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 준수요청 등 조치 취소
(기각)(2008.01.17,2007헌마700)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송두환 재판관)는 2008년 1월 17일 관여재판관 중 5인의 다수의견으로 대통령의 선거에서의 중립을 요구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이 사건 법률조항)이 합헌이고, 이를 전제로 하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피청구인)이 청구인인 대통령에게 한 2007. 6. 7.자 ‘선거중립의무 준수 요청 조치’와 2007. 6. 18.자 ‘선거중립의무 준수 재촉구 조치’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결국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이 결정에서 2인의 재판관(김종대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은 부적법 각하의 반대의견을, 2인의 재판관(조대현 재판관, 송두환 재판관)은 위헌(청구인용)의 반대의견을 밝혔다.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인 대통령은 2007. 6. 2.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참여정부평가포럼 주최 모임에 참석하여 ‘해외신문에서 한국의 지도자가 무슨 독재자의 딸이니 하는 얘기가 나오면 곤란하다’, ‘창조적 전략 없는 대운하, 열차페리공약, 대운하 건설비는 단기간에 회수되지 않는 투자이다.’, ‘한나라당 정권을 잡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이게 좀 끔찍해요. 무책임한 정당이다. 이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지역주의가 강화될 것입니다’ 등과 같은 내용의 발언을 하였고, 이에 한나라당은 2007. 6. 5. 청구인의 위 강연내용이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 등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청구인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07. 6. 7. 전체회의를 개최하여 청구인의 위 발언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서 공직선거법 제9조가 정한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확인하고, 앞으로는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유의하여 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 준수 요청’ 조치를 취한 후 이를 청구인에게 통고하면서 언론사를 통하여 공표하였다.
나. 청구인은 2007. 6. 8. 원광대학교에서 명예정치학 박사학위를 수여받는 자리에서 “이명박 씨가 내놓은 감세론이요, 6조 8천억 원의 세수 결손을 가져오게 돼 있거든요. 6조 8천억 원이면 우리가 교육혁신을 할 수 있고요, 복지 수준을 한참 끌어올릴 수도 있습니다. 이 감세론, 절대로 속지 마십시오. 대운하, 민자로 한다는데 그거 진짜 누가 민자로 들어오겠어요?”라는 등의 발언을 하였고, 2007. 6. 10.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20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하여 “지난날의 기득권 세력들은 수구언론과 결탁하여 끊임없이 개혁을 반대하고, 진보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 나아가서는 민주세력 무능론까지 들고 나와 민주적 가치와 정책이 아니라 지난날 개발독재의 후광을 빌어서 정권을 잡으려 하고 있습니다.”라는 등의 발언을 하였고, 또한 2007. 6. 13. 청와대접견실에서 한겨레신문사와 특별대담을 하면서, “참평포럼이 나를 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내가 어디로 가느냐가 중요한 것 아닌가? 나는 열린우리당에서 선택된 후보를 지지한다. 불변이다. 열린우리당이 선택한 후보를 지지하고, 그 후보가 또 어디 누구하고 통합해 가지고 단일화하면 그 단일화 된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내가 갈 길이다.”라는 등의 발언을 하였다.
이에 한나라당은 청구인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원회에 고발하였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07. 6. 18. 전체회의를 열어 청구인의 발언이 공직선거법 제9조를 위반하고, 앞으로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 준수 재촉구’ 조치를 취한 후 이를 청구인에게 통고하면서 언론사를 통하여 공표하였다.
다. 청구인은 2007. 6. 21. 피청구인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2007. 6. 7.자와 2007. 6. 18.자의 위 각 조치(이 사건 조치)가 청구인이 개인으로서 가지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피청구인)이 청구인인 대통령에게 한 2007. 6. 7.자 ‘선거중립의무 준수 요청 조치’와 2007. 6. 18.자 ‘선거중립의무 준수 재촉구 조치’(이하 ‘이 사건 조치’라 한다)이다.
다만,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 이라 한다)은 이 사건 조치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전제가 되므로 그 위헌 여부를 함께 판단한다.
