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1일 목요일

[판례]열람·등사거부처분 위헌확인(각하)(2008.02.28,2005헌마396)

 

열람·등사거부처분 위헌확인(각하)(2008.02.28,2005헌마396)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閔亨基 재판관)는 2008년 2월 28일 재판관 7 : 2의 의견으로 검사의 수사기록 열람·등사 거부처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를 각하하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검사(피청구인)는, ▷▷아파트 재건축조합의 조합장인 청구인이 ▽▽산업의 운영자인 △△△로부터 ○○건설에 추천하여 위 아파트 재건축공사 중 지장물 철거공사 등을 하도급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2002. 7.경부터 2004. 4.경까지 합계 144,000,000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며(이하 ‘이 사건 공소사실’이라 한다), 청구인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4조에 따라 형법상 뇌물죄의 적용에 있어 공무원으로 보아, 2005. 1. 21.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수수)죄로 기소하였다.


검사는 2005. 2. 16. 진행된 이 사건 제1회 공판기일에서 공판중심주의에 따라 공판을 진행한다며 관련 수사기록(이하 ‘이 사건 수사기록’이라 한다)을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같은 날 공판이 진행된 다음 청구인의 변호인(이하 ‘변호인’이라 한다)이 법원에 이 사건 수사기록에 대하여 인증등본 송부촉탁 신청을 하고, 이에 법원이 검사에 대하여 송부촉탁을 명하였으나 이에 따르지 아니하였다.


또한 검사는 그 후의 공판기일에서 자신이 신청하여 채택된 20명이 넘는 검찰 측 증인에 대하여 차례로 주신문을 하고 이에 맞추어 그 증인에 대한 진술조서를 공판정에 제출하는 등 증거서류를 수시 제출하는 방식으로 증거조사 절차를 진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변호인이 여러 차례에 걸쳐 이 사건 수사기록에 대하여 열람·등사를 요청하였음에도 이를 모두 거부하였다.


이에 변호인이 2005. 3. 19. 이 사건 수사기록에 대한 등사신청서를 작성하여 우송하고 2005. 3. 21. 검사가 이를 수령하였는데도 이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가 없자, 청구인은 변호인이 2005. 4. 1. 이 사건 수사기록의 열람·등사의 허가 여부를 문의한 데 대하여 검사가 이를 거부하였다며, 검사가 한 이 사건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 거부처분에 대하여 2005. 4. 18. 그 위헌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그러자 검사는 2005. 4. 19. 그 신청서를 검찰청 종합민원실로 보내 접수하도록 하고, 2005. 4. 28. 이 사건 수사기록 중 청구인이 제출한 진술서 2부와 청구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중 타인의 진술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을 등사하여 변호인에게 교부하고, 그 나머지 서류들에 대하여는 열람·등사를 거부하면서, ‘불허부분’(공란) 및 ‘불허이유’(사건관계인의 명예를 해할 우려 등 ① 내지 ⑧의 사유들이 인쇄되어 있음)로 정형화된 표의 ‘불허부분’ 해당 난 중 ① ‘기록의 공개로 인하여 사건관계인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생명·신체의 안전이나 생활의 평온을 해할 우려가 있음’ 난에는 ‘피의자신문조서(△△△) 등’으로, ⑧-가. ‘수사기관의 내부문서임’ 난에는 ‘수사보고서 등’으로, ⑧-나. ‘관련사건의 수사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음’ 난에는 ‘피의자신문조서(△△△), 진술조서(□□□) 등’으로 기재하는 등 극히 개괄적인 방법으로 열람·등사 불허가통지서를 작성하여 변호인에게 송부하였다.


그 후 법원은 2005. 9. 30.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추가로 기소된 뇌물수수죄에 대하여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으나, 항소심은 2006. 8. 9.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청구인이 2004. 4. 초순경 50,000,000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만을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3년 6월의 형을 선고하면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고, 이는 2006. 12. 21. 대법원의 상고기각 판결로 확정되었다.


