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1일 목요일

[판례]민법 제1008조의3 위헌소원(합헌)(2008.02.28,2005헌바7)

 

민법 제1008조의3 위헌소원(합헌)(2008.02.28,2005헌바7)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宋斗煥 재판관)는 2008년 2월 28일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균분 상속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일반 상속법리와는 달리 상속재산 중 일정 범위의 제사용 재산에 대하여는 ‘제사를 주재하는 자’가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1008조의3 중 ‘분묘에 속한 1정보 이내의 금양임야와 600평 이내의 묘토인 농지…의 소유권은 제사를 주재하는 자가 이를 승계한다’는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들은 망 김○환(2001. 3. 8. 사망)의 3남인 망 김○섭(1998. 1. 17. 사망)의 배우자 및 자녀들이고, 청구외 김○성은 망 김○환의 차남으로서, 김○환이 사망함에 따라 그 소유이던 서울 강남구 자곡동 소재 임야 및 전 3필지(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함)를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하였다.


나. 그런데 위 김○성은 이 사건 부동산이 민법 제1008조의3 소정의 금양임야 내지 묘토이고, 자신이 망 김○환의 호주의 지위를 승계하면서 선조에 대한 제사를 주재하게 되었으므로 위 조항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을 단독으로 승계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청구인들을 상대로 지분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 이행청구 등의 소를 제기하여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다.


다. 이에 청구인들은 상속재산에서 일정 범위의 재산을 ‘제사를 주재하는 자’에게 단독으로 승계하도록 규정한 민법 제1008조의3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헌법률제청신청을 하였고, 위 신청이 기각되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민법 제1008조의3 중 ‘족보와 제구’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민법 제1008조의3 (분묘등의 승계) 분묘에 속한 1정보 이내의 금양임야(禁養林野)와 600평 이내의 묘토인 농지, 족보와 제구의 소유권은 제사를 주재하는 자가 이를 승계한다.


3. 결정이유의 요지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재산권 침해 여부


(1) 우리 재판소는 이미 상속권을 재산권의 일종으로 보고 상속제도나 상속권의 내용은 입법자가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사항으로서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입법형성의 자유에 속한다고 할 것이지만, 입법자가 상속제도와 상속권의 내용을 정함에 있어서 입법형성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하여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는 기본권제한의 입법한계를 일탈하는 경우에는 그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한 바 있으므로(헌재 1998. 8. 27. 96헌가22등, 판례집 10-2, 339 등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의 상속권 내지 재산권 침해 여부도 이러한 심사기준을 적용하여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2)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조상숭배의 전통과 이를 기반으로 한 제사문화가 발전되어 왔고, 우리나라의 상속법제는 근대에 이르기까지 재산상속과 더불어 제사상속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제사상속제도는 선조를 숭배하여 보은반은지성(報恩反恩之誠)을 극진히 하려는 유교의 예교사상에서 나온 것으로서 우리 고래의 순풍양속의 하나로 평가되었다.


제사용 재산은 이러한 우리의 전통적인 제사상속제도에 수반되는 것이고, 제사비용의 마련 등 선조에 대한 제사의 계속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일 뿐만 아니라 가통의 상징이 되는 정신적, 문화적 가치를 갖는 특별한 재산으로서 가문의 자랑이자 종족 단결의 매개물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하고 있는 제사용 재산의 승계제도는 이와 같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제사용 재산을 유지, 보존함으로써 조상숭배와 제사봉행이라는 우리의 전통을 보존하는 것을 일차적인 목적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사용 재산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그 당사자 적격과 제사용 재산에 관한 권리관계를 명확히 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이라는 공익도 도모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전문과 헌법 제9조에서 선언하고 있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법적 안정성’이라는 공익을 입법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서 그 정당성을 수긍할 수 있다.


(3)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는 제사주재자가 제사용 재산을 승계한다고 하고 있을 뿐 제사주재자를 정하는 방법에 대하여는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제사용 재산을 승계하는 제사주재자는 ‘호주’나 ‘종손’이 아니라 ‘실제로 제사를 주재하는 자’로서 원칙적으로 공동상속인들의 협의에 따라 정해지고, 공동상속인들의 협의에 의하여 종손 이외의 차남이나 여자 상속인을 제사주재자로 할 수도 있으며 다수의 상속인들이 공동으로 제사를 주재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8조).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정하고 있는 제사용 재산의 범위가 ‘장사 등에 관한 법률’ 등에서 정하고 있는 분묘 등의 면적에 비하여 상당히 넓은 것은 사실이나,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제사용 재산의 범위는 제사주재자가 승계할 수 있는 최대 범위를 정한 것에 불과하고, 실제로 인정되는 제사용 재산의 범위는 ‘제사봉행’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로 제한되고, 대법원도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제사용 재산의 범위를 실질적으로 제사봉행에 사용되는 부분으로 제한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4) 물론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호주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거나 유교적 제례를 강요함으로써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연혁적으로 제사용 재산의 승계를 호주상속인의 특권으로 규정하고 있던 구 민법 제996조를 삭제하면서 신설된 것으로서, 제사용 재산을 ‘호주상속인’이 아닌 ‘제사주재자’가 승계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호주제도의 위헌성을 제거하였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제사주재자에게 제사의무를 강요하거나 유교적 제례 방식으로 제사를 행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지도 않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5)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자가 상속권의 내용에 관한 입법형성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하였다거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여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한 기본권제한의 입법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평등권 침해 여부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정 범위의 제사용 재산이 ‘제사주재자’에게 승계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상속인들 중 특정인에게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하고 있지는 않다. 즉 이 사건 법률조항은 상속인들 중 누구라도 제사주재자가 되면 제사용 재산을 승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본질적으로 상속인들 사이에 어떠한 차별대우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2) 한편 상속인들 사이에 제사주재자의 선정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에 종손이 제사용 재산을 단독으로 승계하게 됨으로써 종손인 상속인과 종손이 아닌 여자 상속인 내지 제사주재자가 되지 못한 다른 상속인들을 차별하는 결과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차별대우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른 것이 아니라 상속인들 사이의 협의의 불성립이라는 우연적인 것에 의하여 초래된 것일 뿐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또한 이러한 차별은 우리나라의 조상숭배와 제사봉행이라는 ‘전통의 보존’과 제사용 재산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 있어서 당사자적격의 기준을 정하여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도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이 사건 결정의 의의


이 사건 결정은, 상속의 특례로서 일정 범위의 제사용 재산을 제사주재자가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조상숭배와 제사봉행이라는 우리의 전통의 보존과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는 것으로서 지금도 그 목적의 정당성이 있음을 확인하였고,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헌적인 과거의 호주제와는 절연되어 있는 점, 제사주재자는 원칙적으로 상속인들의 협의에 의하여 결정되는 점, 실제로 제사주재자에게 승계되는 제사용 재산의 범위가 제한되는 점, 제사의 방식도 유교적 제례의 방식을 강요하고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상속권의 내용에 관한 입법형성권을 남용하였거나 기본권제한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지 아니하였으며,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지도 않음을 최초로 밝혔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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