【공직선거법(1994. 3. 16. 법률 제4739호 구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으로 제정되었다가 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법명개정된 것 포함)】
제9조(공무원의 중립의무 등) ① 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기관·단체를 포함한다)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3. 쟁점과 이유의 요지
가. 사건과 쟁점
이 사건은, 대통령인 청구인이 2007. 6. 참여정부평가포럼, 원광대학교, 6·10민주항쟁 20주년 기념식과 한겨레신문과의 대담과정에서 한 발언내용들이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에 위반되었다고 판단한 피청구인의 2007. 6. 7.자 ‘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 준수 요청’과 2007. 6. 18.자 ‘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 준수 재촉구’ 조치가 대통령인 청구인 개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의 여부에 관한 것이다.
이 사건에서의 쟁점은 ① 이 사건 심판청구가 적법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 ② 본안에 들어가서, 이 사건 조치의 근거법률인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이 위헌인지 여부 ③ 이 사건 조치 자체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의 여부에 관한 것이다.
나. 적법요건에 관한 법정의견
(1) 먼저, 선거중립을 요청한 피청구인의 이 사건 조치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소정의 헌법소원의 대상인 ‘기본권침해 가능성있는 공권력의 행사’인지가 문제된다.
이 사건 조치는 선거관리위원회법 제14조의2에 근거한 ‘경고’로 봄이 상당하고, 또한 선거관리위원회의 헌법상 지위,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준수 의무를 고려할 때 이 사건 조치를 단순히 권고적, 비권력적 행위라고 볼 수는 없으며, 이 사건 조치 그 자체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효과를 줄 수 있음이 명백하므로 기본권침해 가능성있는 공권력행사라고 할 것이다.
(2) 다음으로, 개인의 지위를 겸하는 국가기관이 기본권의 주체로서 헌법소원을 제기할 적격이 있는지, 즉 기본권주체성이 문제된다.
원칙적으로 국가기관은 기본권의 수범자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의무를 지고 있으므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없으나, 언제나 그러한 것은 아니고, 심판대상 조항이나 공권력작용이 공적 과제를 수행하는 주체의 권한 내지 직무영역을 제약하는 성격이 강한 경우에는 기본권주체성이 부인되나, 일반 국민으로서 국가에 대하여 가지는 헌법상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성격이 강한 경우에는 기본권주체성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기준을 전제로 하여 보면, 이 사건에서 문제된 청구인의 발언내용은 사적 성격이 강한 것도 있고, 직무부문과 사적 부문이 경합하는 것도 있어 순전히 대통령의 권한이나 직무에만 관련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조치로 대통령 개인으로서의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기본권주체성을 인정할 수 있다.
다. 본안에 대한 법정의견
(1)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의 위헌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정무직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허용하고 있는 국가공무원법 조항과 종합하여 살펴보면, 정무직 공무원은 평소 정치적·정무적 활동을 할 수 있으나 선거에 대하여는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는 취지이다.
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목적과 입법경위, 수범자의 범위 및 선거과정의 특징을 고려할 때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② 표현의 자유의 침해 여부를 살펴보면, 대통령의 정치인으로서의 지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선거활동에 관하여는 선거중립의무가 우선되어야 하며,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단지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만을 제한적으로 금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2) 이 사건 조치의 기본권 침해 여부
① 이 사건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볼 때 발언의 당사자인 청구인으로서는 위 조치에서 언급하는 선거법위반행위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만큼 특정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불명확하다거나, 이 사건 조치 전에 청구인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것이 적법절차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
② 청구인의 발언은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야당의 당내경선이 이루어지는 시기에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공공의 모임에서 야당의 유력 후보자들을 비난하고 그들의 정책을 지속적, 반복적으로 비판한 것으로서 이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조치가 이 사건 법률조항을 잘못 해석, 적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조치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라. 적법요건에 대한 반대의견
(1) 재판관 김종대의 반대의견은, 이 사건 조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데 동 위원회는 선거관리위원회법 제14조의2의 행위주체에 포함되지 않고, 또한 이 사건 조치는 위 조항에 열거된 중지, 경고 등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위 조항을 이 사건 조치의 근거로 볼 수 없고, 이 사건 조치는 선거관리위원회의 단순한 협조요청에 불과하여 법률상의 효과가 없으므로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는 것이다.