2. 심판의 대상


여러 차례에 걸쳐 변호인이 한 이 사건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신청과 이에 대하여 검사가 취한 일련의 조치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심판 대상은 ‘변호인이 한 이 사건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신청에 대하여 검사가 2005. 4. 28. 청구인이 제출한 서류와 청구인의 진술이 기재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서류에 대하여 열람·등사를 거부한 것을 포함하여 이와 관련한 전후 일련의 행위’(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이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라 할 것이다.


3. 결정이유의 요지


가. 변호인으로서는 사실심의 공판기일 진행에 대비하여 이 사건 수사기록을 열람ㆍ등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변론준비에 충실을 기하고자 하였던 것이므로, 청구인에 대한 재판이 완료되어 확정된 이 시점에서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 청구가 인용된다 하더라도 청구인의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거부처분에 관한 청구인의 주관적인 권리보호의 이익은 이미 소멸되었다.


나. 검사가 각 서류별로 그 열람·등사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밝히지 아니한 채 개괄적으로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한 것이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함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관한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지가 문제된다.


그런데 개정된 형사소송법 규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공소 제기 후 각 서류별·물건별로 열람·등사 등이 거부되는 사유를 명시하지 않은 채, 정형화된 서식 중 불허부분 난에 ‘…… 등’이라고 개괄적으로 기재하는 방법으로 열람·등사 불허가통지서를 작성하여 통지함으로써 피고인이나 변호인으로 하여금 각 서류별·물건별로 거부되는 사유가 개별적으로 무엇인지 알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위법하여 더 이상 허용되지 아니하고, 그와 같이 위법한 조치는 법원에 의한 통제의 대상이 된다.


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인하여, 앞으로는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각 서류별로 개별적으로 열람·등사의 거부 사유를 명시하지 않은 채 극히 개괄적인 불허가통지서에 의하여 열람·등사를 거부하는 행위가 더 이상 반복하여 행하여질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고, 달리 이와 관련하여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한 헌법적 해명이 긴요하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아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그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 반대의견(재판관 曺大鉉, 재판관 宋斗煥)


청구인에 대한 증거조사절차와 재판절차가 종료된 이상 검사의 수사기록 등사거부처분의 취소를 청구할 이익은 없어졌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나, 검사의 수사기록 등사거부처분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의 확인을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고는 볼 수 없다. 검사의 수사기록 등사거부처분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면 그에 관한 손해배상청구 기타 사후적 구제절차를 청구하기 위하여 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아야 한다.


4. 관련 결정례


헌법재판소는 ‘공소제기 후 변호인의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권’과 관련하여, ‘변호인이 한 수사기록 일체의 열람ㆍ등사신청에 대하여 국가기밀의 누설이나 증거인멸, 증인 협박, 사생활 침해의 우려 등 정당한 사유를 밝히지 아니한 채 이를 전부 거부한 것은 피고인의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비록 그 열람·등사의 거부행위가 종료되고 그로 인한 기본권의 침해 상태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아니하여 이를 취소할 수 없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조치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을 확인하는 선언을 하여야한다’고 판시하여(헌재 1997. 11. 27. 94헌마60, 판례집 9-2, 675, 704 참조), 수사기록전부에 대한 열람·등사를 거부한 행위 그 자체에 관하여 이미 헌법적인 해명을 한 바 있으나, 이에서 더 나아가 검사가 수사기록의 열람·등사를 거부함에 있어 정당한 사유가 있음을 밝히는 방법 및 그 정도에 관하여는 아직 입장을 표명한 바 없다.


5. 결정의 의의


비록 헌법재판소가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음을 이유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했으나, 개정된 형사소송법상 증거개시제도와 관련하여, 검사가 각 서류별·물건별로 열람·등사 등이 거부되는 사유를 명시하지 않은 채, 정형화된 서식 중 불허부분 난에 ‘…… 등’이라고 개괄적으로 기재하는 방법으로 열람·등사 불허가통지서를 작성하여 통지함으로써 피고인이나 변호인으로 하여금 각 서류별·물건별로 거부되는 사유가 개별적으로 무엇인지 알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위법하여 더 이상 허용되지 아니함을 분명히 함으로써 피고인의 방어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한 점에 이 사건 결정의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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