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3일 토요일

[판례]증명서발급요청거부처분 등 위헌확인(기각,각하)(2003.07.24,2002헌마508)

 

증명서발급요청거부처분 등 위헌확인(기각,각하)(2003.07.24,2002헌마508)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金京一 재판관)는 2003년 7월 24일 재판관 8 : 1의 의견으로 주민등록표 등본에 사진을 첩부한 증명서는 발급근거가 없어 발급할 수 없다고 알려준 행정청의 행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하고, 선거인의 신분확인을 위해 사진이 첩부된 관공서 또는 공공기관 발행의 신분증명서를 제시하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57조 제1항 및 신분증명서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공직선거관리규칙 제82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지문날인을 거부하여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지 않은 청구인은 2002. 6. 13. 실시될 지방선거에서 주민등록증이 없는 사람들도 투표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57조 제1항 및 공직선거관리규칙 제82조 제2항에 대한 해석을 요청하면서 주민등록표 등본에 사진을 첩부한 증명서가 있을 경우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신분증명서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질의를 하였고,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긍정적인 회답을 하였다.


그러자 청구인은 서울 광진구 화양동사무소에 6. 13. 지방선거에서 선거인 본인확인을 위한 증명서로 사용할 목적임을 밝히고 '주민등록표 등본에 사진을 첩부한 증명서의 발급'을 요청하였으나 화양동장이 주민등록표 등본에 사진을 첩부한 증명서는 법률상 발급근거가 없어 발급할 수 없다고 회시하였고, 청구인은 6. 13.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하지 못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화양동장이 위 증명서를 발급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법적 근거가 없어 발급할 수 없다고 함으로써 청구인의 선거권을 박탈하였고, 공공기관 또는 관공서에서 발행하는 사진이 첩부된 증명서가 있어야만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57조 제1항과 공직선거관리규칙 제82조 제2항은 청구인의 선거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2002. 8. 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① 화양동장이 주민등록표 등본에 사진을 첩부한 증명서는 발급근거가 없어 발급할 수 없다고 알려준 행위(이하 "발급거부 통보"라 한다)로 인하여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되었는지의 여부와 ②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1998. 4. 30. 법률 제5537호로 개정된 것, 이하 "공선법"이라 한다) 제157조 제1항 및 공직선거관리규칙(1998. 4. 30.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제154호로 개정된 것, 이하 "규칙"이라 한다) 제82조 제2항(이들을 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의 위헌여부이며, 이 사건 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선법 제157조 (투표용지수령 및 기표절차) ① 선거인은 자신이 투표소에 가서 투표참관인의 참관하에 주민등록증(주민등록증이 없는 경우에는 관공서 또는 공공기관이 발행한 증명서로서 사진이 첩부되어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여권·운전면허증·공무원증 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정하는 신분증명서를 말한다. 이하 "신분증명서"라 한다)을 제시하고 본인임을 확인받은 후 투표구선거관리위원회위원 앞에서 선거인명부에 서명 또는 무인하고, 투표용지 1매를 받아야 한다.


규칙 제82조 (투표의 계속진행) ② 법 제15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명서는 위 법조항에 규정된 것 외에 관공서 또는 공공기관이 발행한 경로우대증·장애인수첩·자격증·기타 사진이 첩부된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증명서를 말한다.


3. 결정이유의 요지


가. 발급거부통보의 위헌확인청구부분


화양동장이 주민등록표 등본에 사진을 첩부한 증명서를 발급해달라는 청구인의 요청에 대하여 그러한 증명서는 발급근거가 없으므로 발급해줄 수 없다고 답변한 것은 관련 법령을 해석하고 이를 근거로 청구인의 요청에 따른 증명서는 발급근거가 없다는, 현재의 법적 상황에 대한 행정청의 의견을 표명하면서, 청구인이 요청하는 증명서를 발급할 수 없음을 단순히 알려주는 정도의 내용에 불과한 것으로서 청구인의 법률관계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친 바 없으므로 이를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조항의 위헌확인청구부분


(1) 투표과정에 있어서 선거인 본인 확인은 위장투표, 대리투표 등의 투표부정행위를 방지하여 정확한 민의의 반영과 선거의 공정한 집행을 위한 필수적 절차라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분확인을 어떠한 방법으로 할 것인지, 즉 그 방법을 다양하게 인정할 것인지 아니면 일정한 방법으로 한정할 것인지의 문제는 입법자가 그 나라의 역사, 전통과 문화, 국민의 의식수준, 정치적 사회적 영향 등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하여 결정하는 것이어서 이에 의한 제한은 선거권 자체의 제한이 아니고 선거권 행사에 있어 필수적인 절차인 신분확인의 제도상 요구되는 내재적 제한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그 제한의 폭을 어느 범위로 정할 것인지는 입법정책에 속하는 문제이다.


(2) 주민등록증은 만 17세에 달한 국민은 신청만 하면 발급받을 수 있고, 주민등록증 외에도 여권, 운전면허증, 자격증, 학생증 등 신분증명서로 인정될 수 있는 것들이 다수 있어 선거인으로서는 그 중 어느 하나의 신분증명서라도 제시하면 투표를 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조항이 정하는 신분증명방법이 입법부에 주어진 합리적인 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 할 수는 없다.


(3) 우리나라가 아직은 서명문화가 일반적으로 정착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워 현단계에서 서명으로 신분을 확인하는 방법을 채택하지 않았다하여 이를 두고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인근거주민의 증언으로 신분확인을 하는 방법도 허위증언에 대한 형사처벌을 아주 무겁게 하는 등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그 진실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경우에 따라서는 신분을 확인해줄 증인이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그 실효성에 있어서도 의문이 생긴다. 신분증명서가 없을 경우 투표통지표만으로 본인확인을 하는 방법 역시 투표통지표의 부정교부라는 또 하나의 선거부정행태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주민등록증 분실 등 부득이한 사유로 투표일에 신분증명서가 없는 경우가 문제될 수 있으나, 신분증명서로 사용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분실한 경우는 극히 예외적이고 특수한 경우라 할 것이므로 입법자에게 그러한 예외적이고 특수한 경우까지 고려하지 않았다 하여 위헌적인 입법의 불비라고 탓할 수는 없다.


(4)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이 선거인의 신분확인을 위해 신분증명서를 제시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입법부에 주어진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 내의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조항이 청구인의 선거권 및 평등권을 침해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 반대의견(재판관 周善會)


선거권자라고 인정되어 선거인명부에 등재가 된 선거인임에도 불구하고, 선거인 신분확인방법으로 한정된 종류의 신분증명서만 인정함으로써 그러한 신분증명서가 없을 경우 투표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단지 절차적인 이유로 선거권 행사를 제한하는 것으로, 이는 국민주권의 상징적 표현으로서 국민의 가장 중요한 기본적 권리인 선거권을 사실상 박탈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사건 조항이 인정하는 신분증명방법은 그 인정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하여 청구인과 같이 신분증명서 없는 선거인의 선거권 행사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자의적인 입법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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