(2)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은, 청구인이 이 사건 조치로 입는 위축효과의 불이익은 사실적, 정치적인 것에 불과하고, 그 불이익도 이 사건 조치가 아닌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직접적으로 생긴 것이어서 이 사건 조치 자체로 인하여 청구인에게 법적 효과가 생기는 것은 아니므로 공권력행사성을 인정할 수 없으며, 그리고 대통령은 공, 사의 영역 구분이 거의 불가능하고 이 사건의 발언들은 직무영역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기본권주체성을 인정할 수 없어 부적법하다는 것이다.
마. 본안에 대한 반대의견
(1)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은 국가공무원법의 규정취지를 고려할 때 대통령을 포함한 정무직 공무원에게는 적극적으로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선거운동까지 허용되는 것이며, 이 사건 법률조항을 국가공무원법 규정의 특별규정으로 해석할 수 없고, 이 사건 법률조항의 해석에 있어서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을 다른 정무직 공무원과 구분하여 볼 당위성이나 합리성이 없으며, 따라서 대통령과 같은 정무직 공무원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수범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를 잘못 해석한 이 사건 조치는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므로 취소되어야 하고, 부수적 규범통제의 논리에 따라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통령이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2) 재판관 송두환의 반대의견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규정의 위치나 내용을 살펴볼 때 총론적인 선언적 규정에 불과하므로 구체적 제재조치의 근거가 될 수 없으며, 가사 구체적 행위규범이라고 하더라도 헌법상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의의, 대통령의 정치적 지도자로서의 헌법상 지위, 국가공무원법 규정과의 체계적, 조화적 해석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의 대상에 대통령 등 정치적 공무원은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정한 행위내용은 매우 불명확하다고도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조치는 정당한 법적 근거 없이 청구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므로 취소되어야 하고, 부수적 규범통제의 논리에 따라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통령이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바. 결론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이 합헌이고, 이 사건 조치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하여 재판관 5인의 의견이 일치되었고, 재판관 2인은 각하의견을, 재판관 2인은 이 사건 조치가 취소되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일부 위헌결정을 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하였으므로,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재판관 6인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하였므로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4. 구체적인 결정이유의 요지
가.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조치의 법적 근거
헌법 제115조와 공직선거법 제5조, 공직선거법 제272조의2 제5항의 내용을 살펴볼 때 이들 규정은 이 사건 조치의 근거조항이라고 할 수 없으며, 이 사건 조치는 선거관리위원회법 제14조의2에 근거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청구인의 과거 발언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였다고 확인한 후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으므로 위 조항에 열거된 행위유형 중 ‘경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이 사건 조치가 기본권침해 가능성있는 공권력의 행사인지?(적극)
선거관리위원회법 제14조의2의 ‘경고’는 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적 조치의 하나로서 법률에 규정된 것이므로 피경고자는 이러한 경고를 준수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피경고자가 경고를 불이행하는 경우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직원에 의하여 관할수사기관에 수사의뢰 또는 고발될 수 있으므로(위 조항 후문), 위 ‘경고’가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의 위법사실을 확인한 후 그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내용의 이 사건 조치를 청구인인 대통령에 대하여 직접 발령한 것이 단순한 권고적・비권력적 행위라든가 대통령인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불리한 효과를 주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탄핵소추사유는 근본적으로 청구인의 행위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위반되었다는 점이 되지만, 이 사건 조치에 의하여 청구인의 위법사실이 유권적으로 확인됨으로써 탄핵발의의 계기가 부여된다).
청구인이 이 사건 조치를 따르지 않음으로써 형사적으로 처벌될 가능성은 없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조치가 그 자체로 청구인에게 그러한 위축효과를 줄 수 있음은 명백하다고 볼 것이고, 나아가 이 사건 조치에 대하여 법원에서 소송으로 구제받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헌법기관인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위 발언내용이 위법이라고 판단한 이 사건 조치는 최종적・유권적인 판단으로서 기본권 제한의 효과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할 것이다.
