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자에 의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제 사건(합헌)(2003.05.15,2001헌바98)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하경철 재판관)는 2003년 5월 15일(목)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사업자가 파산 등으로 인하여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 발주자로 하여금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도록 한 하도급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항 및 제2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동아건설산업주식회사는 1999. 9. 22. 동작삼익아파트재건축조합으로부터 서울 동작구 사당3동 1132외 1필지 19,353.7㎡의 기존건물을 철거하고 그 지상에 지하4층, 지상15층 내지 20층 아파트(455세대), 상가 및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재건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도급받았다.
동아건설은 2000. 6. 26. 주식회사 용하건설에게 이 사건 공사 중 건축토공사를 공사대금 3,557,752,100원에, 부지정지공사를 공사대금 1,237,792,200원에 각 하도급하였고, 용하건설은 약정대로 2000. 10.경 위 각 공사를 마쳤다.
(2) 그런데, 동아건설은 2000. 11. 3. 부도를 낸 다음, 같은 달 24.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회사정리개시결정을 받았다가 2001. 5. 11. 위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아 용하건설에게 위 각 공사에 대한 기성대금 1,345,991,400원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한편, 동작재건축조합은 동아건설이 부도로 인하여 이 사건 공사를 더 이상 이행할 수 없음을 이유로 공사도급관계를 합의해지하였고, 용하건설은 이 사건 공사의 발주자인 동작재건축조합에게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 한다) 제14조의 규정에 의하여 미지급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며 그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01나55156) 계속 중, 청구인은 당해사건의 피고인 동작재건축조합을 위해 보조참가를 하였다.
(3) 청구인(파산관재인)은 위 항소심 계속 중, 위 재판의 전제가 된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 및 제2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제청신청(2001카기911)을 하였으나 기각당하자, 같은 해 12. 17. 하도급법 제14조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1999. 2. 5. 법률 제5816호로 개정된 것) 제14조 제1항, 제2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고,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대통령령은 말미에 있음)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 제14조【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① 발주자는 원사업자의 파산·부도등의 이유로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명백한 사유가 있는 경우등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수급사업자가 제조·수리 또는 시공한 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을 해당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채무와 원사업자의 수급사업자에 대한 하도급대금 지급채무는 그 범위안에서 소멸한 것으로 본다.
3. 결정이유의 요지
(1)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제는 원사업자가 파산·부도 등의 사유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 영세한 수급사업자로 하여금 하도급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중소기업인 수급사업자를 보호하여 국민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입법목적을 달성하는데 적합한 수단이다.
또한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에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발주자 및 원사업자가 침해받는 계약의 자유보다는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받음으로써 얻는 사회적 이익이 더 크다고 할 것이므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제가 발주자 및 원사업자의 사적 자치권(계약자유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2) 하도급대금 직불제는 대기업인 원사업자와 하도급거래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자를 보호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이라는 정당한 공익실현을 위한 것으로 재산권 제한의 정당한 근거가 있다할 것이다.
또한, 발주자에게는 하도급대금지급의무를, 원사업자에게는 도급대금채권의 소멸을 아무런 대가없이 일방적으로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발주자에게는 의무를 지우는 대신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채무를 소멸시켜주고, 원사업자의 도급대금채권을 소멸시키는 대신 수급사업자에 대한 하도급대금지급채무도 소멸시켜 줌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채권·채무의 법률상 이전과 같은 효과를 가져오는데 불과할 뿐 기존의 채무를 초과하는 새로운 의무를 지우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발주자 및 원사업자의 재산권 제한의 헌법적 한계를 넘었다거나 재산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하는 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다.
(3) 수급사업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하도급대금채권과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도급채무는 수급사업자의 자재와 비용으로 완성한 완성품에 대한 궁극적인 이익을 발주자가 본다는 점에서 밀접한 상호관련성이 있는 반면 원사업자의 일반채권자의 채권과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도급채무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므로, 원사업자의 도급채권에 관한 한 수급사업자와 일반채권자는 다르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영세한 하청업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원사업자가 파산 등의 사유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 이 사건 직접지급제가 원사업자의 채권자들 중에서 수급사업자를 우대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하더라도 이는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이라는 공익실현을 위한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이어서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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