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Beautiful Dragon展-경계인은 언제나 혼돈, 그 자체이다.
휴일 도심은 평온하다..
평소의 무관심과 무지때문인지 시립미술관을 찾는 길조차 내겐 벅차다..
경희궁이 있던 자리이고,서울고등학교가 위치했던 유서 깊은 곳인데도
그나마 첫걸음이라니 부끄럽다..
계절은 어느덧 봄을 훌쩍 뛰어넘어 여름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는 탓인지
우여곡절 끝에 찾은 미술관 앞의 사람들,햇살아래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이미 관람을 끝낸 후의 열정 탓일까,아니면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자신들의 길을 찾고 있는 때문일까..
침묵 속에서도 몹시 바쁜 눈길들이다..
피에르 & 쥘,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찾아온 그들의 세계,
동성(남성)으로서 30여년동안 공동작업을 해온 삶,
간단한 안내책자의 분위기만으로도 벌써 특별한 향기가 전해온다..
미술관 안은 밖의 온도를 잘 차단하고 있다.
넓은 여유공간때문인지 아니면 작품들의 강한 메시지탓인지
더위는 벌써 온데간데 없다..
하나 하나의 세계를 훑어가니,짧게 그들의 삶의 모습과 철학들이 어렴풋이 전해온다..
집단에서의 투쟁과 고독한 사랑이 느껴지고,현실에서 쉽사리 타협하지 못하는 그들의 위험한(?) 환상들이 보인다.
그래서 그들의 작품을 아름답지만 슬프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사진(피에르)으로 묘사된 현실은 슬프고,채색(쥘)으로 표현된 환상은 그나마 그들에게 희망이다.
현실의 사람들은 대체로 서글픈 눈물을 머금고,환상은 그들의 꿈만큼이나 화려하다..
그 공간 사이에서 그들의 삶은 얼마나 방황하며 고통스러웠을까..
그러나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함께할 동행이 있다는 것은 버거운 현실을 조금은 가볍게 했으리라.
혼자보다는 둘이 걸어가는 길이 외로움은 좀 더 덜 수 있었을테니..
가끔씩은 웃음을 띤 여인과 아이들의 웃는 사진, 그림들이 그들의 정화된 현실안주를 조금은 느끼게 한다.
때로는 현실 속에서도 깃털처럼 가벼운 시간들도 있었으리라..
전시회의 이름을 Beautiful Dragon展이라고 명명한 속내는 무엇일까..
동양에서조차 전설적인 동물인 용(龍),서양인인 그들에게 이중으로 쌓인 소외로부터 탈출하고자하는 또하나의 시도일까..여하튼 그들의 작품으로 동양의 무속적인 신앙의 분위기도 희미하게 감지된다..
아마도 오랜 방황의 시간들때문이리라..
피묻은 칼과 그를 들고 선 묘지위의 사람(어린 중국인)의 눈물이 그들의 분노가 아니길 빌면서, 그들의 환상이 현실 속에서 조화로운 모습으로 구현 될 수 있기를 감히 바란다..
그 바램은 그들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아직도 흔들리는 길 위에 선,나 자신의 불만들이 현실 속에서 나름대로 정화되기를 바라는 극히 개인적인 소망이며 독자적인 해석이기도 하다..
경계인은 언제나 혼돈,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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