(3) 선거관리위원회의 중지촉구가 공권력행사로 볼 수 없다고 본 2002헌마106 사건과의 차별성
2002헌마106 사건에서의 서울특별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중지촉구는 장래에 개최될 예정인 대담・토론회에 관하여 서울특별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사전에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될 것이라는 법적 평가를 한 후 그러한 의견을 오마이뉴스에 표명하면서 만일 그 위반행위를 하는 경우 위 선거관리위원회가 취할 수 있는 조치를 통고한 것인 데 반하여, 이 사건 조치는 청구인의 과거의 행위가 위법임을 유권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청구인에게 통지하면서 그 재발방지를 촉구한 것이다.
결국 선례상의 중지촉구는 권고적・비권력적 행위인 공명선거 협조요청에 불과하여 피통고자에 대하여 직접적인 법률효과를 발생시키지 않는 것이지만, 이 사건 조치는 위법행위에 대한 유권적인 판단 및 그에 대한 경고를 함으로써 청구인의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제한하고 있으므로, 위 선례의 판시가 이 사건에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4) 청구인(대통령)이 기본권주체성을 갖는지?(적극)
심판대상 조항이나 공권력 작용이 넓은 의미의 국가 조직영역 내에서 공적 과제를 수행하는 주체의 권한 내지 직무영역을 제약하는 성격이 강한 경우에는 그 기본권 주체성이 부정될 것이지만, 그것이 일반 국민으로서 국가에 대하여 가지는 헌법상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성격이 강한 경우에는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할 수 있다.
개인의 지위를 겸하는 국가기관이 기본권의 주체로서 헌법소원의 청구적격을 가지는지 여부는, 심판대상조항이 규율하는 기본권의 성격, 국가기관으로서의 직무와 제한되는 기본권 간의 밀접성과 관련성, 직무상 행위와 사적인 행위 간의 구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대통령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제한적으로나마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있는바, 대통령은 소속 정당을 위하여 정당활동을 할 수 있는 사인으로서의 지위와 국민 모두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익실현의 의무가 있는 헌법기관으로서의 지위를 동시에 갖는데 최소한 전자의 지위와 관련하여는 기본권 주체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나. 본안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법률조항의 해석, 국가공무원법과의 관계, 선언적 규정인지 여부
국가공무원법 조항은 정무직 공무원들의 일반적 정치활동을 허용하는 데 반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들로 하여금 정치활동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만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위 법률조항은 선거영역에서의 특별법으로서 일반법인 국가공무원법 조항에 우선하여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의 행위는 공직자가 공직상 부여되는 정치적 비중과 영향력을 국민 모두에 대하여 봉사하고 책임을 지는 그의 과제와 부합하지 않는 방법으로 사용하여 선거에서의 득표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말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율하는 ‘행위’를 위와 같이 구체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반 공무원이 이 사건 법률조항을 위반한 경우에는 직무상의 의무(다른 법령에서 공무원의 신분으로 인하여 부과된 의무 포함) 위반이나 직무태만으로 징계사유가 되고(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2호), 대통령의 경우 탄핵사유가 될 수 있으므로(2004헌나1 참조) 위 법률조항의 위반에 대한 제재가 전혀 없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구체적 법률효과를 발생시키지 않는 단순한 선언적・주의적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주체나 행위에 대한 제한적인 해석이 가능하여 그 범위를 한정할 수 있고, 나아가 위 법률조항의 입법목적과 입법경위, 수범자의 범위 및 선거과정의 특징 등을 고려할 때, 그 수범자가 통상의 법감정과 합리적 상식에 기하여 그 구체적 의미를 충분히 예측하고 해석할 수 있으므로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3) 대통령의 정치인으로서의 지위와 선거중립의무의 관계
정당민주주의 하에서 대통령후보자는 정당의 당원으로서 정당의 공천을 받아 선거운동을 거쳐 대통령으로 선출되고,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후에도 정당의 당원으로 남아 정치활동을 할 수 있고, 이러한 점에서 대통령은 ‘정치적 헌법기관’ 혹은 ‘정치인’의 지위를 갖고 특정 정파의 정책이나 이익과 밀접하게 관련될 가능성이 존재하게 된다.
