법례를 보아도, 많은 나라에서는 법률에서 직접 법정이율을 정하거나, 국고채 수익률 등 객관적인 이율에 연동시켜 이 사건 조항과 같은 법정이율을 정하고 있음에 비하여, 이 사건 조항은 아무런 기준이나 상한 없이 대통령령에 포괄적으로 위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외국의 실제 법정이율은 연 2할5푼과 같이 높지 않다.


이상의 이유로 이 사건 조항은 헌법 제75조의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에 위반된다.


※ 재판관 하경철의 헌법불합치 의견


이 사건에서의 위헌성은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에 위반하였다고 하는 입법형식에 있는 것이지 법이 의도하는 규제내용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즉 대통령령으로 정할 이율에 관하여 본 법에서 그 범위나 상한을 규정함이 없이 포괄적으로 대통령령에 위임한 데에 문제가 있을 뿐이므로, 위헌이 선고되면 입법자는 본 법에 이율의 범위나 상한만을 보완함으로써 그 합헌성을 회복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단순위헌을 선고하면 해당 조항이 개정될 때까지 법적공백이 발생하고 그 사이에 법원은 일반민법이나 상법상의 법정이율인 연 5푼이나 연 6푼을 적용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판결 선고시점에 따라 연 5푼이나 6푼에서 연 2할5푼(위헌결정선고전 또 개정입법이후 판결선고시)까지의 서로 다른 이율이 적용되게 되어 일시적으로 무려 5배의 격차가 생기게 된다. 이는 채권자와 채무자간에는 물론 채권자들 또는 채무자들간의 형평성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고,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법원에 따라 판결을 지연하거나 법률개정 뒤로 미룬다면 금전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이 많은 현실에서 이 역시 혼란을 가중하게 될 염려가 있다.


따라서, 나는 이 사건의 경우에는 단순위헌결정을 할 것이 아니라 잠정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여 법적공백 내지 혼란을 방지하고 법적용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어 주문에 대한 반대의견을 개진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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