오늘날의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선거는 국민이 통치기관을 결정·구성하는 방법이고 선출된 대표자에게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함으로써 국민주권주의 원리를 실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선거에서의 공정성 요청은 매우 중요하고 필연적인바, 공명선거의 책무는 우선적으로 국정의 책임자인 대통령에게 있다.
또한 선거에 관한 사무는 행정부와는 독립된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게 되어 있지만(헌법 제114조 제1항), 선거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데 있어서 행정부 공무원의 지원과 협조없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선거중립이 매우 긴요하다.
나아가 공무원들이 직업공무원제에 의하여 신분을 보장받고 있다 하여도, 최종적인 인사권과 지휘감독권을 갖고 있는 대통령의 정치적 성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대통령의 선거개입은 선거의 공정을 해할 우려가 무척 높다.
결국 선거활동에 관하여 대통령의 정치활동의 자유와 선거중립의무가 충돌하는 경우에는 후자가 강조되고 우선되어야 한다.
(4)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소극)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무원에게 정치적 중립의무를 부과하여 선거의 공정이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선거를 통한 국민주권원리가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정당한 입법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고,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입법목적에 적정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대통령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상시적으로 모든 영역에서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표현행위만을 규제하는 것이고,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대통령의 직무집행과 관련된 공적인 행위만을 규제하는 것이고 대통령의 순수한 개인적인 영역까지 규제하는 것은 아니며,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반에 대한 제재조항이 없어 위 조항을 위반한다고 하여도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성이 없으므로 피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고 할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공무원 특히 대통령의 선거중립으로 인하여 얻게 될 ‘선거의 공정성’은 매우 크고 중요한 반면, 대통령이 감수하여야 할 ‘표현의 자유 제한’은 상당히 한정적이므로, 위 법률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할 것이고,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5)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대통령은 국정의 책임자이자 행정부의 수반이므로 공명선거에 대한 궁극적 책무를 지고 있고, 공무원들은 최종적인 인사권과 지휘감독권을 갖고 있는 대통령의 정치적 성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대통령의 선거개입은 선거의 공정을 해칠 우려가 높다.
이에 반하여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의원은 공무원의 선거관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지 않고, 국회의원은 국회의 구성원임과 동시에 정당소속원으로서 선거에 직접 참여하는 당사자가 될 수도 있고, 복수정당제나 자유선거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하여 정책홍보 등 광범위한 선거운동의 주체가 될 필요도 있으므로 선거에서의 중립성을 요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
결국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이 대통령과 달리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은 합리적인 차별이라고 할 것이므로, 위 법률조항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6) 이 사건 조치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이 사건 조치의 내용을 살펴보면 발언의 당사자인 청구인으로서는 각 조치에서 언급하는 ‘선거법 위반행위’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만큼 특정되었으므로 명확하다고 할 것이다.
(7) 이 사건 조치가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행하는 사항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행정절차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바(행정절차법 제3조 제2항 제4호), 이는 권력분립의 원리와 선거관리위원회 의결절차의 합리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거운동의 특성상 선거법 위반행위인지 여부와 그에 대한 조치는 가능하면 신속하게 결정되어야 할 뿐 아니라, 선거관리위원회법 제14조의2의 조치가 위반행위자에 대하여 종국적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것도 아니므로, 위반행위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거나 적절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같이 선거관리의 특성, 이 사건 조치가 규율하는 행위의 성격, 위 조치의 제재효과 및 기본권침해의 정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청구인에게 위 조치 전에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것이 적법절차원칙에 어긋나서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8) 이 사건 조치가 피청구인의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잘못된 해석에 기인하는 것인지?(소극)
청구인은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야당의 당내경선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기에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공공의 모임들에서 주로 야당의 유력 후보자들을 비난하고 그들의 정책을 지속적·반복적으로 비판하였으며 한겨레신문과의 대담에서는 자신의 출신당 후보자를 지지하겠다는 적극적인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청구인의 이러한 발언은 공직상 부여되는 정치적 비중과 영향력을 국민 모두에 대하여 봉사하는 그의 지위와 부합하지 않는 방법으로 사용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에 상당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거나,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선거의 득표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위 각 발언들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 위반되었다고 본 피청구인의 이 사건 조치가 위 법률조항을 잘못 해석·적용한 결과라고 할 수 없다.
다. 적법요건 판단에 대한 반대의견
(1) 재판관 김종대의 반대의견(각하의견)
이 사건 조치가 행해진 경위, 절차, 공문의 형식 및 내용 등을 종합하면, 비록 피청구인 명의로 이 사건 조치가 통보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청구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대표자 자격에서 동 위원회의 결정을 전달한 것으로 이 사건 조치의 궁극적인 주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선거관리위원회법 제14조의2의 행위주체는 위 규정의 문언에 따라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이나 ‘직원’으로 한정해서 보는 것이 타당하고 이를 예시규정으로 보아 ‘선거관리위원회’로까지 확대 해석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피청구인이 청구인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법 제14조의2 소정의 조치를 발하는 경우에는 중지·경고·시정명령의 각종 조치와 그 위반에 대한 고발 등 같은 조항이 정해 둔 소정의 유형에 따른 조치만 할 수 있다고 해야 할 것인데, 이 사건 조치는 선거관리위원회법 제14조의2 소정의 조치 유형에 해당하지 않음이 분명하므로 동 조항이 이 사건 조치의 근거조항이 될 수는 없다.
결국 이 사건 조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청구인에게 그 자체로 일정한 의무를 부담하게 하거나 그 밖의 법률상의 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부적절한 발언을 자제하여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하여 협조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함으로써 장래 이를 시정토록 하는 일종의 임의적 협력을 기대하고 행한 조치에 해당하므로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볼 수 없다.
(2)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각하의견)
(가) 선관위의 선거법준수 촉구조치(이 사건 조치)의 공권력 행사성 판단
이 사건 조치는 선관위의 공명선거 협조요청으로서, 공직선거법 제9조를 위반하지 말라는 취지일 뿐 그로 인하여 기존에 없던 의무나 부담이 특별히 생기거나 청구인에게 독자적인 법적 효과를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공권력 행사성이 없다.
탄핵이나 고발, 수사의뢰 등도 형식적으로 이 사건 조치의 위반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조치에서 지키라고 요구한 선거법 조항의 위반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청구인이 대통령이라거나 피청구인이 중앙선관위원장인 점 등으로 인하여 이 사건 조치가 청구인에게 미치는 심리적인 위축감이나 정치적인 파급력이 크다고 하더라도 이는 조치의 사실적, 정치적 효과이지 법적 효과라고 할 수는 없다.
헌법재판소는 2002헌마106 사건(이른바 ‘오마이뉴스’ 사건)에서,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한 중지촉구’에 대하여 공권력 행사성을 부정하였는바, 이 사건 조치나 위 선례상의 조치 모두 청구인의 특정한 행위가 선거법에 위반된다는 법적 평가를 선언하면서 장래 그와 같은 행위를 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법령준수 촉구조치로서, 그 구조와 의미가 동일한 성격의 조치이다.
(나) 헌법소원 청구인적격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조치는 대통령으로서의 청구인의 발언에 대한 것이고, 앞으로 국가의 최고지도자로서 국정을 수행함에 있어 선거법 위반시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요청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바, 자연인 노무현의 사적 영역에서의 기본권 행사를 문제삼은 것이기보다는 대통령 노무현의 공적 영역에서의 직무수행을 문제삼은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청구인은 국가기관인 대통령으로서 헌법소원을 제기할 청구인적격이 없다.
청구인의 참평포럼 강연이나 원광대 강연 역시 대통령의 공식일정 중에 포함되어 있으며, 청구인이 한 발언들이 언론에 보도되어 결국 모든 국민들에게 공개되고 현직 대통령의 발언으로 이해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정되어 있다. 청구인의 발언은 그것이 대통령의 지위에서 공적으로 행한 것인 이상 대통령의 직무집행과 밀접히 관련되고, 대통령의 정치적·정책적 목표 관철의 수단을 동시에 지니므로, 최소한 국가에 대한 개인의 기본권(정치적 표현의 자유)을 행사하는 차원은 아니다.
대통령이 그에 대한 직무제약의 성격을 지니는 모든 국가작용에 대하여 그것이 동시에 개인의 기본권을 제약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이는 결국 국가기관인 대통령이 개인의 이름을 빌려 헌법소원제도를 부당하게 이용하는 결과가 되고 헌법소원제도의 본래 취지를 왜곡하는 것이 된다. 원래 헌법소원제도가 국가공권력에 의한 국민의 권리구제수단으로서 ‘공권력에 대한 헌법적 통제’를 본질로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위험성은 헌법소원의 적법단계에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라. 본안판단에 대한 반대의견
(1)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인용의견)
국가공무원법 제3조 제3항, 제65조 제2항은 대통령을 포함한 정무직 공무원에게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의 지지나 반대를 하기 위한 행위’를 허용하면서, 그러한 행위가 허용되는 시기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의 지지나 반대를 하기 위한 행위’는 특정의 선거와 관련하여 하는 경우에도 허용된다.
따라서 대통령을 포함한 정무직 공무원에게 허용되는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제2항의 정치활동은 단순히 정치적 중립의무를 면제하는 수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선거운동까지 허용하는 수준의 것이므로 대통령은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이 규정하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이라고 볼 수 없다.
대통령은 선거관리업무의 책임자도 아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관리업무에 간섭하거나 영향을 줄 수도 없으므로, 선거관리의 공정을 위하여 대통령에게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을 준수하도록 요구할 필요가 없고, 대통령이 선거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85조 제1항, 제86조 제1항이 구체적으로 열거하여 금지시키고 있으므로,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내용의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을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제2항의 특별규정이라고 해석하여 대통령에게 적용시킬 필요가 없다.
결국 이 사건 조치는 정당한 법적 근거도 없이 청구인의 개인적 표현행위가 위법하다고 유권적으로 판단하고 그러한 위법행위의 재발방지를 촉구함으로써 청구인 개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서 헌법 제21조 제1항, 제37조 제2항에 위반되므로 취소되어야 하며,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5항을 적용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의 ‘공무원’에 대통령도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여야 한다.
(2) 재판관 송두환의 반대의견(인용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직선거법 내에서의 체계상 위치, 그 내용 자체의 추상성, 제재규정의 부존재 등에 비추어, 공무원의 선거에 관한 중립 원칙을 일반적, 추상적으로 선언하는 규정으로 보아야 하므로 직접 구체적인 제재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그리고 표현의 ‘내용’ 내지 ‘주제’에 관한 규제는 원칙적으로 중대한 공익의 실현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한하여 엄격한 요건 하에서 허용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표현의 ‘내용’ 내지 ‘주제’에 관한 규제에 해당한다.
또한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은 국민의 선거라는 정치과정을 통하여 직접 통치권의 정당성을 부여받으며, 단순한 정책집행 기능을 넘어 정치적 지도자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고, 우리 헌법의 대의제 민주주의와 정당제도 하에서 선거과정을 통하여 선출되는 대통령은 국회의원과 같이 태생적으로 정치적 존재이며, 따라서 대통령이 선거를 포함한 국정 전반에 관련하여 정치적 입장과 견해를 표명하는 것은 당연하고 또 필요한 것이라 하여야 한다.
만약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대상에 대통령 등 정치적 공무원이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경우에는, 보다 더 불법성이 중한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제2항 각호의 의무는 부담하지 않으면서, 보다 느슨하고 포괄적인 이 사건 법률조항의 금지의무는 부담하게 되어, 심한 체계부조화를 야기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만으로는 무엇이 어느 한도까지 금지되는 것인지 예측하기 힘들고, 따라서 법집행기관의 자의적 해석운용의 위험성까지 제공하고 있으므로, 위헌의 의심이 매우 짙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개인적, 정치적 의견표명에 대하여 위법판단 및 경고조치를 한 것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법적 성격과 적용대상 범위를 오해한 가운데 이 사건 법률조항을 잘못 해석, 적용한 것으로서 정당한 법적 근거 없이 청구인 개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므로 취소되어야 하고,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5항에 의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의 ‘공무원’에 대통령이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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